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독자, '녹색사회당론' 합의하자논쟁 지형 변경, 통합 정국 장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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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6월 28일 03: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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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비상구, 8월 임시 당대회

진보신당의 6.26 임시 당대회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사태의 봉합’이다. 당이 붕괴되는 파국을 막기 위해 통합파와 독자파 일부가 합의한 ‘진보신당 조직진로와 관련한 특별결의안’이 통과됨로써, 통합과 관련된 최종 결정을 8월 임시 당대회로 미루었지만, 사태의 반전은 불투명하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부정적이다. 8월까지 남은 두 달은 진보신당의 당내 갈등이 해소되는 돌파구이기보다는 통합 논의와 관련된 상호 갈등과 상처가 더욱 깊어지는 고통의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가 놓여있는 논쟁의 성격 때문이다. 진보신당 내에서 통합파와 독자파의 차이는 결국 “민주노동당의 자주파와 당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대답의 차이다. 그래서 이번 특별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이 결의안에 찬성 발언한 한 대의원은 “통합파는 자주파의 패권 방지책을, 독자파는 독자 생존 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서로를 다시 설득하자.”고 주장했다.

즉, 통합파의 주장처럼 우리가 자주파와 함께할 수 있다면 통합파는 자주파의 패권과 종북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를 답해야하고, 독자파는 자주파와 함께할 수 없다면 통합이 강요되고 있는 지금의 정세조건에서 어떻게 좌파의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생존할지를 답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은 두 달 간의 이러한 논쟁으로는 여전히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 왜냐하면, 통합파와 독자파 모두에게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합파와 독자파가 답할 수 없는 질문들

자주파의 종북과 패권에 대한 제어를 민주노동당과의 ‘협상과 합의’로부터 도출하려 하는 한, 통합파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종북은 상대의 정치적 입장이며, 패권은 정파연합의 정당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시킬 수 없는 소수정파가 다수정파에게 갖게 되는 불가피한 감정이다.

즉,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 과정이 ‘패권’으로 귀결되는 것은 당내 다수파와 소수파의 충돌이 놓여진 ‘게임의 룰’ 때문이 아니다. 정치적 성격의 본질적 차이를 지닌 두 세력이 함께 당의 단일한 입장을 정해야 할 때, 그 결정은 불가피하게 다수파의 입장이 관철되는 과정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패권의 핵심이다.

따라서 패권의 본질은 당의 정파적 질서를 규제하는 규칙의 유무에서가 아니라 더 이상 해소 불가능한 적대적 차이 위에 놓여 있는 정파적 질서 자체, 낡은 자주파와 평등파의 정파 지형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의 논의 구도에서 통합은 이러한 낡은 NL/PD의 정파 질서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낡은 질서로 복귀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통합파에게 패권에 대한 근본적인 방지책이란 존재할 수 없다.

독자파 역시 ‘진보신당의 독자적 생존방안’에 대한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진보신당의 위기는 대중에게 ‘민주노동당과 다른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스스로를 인식시키고 선택받는 것에 실패했다는데 문제의 본질이 있다.

분당의 명분 중 하나인 ‘패권주의’는 대중에게 당내에서 이견을 조율하는데 실패한 두 세력의 정치적 무능으로 비춰질 뿐, 두 당의 본질적 차이로 인식될 수 없었고, ‘종북주의’도 역시 북한과 통일의 문제가 대중에게 핵심적인 정치 현안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종북주의 비판’이 민주노동당과 차별화된 정당으로 진보신당을 인식시킬 수 없었던 한계를 지닌다.

이 둘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책과 정치현안에서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과 스스로를 차별화하지 못했고 ‘반MB 야권단일화’라는 선거 공간은 차별화의 시도 자체를 봉쇄했다. 독자파가 여전히 이러한 상황을 극복할 방안을 내올 수 없는 이유는 독자파의 정치적 성격 자체에 기인한다.

즉, 독자파는 대중정치로 확장될 수 없는 “자주파의 종북주의와 패권주의에 대한 반대”를 자신의 정치적 근거로 삼는다는 점에서, 독자파가 발딛고 있는 정치적 위치를 근본적으로 혁신하지 않는 한, ‘독자생존’이라는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에 답할 수 없다.

결국 현재 진보신당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근본적인 원인은 독자/통합 논쟁이 발딛고 서 있는 논쟁지형 그 자체이다. 진보신당은 구 민주노동당이 봉착했던 낡은 정치지형의 한계를 분당을 통해 혁파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당대 당의 관계로 확장함으로써 대중에게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실패한 것이며, 지금도 통합과 관련된 당내의 정치 분화를 낡은 NL/PD의 정파적 질서 위에서 반복함으로써 자기 파괴적 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논쟁 지형을 근본적으로 혁신하지 못한다면, 남은 2개월은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만을 남긴 채, 남한 좌파의 진보정치 운동은 한편은 민주노동당에 흡수돼 진보정치 우경화에 휩쓸려 사멸할 것이고, 다른 한편은 대중적인 제도정치 영역에서 배제된 주변부 세력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문제는 통합 여부가 아니라 통합의 성격이다

결국 유일한 해법은 지금 진보신당이 놓여 있는 논쟁의 성격을 바꾸어내는 것이다. 모순 관계를 통해 발전하는 정치 관계에서 정치 지형을 규정하는 것은 “무엇에 합의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에 대립하는가?”이다.

통합의 대상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대강의 성격을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으로 합의하고, ‘종북과 패권’에 대한 이견을 중심에 두고 지금껏 논의를 진행해왔다. 5.31 합의문의 문제는 ‘종북과 패권’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해법을 지녔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과 관련된 핵심 의제가 그것을 벗어나지 못했다는데 있다.

합의된 ‘반신자유주의 정치 지향’은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적 지향과 이행의 전략을 전혀 포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안이 아닌 저항을 중심에 둔 ‘운동권 정당=도로 민주노동당’으로의 회귀를 내재할 뿐이다.

또한, ‘종북과 패권’을 핵심 의제로하는 양당의 통합 논의는 비대중적인 운동권의 낡은 관념적 대립의 반복일 뿐이며 낡은 정파적 관계로의 복귀일 뿐이다. 따라서 대립의 지점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통합도 독자도 낡은 정치의 연속일 뿐, 단절과 혁신의 내용일 수 없다.

진보신당이 ‘종북과 패권’을 중심으로 대외적으로는 민주노동당과 협의하고, 내부적으로 통합/독자의 논쟁을 유지하는 한, 이 자기파괴적 논쟁은 당의 붕괴를 향해, 출구없이 이어질 뿐이다.

이 파국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진보신당의 통합파와 독자파가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정치적 성격과 지향을 합의하고, 이를 기준으로 민주노동당을 포함한 진보정치 통합 논의 틀을 새롭게 제시하는 것이다.

각자가 통합의 가부를 이미 전제한 상태에서 이어지는 ‘종북과 패권’에 관한 논의가 아니라, 진보신당이 창당을 통해 하려 했던 ‘새로운 진보정당’의 성격과 지향을 우선 당내에서 합의하고, 이 기준을 ‘통합진보정당의 조건’으로 제시함으로써 논쟁 지형 자체를 바꾸어 내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지금까지 연석회의의 합의 내용을 무시하고 통합 논의 자체를 새로 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지금까지 합의된 종북과 패권에 대한 합의를 현재의 선에서 마무리 짓고, 민주노동당과 다시 협의하게될 부속합의서(2)에 포함될 ‘당명, 강령, 당헌’, 그리고 정치전략에 대한 통합/독자 간의 합의를 이룸으로써, 지금의 통합의 가부에 대한 입장 차이와 대립을 통합정당의 성격에 대한 차이와 논쟁으로 바꾸어 가자는 얘기다.

이러한 합의와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는 한 방법으로 나는 진보신당의 통합파가 독자파 내에서 독자적인 새로운 진보정당의 내용으로 논의하고 있는 ‘녹색사회당론’을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에 대한 진보신당의 당론으로 합의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를 기준으로 삼아서 부속합의서(2) 및 당명, 강령, 당헌에 관한 민주노동당과의 2차 협의를 진행하고 이를 관철시킴으로써, 새로운 진보정당에 관한 진보신당의 합의된 당론을 ‘통합의 형식’을 통해 관철하자는 것이다.

통합파와 독자파, 녹색사회당론에 합의하자

이러한 통합파와 독자파의 합의는 기본적으로 당적 논쟁을 통합/독자에서 정치적 좌/우로 논쟁지형을 재분할 하는 것이며, 낡은 진보정치/새로운 진보정치의 차이를 선명히 하게 될 것이다.

현재 독자파는 녹색사회당을 통해 새로운 좌파적 진보정당의 성격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이들, 새로운 진보정당을 낡은 정파 질서의 연장 속에서 ‘자주파 없는 진보정당’으로 이해하는 이들, 우파적 복지단일정당을 주장하는 이들이 혼재해 있다.

통합파 역시 자주파와의 통합을 통해 자주파의 독자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우경화를 저지하려는 이들, 국민참여당까지 포괄하는 우경화된 진보통합을 주장하는 이들, 통합진보정당을 통해 대선에서 민주당과의 연립정부를 고려하는 이들 등 정치적 좌우가 혼재되어 있다.

이러한 혼재 속에서 녹색사회당론을 중심으로 진보신당의 좌파적 집결을 확보하고 이로부터 통합 정국이라는 정세를 공세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8월 임시 당대회까지 진보신당은 ‘새로운 진보정당’에 대한 좌파적 기준을 마련하고 이 논쟁 속에서 당내 정치세력의 좌/우의 차이를 선명히 해야 한다. 현재까지 진보신당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의 좌파적 지향으로 제시된 안은 ‘녹색사회당론’이 유일하다.

녹색사회당론에서 주장하는 초록정치, 노동시간 단축, 기본소득을 ‘새로운 (통합) 진보정당’이 갖추어야할 당론으로 합의하는 과정을 통해 진보신당 내에서 복지단일정당을 주장하는 우파들을 고립시키고, 좌파적 진보정당의 당적 지향과 성격을 명확히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논쟁 지형의 확립은 사실 3.27 당대회를 통해 이미 이루어졌어야만 했다. 그러나 당내 정치세력들은 새로운 진보정당에 대한 각자의 입장과 상을 구체화하지 못한 채, 단지 통합의 대상과 범위로부터 통합정당의 정치적 성격을 관념화했을 뿐이다.

소위 복지파의 우통합, 통합파의 중도 통합, 독자파의 좌통합은 통합정당의 정치적 성격을 구체화하지 못한 채, 통합 대상에 대한 입장 차이만 드러냈으며, 3.27 당대회는 지금까지 통합 논의의 중심을 차지한 중도 통합에 제동을 거는 “북한 3대 세습 반대와 북핵 반대”만을 결의하는데 그침으로써 새로운 진보정당의 정치적 비전과 내용을 드러내고 합의하지는 못한 것이다. 늦었지만 이러한 논쟁과 합의를 통해 통합논의 지형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논쟁은 비단 진보신당 내부의 논의에 그칠 수 없다. 이러한 진보신당의 좌파적 합의와 집결은 통합과 관련된 민주노동당, 사회당 등의 입장과 위치 변화를 강제함으로써 전체 진보정치의 내부전선이 통합 논의라는 정세적 조건에 의해 재구성되도록 강제하는 것이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19일 정책당대회를 통해 강령에서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의 계승 발전”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통합진보정당의 성격을 우경화할 사전 준비를 마쳤다. 진보신당은 향후 녹색사회당 논의를 통해 민주노동당에서 삭제한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을 포함하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강령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강령이 선언적 수준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대한 사회주의적 체제이행 전략으로 제시될 수 있도록 초록정치와 기본소득을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정치전략으로 하는 진보신당의 당론을 확립해야 한다.

이러한 진보신당의 당적 합의는 당 내부의 좌우를 재구획하는 것일 뿐 아니라, 통합과 관련해 민주노동당의 좌우의 분할을 강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진보통합의 정세가 민주노동당 우파의 고립과 포위가 될 수 있도록 민주노동당 내 좌파의 결집과 이들이 민주노동당 내에서 통합정세의 공세적 우위를 점하도록 하는 엄호사격이 될 수 있다.

더불어 ‘기본소득제’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는 사회당과 새로운 통합정당의 성격에 대한 공통분모를 확보함으로써 보다 공격적이고 확장된 좌파적 통합정당 논의의 중심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에 대한 좌파적 합의가 필요하다

진보신당 내에서 좌파적 입장은 통합정국 속에서 끊임없이 수세적 위치를 점해 왔다. 녹색사회당의 전망은 통합의 대상을 사회당 및 일부 좌파그룹으로 이미 제한적으로 예단한 채, 통합정국 자체를 수세적으로 거부하는 ‘독자파’의 입장을 취해왔다.

이러한 수세적 대응은 ‘자주파 절대 불가’라는 가장 낙후한 정파적 인식과 스스로를 혼재하는 결과를 야기했고, 심지어 우통합파인 복지파와 ‘독자파’의 입장을 함께하는 전선의 혼돈을 야기했다. 통합의 입장을 택한 좌파적 동지들 역시도, 민주노동당의 우경화를 저지함으로써 진보정치를 사수해야한다는 ‘통합의 당위’만을 쫓을 뿐, 통합 정국 자체를 지랫대로 각 세력의 분화와 좌파의 재집결을 도모하는 역동적 정치전략을 고려하지 않았다.

지금 진보대통합을 방해하는 걸림돌처럼 보이는 종북주의와 패권주의는 양당의 ‘합의’로 제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보정치진영의 좌파가 정세의 흐름을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통합논의의 기준과 중심을 ‘좌파적 진보정치’의 내용과 전망으로 장악함으로써 각 정치세력 내의 우파를 고립시키고, 특히 민주노동당의 우파가 통합 정세 자체에서 수동적으로 위치잡게 함으로써 정세 자체가 그들에 대한 압박일 수 있도록 전선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지금 정 반대의 상황에 놓여있다.)

즉, 민주노동당 자주파의 종북과 패권은 ‘합의’가 아니라, 통합논의의 정세에서 좌파적 공세를 통해 그들을 소수파로 고립시키는 좌파의 다수파 전략으로부터 쟁취되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진보신당의 ‘최후의 2개월’이 통합 정국을 장악하는 좌파의 재구성과 반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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