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당대회, 비전 제시 자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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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6월 27일 10: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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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진보신당 임시 당대회가 끝났다. 그리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논의는 두 달 더 유예기간을 받았다. 우리는 이번 당대회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진보신당 당 대회에서 배운 것들

    첫째, 진보신당 대의원들은 진보의 재구성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깊은 사명감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당대회가 보여줬다.
    둘째, 진보신당의 대의원들은 연석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제 단체들의 진보의 재구성에 대한 낙관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2004년의 승리를 이루자는 구호는 이미 달라져버린 환경에서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전농, 빈민단체들, 진보교연 등 연석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제 단체들은 당장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은 그들에게 진통제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치료약은 아니라는 게 다수 대의원들이 판단이었다.

    셋째, 마찬가지로 그들이 주장하는 진보 집권 플랜도 대통령과 의회 과반수를 얻기 위한 매뉴얼은 되어도 진보개혁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강령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넷째, 진보신당의 진지한 당원들은 두 달간 이런 강령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비판자에 머물고, 세상을 바꾸는 실천가는 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현재 민중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없앨 방도는 무엇일까? 몇가지 대안은 이미 제출되어 있다. 비정규직의 일자리 불안, 저임금을 없애기는 민주노동당도 얘기하고 있다. 건강보험 하나로도 마찬가지다. 등록금 반값도 올라와 있다.

    더 나가면 최병천 동지는 대한민국을 복지국가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이장규 동지는 노동시간 단축을 핵심으로 놓고 있다. 한재각 동지는 에너지 대량소비사회에서 180도 전환해서 대체 에너지로 정의로운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김현우 동지는 녹색사회당을 제시했다.

    모두 훌륭한 주장들이지만 한가지 걱정이 있다. 과연 그런 개혁이 가능할까? 우리에게 그런 개혁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가? 그리고 그걸 이룬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잘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능력이 있는가?

    몇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들이 있다.
    첫째, 대한민국은 수출입으로 먹고 사는 나라이다. 똑같은 수출국인 일본의 무역 비중이 40%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은 80%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더 심해지고 있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삼성, 현대는 한국기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국적 기업이 되었다.

    둘째, 세계경제는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 그리스 국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유럽 나라들과 IMF는 빚을 대신 갚아주고, 그리스 공기업 팔아서 그 돈을 받으려고 하는데, 한국은 IMF 겪어봐서 알듯이 떨이로 나온 물량은 잘 팔리지도 않고 제 값을 받지 못한다.

    그리스가 경제는 마이너스 5% 성장을 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 부도나면 불과 4년만에 제2의 세계금융위기가 온다. 스페인도 실업률이 20%도 넘는다. 청년 실업률은 45%다. 경제위기 전 스페인은 곳곳에서 집짓기 열풍이 불었었다. 유럽의 중산층들이 제2의 집을 거기다 짓다가 경제위기 맞아서 다 해약하고 나라 경제는 중병을 앓고 있다.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누구는 혁명 외에는 길이 없다고 한다.

    유럽 주변국의 위기는 중심부로 이전될 것이고, 벨기에조차 국가부도설이 나돌았다. 빌려준 돈이 많아서다. 유럽의 위기는 미국으로, 아시아로 전염될 것이다. 한국처럼 대외변수에 취약한 나라는 오래 버틸 수 없다.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데 노동자들 간의 연대의식도 약하고, 그런 갑작스럽게 수출길이 막힐 때 수습할 정치세력도 사회세력도 없다.

    셋째, 한국은 고도 압축성장을 한 나라기 때문에 발전한 공업, 첨단 산업 분야가 존재하는 반면 큰 대야 하나 들고 하루 종일 채소를 파는 길거리 행상도 엄청 많다. 높은 사회연대 의식과 제도가 없어 사회통합력이 약하다.

    넷째, 한국은 금융시장을 개방해 놓고 있어서, 조금의 이상 징후만 있어도 해외자본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환율 위기를 겪는다. 미국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당장 무역은 불가능해지고 경제는 식물 상태에 빠진다.

    다섯째, 한국은 급진적인 개혁정부가 정권을 잡는다고 해도, 자본주의 중심국가들이 훼방을 놓으면 생존 자체가 위험한 나라이다. 이집트 혁명 이후 물가가 배로 올랐다고 한다. 우리는 이런 사태를 견딜 수 있는가?

    이상과 현실, 투쟁과 타협 사이에서

    이런 요인들 때문에 대한민국의 진보는 이상과 현실, 투쟁과 타협을 잘 배합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자본세력을 이길 수 없다. 자본 세력은 미국을 든든한 빽으로 삼고 있다. 나중에 뒤통수 맞을 수 있을지 몰라도 언론과 투자자들은 일단 안심하고 있다. 한국은 사실 미국에게 등을 기대고 신나게 춤추는 그런 지경이다. 한미 FTA를 하면 미국과의 관계는 더 긴밀해진다. 빠져 나갈 구멍은 없다.

    그러면 나에게는 대안이 있나? 막연하다. 내 생각에 한국은 네덜란드를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450여 년을 독립국가로 유지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 배울 점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물론 이상적이지는 않다. 철저한 상인 정신으로 무장해서 살아남은 나라이다. 그러나 우리 역시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지리적, 국제 정치적, 경제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노무현에게 대중들이 끌렸던 이유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조정자로서 대한민국의 상을 제시했기 때문 아닐까? 국민 하나 하나가 자기의 먹고 살 방도와 안전하게 살 방도를 걱정하는데 거기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세력이 믿을만한 정치세력 아닐까?

    그런 방도를 찾지 않는 한 우리는 통합으로 가든 독자 노선으로 가든 불안할 것이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방도를 제시하는 유능한 진보가 바로 시대의 요청이자 우리의 꿈이 아닐까?

    맺는 말

    지금부터 두 달간 이런 고민은 진보신당 사람들과 그리고 진보를 꿈꾸는 사람들의 고민 중심에 놓여야 한다. 좋은 말로 포장한다고 해서 진보신당 당원들이 진보대통합에 선뜻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확실한 전망이 주어져야 한다. 그래야 그동안의 불신과 갈등을 덮어두고 같은 배에 탈 수 있다. 탄 다음에 알고 보니 상대는 아직도 과거의 구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물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당원들은 걱정하는 것이다.

    8월 진보신당 당대회는 합의안 승인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진보의 개혁 비전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 나오는 그런 정책 당대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민주노동당 시절 좌파가 얘기했던 정책 당대회를 민주노동당은 하고 있고, 진보신당은 못하고 있다. 이건 아이러니다. 잘못된 것을 180도 뒤집어 놓자. 맨날 주판알만 튕긴다고 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 않나? 나는 비전 없이 당원들에게 또다른 10년을 고생하자고 말할 자신이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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