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숙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2011년 06월 28일 11: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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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중공업 고공 크레인에서 174일 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크레인 위에서 김 지도위원을 끌어 내리려 온다고 해도)나는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27일 85호 크레인 위에서 김진숙 조합원이 공장 밖에서 집회중인 노동자, 시민들에게 두팔로 하트모양을 그려 보이고 있다.(사진=금속 / 신동준)

    나는 완전히 고립돼있다

    김 지도위원은 “나는 식사도 차단돼 어제 저녁부터 밥도 못 먹고 있다”며 “용역들이 크레인을 점거, 점령한 상태로 완전히 고립되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어제 법원에서 가처분 결정을 들고 와서 집행을 한 것인데, 경찰병력이 둘러싼 상황에서 조합원들을 강제로 들어냈다.”며 “이는 법원에서 법을 어기는 집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합원들은 끌려 나가고, 크레인 중간지점에 조합원 25명 정도 올라와 있다가 사측에서 12명만 남으면 용역을 철수하겠다고 약속해 12명 남기고 내려갔는데도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어제 조합원들이)많이 다쳤을 것”이라며 “그런데 나는 휴대폰도 끊긴 상황에 완전히 고립되어 상황 파악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은 전날 노조의 협상 타결 선언에 대해 “그제 오후 3시 반부터 집행부와 조합원들 간의 간담회가 있었고 그 자리에서 지회장이 일방적으로 업무복귀 선언을 하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거기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이 다 강력 반대하고, 지회장이 기자회견을 강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사무실을 사실 점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을 막기 위함이었는데 결국 이메일로 언론사에 (업무복귀 선언)발송을 하고, 조합원들이 바닥에 질질 끌려 나가는 과정에 사장하고 지회장이 만세를 부르면서 악수를 하는 장면은 174일 중 가장 참담한 광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지도위원은 “(지회장이)직권조인한 건데 산별노조는 금속노조 위원장이 체결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리해고당한 조합원들이 평생을 일했던 공장에서 쫓겨나는 것도 억울해 반 년 넘게 싸우고 있는데, 집에도 못 들어가고, 거기에 노동조합, 집행부마저 조합원들을 버리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어떤 조합원의 표현대로 죽고 싶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로부터도 배척돼 더 어려워질 것

    김 지도위원은 “내일 청문회를 앞두고 이틀 전에 이렇게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으로 공권력이 위협을 하고, 조합원들을 끌어내는 상황에서 국회까지도 지금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요구하는 게 정리해고 철회, 한 가지밖에 없는데 지금까지 아무 것도 진전이 없는데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노동조합으로부터도 배척당하고 어려워질 것”이라며 “조합원들이 이런 상황에서도 좀 꿋꿋하게 올바른 판단들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중공업은 궁극적으로 필리핀 수빅으로 조선소를 빼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정리해고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한진중공업지회 한 조합원이 85호 크레인 밑에서 법원집행 용역들에게 들려 나가고 있다.(사진=금속 / 신동준)

    김 지도위원은 “174일을 오만 것을 다 견디고, 악조건들을 견디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렇게 강제적으로 끌어내린다면 내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라며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것인데 나는 이 문제가 끝나기 전까지는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27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용산참사’를 언급한 것과 관련 “내가 좁은 공간에 올라와있는데 그걸 강제집행을 한다면 (용산 참사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수 밖에)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 트위터가 마지막이었으며 이후에 배터리가 끊겨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03년도에 똑같은 정리해고 문제를 가지고, 2명의 20년 지기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죄책감 때문에 8년 동안 한 번도 보일러를 못 켜고 냉방에서 살았다”며 “두 사람의 목숨을 지켜서 받아낸 단체협약서를 사측이 다 무너뜨리고 약속을 어기고 나오는데 더 이상 조합원들이 잘리고 길바닥에 내몰린다면 나는 살아도 산목숨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28일 오후 2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한진중공업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말한 ‘직권조인’과 ‘효력 무효’ 문제에 대해서도 이 자리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임금과 고용 문제는 단협으로 체결돼야 한다는 게 규약 사항이라며, 이번 한진중공업 지회는 규약 위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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