조선·한겨레 “KBS 기자가 녹음…대표실 주변 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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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6월 30일 10: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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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대표실 도청 의혹사건과 관련해 도청의 당사자가 KBS라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의 23일 비공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전후로 KBS 기자가 당대표실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민주당 당직자의 경찰진술도 나왔다.(조선일보)

협박이라 느껴질 만큼 과도한 취재공세, 일방적인 보도 등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위해 언론으로서 지켜야할 정도를 넘어서 이익집단의 면모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KBS가 과연 ‘도청’ 사건에까지 연루된 것이 사실로 드러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김준규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찰청 검사장급 간부들이 잇달아 사의를 표명하는 집단행동이 벌어져 국민을 외면한 검경의 밥그릇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에 반대하며 문방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이 29일 오전 국회 농성장에서 불법도청진상조사위원회 1차 회의를 가지고 있다. @CBS노컷뉴스 

다음은 30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수사권 조정 반발’ 대검 지도부 집단 사의>
-국민일보 <대검 검사장급 간부 전원 사의>
-동아일보 <김준규 검찰총장 4일 사의 표명할 듯>
-서울신문 <검 ‘6·29 사표 반란’ 대검 검사장급 5명 전원 사의>
-세계일보 <김준규 총장 ‘사퇴’ 배수진 수사권 갈등 ‘검란’ 부르나>
-조선일보 <SKY 출신 CEO 확 줄었다>
-중앙일보 <검사장들의 반란>
-한겨레 <검찰총장 ‘수사권 수정’ 반발 사퇴 검토>
-한국일보 <수사권 수정 반발 대검 수뇌부 집단 사의 김총장 4일 거취표명>

조선·한겨레 “KBS 기자가 녹음…회의전후 대표실 주변 오가”

조선일보는 민주당 당직자들이 최근 발생한 민주당 당 대표실 ‘도청사건’과 관련한 경찰 조사에서 “비공개 회의장 주변에서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민주당의 한 관계자의 말을 빌어 “KBS 기자가 비공개 회의 때 회의실인 당대표실 주변을 서성이다 회의가 끝나자 당대표실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여럿 있다”며 “이런 내용을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6월 30일자 1면.

민주당 관계자는 “관례대로 회의실을 초반에 공개했는데 그때 들어왔던 KBS 기자가 무선 마이크를 당 대표실에 두고 나가 밖에서 몰래 녹음한 뒤 회의가 끝난 후 마이크를 찾아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조선은 전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경찰수사 결과를 두고 본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론 KBS 기자가 비공개 회의를 몰래 녹취한 뒤 그 기록이 한나라당쪽으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KBS를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이고, KBS 사장 퇴진과 지휘 책임이 있는 인사들까지 책임질 것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겨레도 3면 머리기사에서 복수의 민주당 핵심 당직자들이 익명을 전제로 “KBS 기자가 도청을 했으며 이를 한나라당에 전달했다는 사실이 ‘제3자’를 통해 민주당에 전달됐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KBS의 도청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문제의 비공개 회의 전후 KBS 기자가 회의 장소인 국회 민주당 대표실 주변을 오간 것을 봤다고 민주당 당직자 여러명이 얘기한다”며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한국방송 기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려고 도청이라는 무리수를 쓰지 않았겠느냐는 게 민주당 안팎의 대체적인 추측”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KBS에서 받은 게 아니다. 나에게 녹취록을 준 사람은 민주당 내부에서 줬다고 했다”며 “나는 오히려 민주당이 철저히 진상을 밝히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동아일보도 4면 기사에서 민주당 핵심관계자의 말을 빌어“우리가 제보를 받아 경찰에 통보한 내용도 ‘KBS 문건이 한선교 의원에게 흘러갔다’는 내용이었다”며 “이미 제보도 받았고 심증도 있지만 일단 경찰 수사를 지켜보고, 책임 소재가 가려지면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따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아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전모가 밝혀지기까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도 민주당 핵심당직자를 인용해 ‘관계 언론사’에 대해 “여러 정황으로 볼 때 KBS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KBS 기자, 민주당 의원에 “다음 총선 때 봅시다”

KBS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KBS 기자들의 과도한 정치권 압박이 연일 파문을 빚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 2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반대로 수신료 인상안 처리가 어려워지자, KBS의 한 기자가 인상안 처리를 막은 민주당 의원에게 “다음 총선에서 봅시다”라고 발언했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이날 한국방송은 국회 출입 기자 5~6명과 방송용 카메라 6대를 문방위 회의장에 배치한 뒤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압박 취재’를 시도했다. 한겨레는 “문방위엔 국회를 출입하는 현장 기자뿐 아니라 간부들도 출동해 상황을 살폈다”고 설명했다.

“시정잡배도 하기 힘든 협박 서슴지 않아”

이를 두고 한겨레는 사설에서 “시정잡배도 하기 어려운 협박을 서슴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민주당의 회의 내용을 몰래 녹음해 한나라당에 건넨 인물도 한국방송 기자인 것으로 사실상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이런 구태는 국민 불신만 키울 뿐이며, 수신료 인상 가능성을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한국방송 구성원들은 깨달아야 한다”며 “현실은 외면한 채 수신료 인상을 위해 정치권 겁박이나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개탄했다.

시민사회 노동단체와 정당 등이 참여한 진보진영 상설 연대 조직체인 ‘세상을 바꾸는 민중의 힘(준)’의 주최로한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행진을 시작한 뒤 태평로 왕복 8개 차선을 오후 3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이명박 정권 아래 절차적 민주주의 마저 무너지고, 대다수 국민의 삶이 더 나빠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요구안들을 관철하고자 전면적 투쟁에 나서, 민생파탄의 총책임자인 이명박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총장 수사권 수정에 반발해 사퇴?

김준규 검찰총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수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오는 4일 사퇴할 것으로 29일 알려졌다고 여러 신문들이 1면에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대검 부장(검사장) 전원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 수정에 항의해 이날 집단으로 사의를 표명하는 등 검찰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검·경이 하루가 멀다하고 갈등을 빚으면서 정작 국민의 관심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다툼’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한겨레는 지적했다.

김 총장은 이날 밤 10시 국제검사협회 행사가 끝난 직후 행사장 주변인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박용석 대검 차장검사 등 참모진과 긴급 심야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 합의안 번복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세계검찰총장회의가 폐막한 이후인 7월 4일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장검사 등 간부들은 김 총장에게 “검찰총장이 직을 걸고 수정안을 거부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한겨레는 6면 해설기사에서 “검경이 수사 권한을 두고 위력을 과시하며 장군멍군하는 사이 ‘수사와 치안’이란 본연의 임무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라고 비판했다.

검찰 왜 이러나

검찰 일부에선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지만, 국민들 보기에 모양이 좋지 않은 만큼 집단행동은 자제하자”는 기류도 있었지만 하루가 지난 29일 오전 수사권 조정 업무를 직접 담당한 홍만표 기획조정부장이 검찰 내부통신망에 “정치권과는 냉정하게, 경찰과는 따뜻하게 관계를 유지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사직인사’를 올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고 조선일보가 분석했다.

검찰이 수사지휘 문제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법무부령’을 ‘대통령령’으로 바꾸는 데 반발하는 이유에 대해 조선은 “경찰을 검찰 지휘를 받는 수사기관이 아니라 검찰과 대등한 수사주체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당초 합의안이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보장해 수사의 주재자(主宰者)가 검찰임을 분명히 한 만큼 지휘권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만들 때도 검찰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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