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파업도 업무방해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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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6월 27일 09: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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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의 분신까지 치달았던 구미 KEC 파업에 대해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이 지난 22일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1심 판결을 내렸다. 노조가 24일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지난 3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거로 이 같이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지난 3월 17일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뤄지고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해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 의사를 제압, 혼란케 하는 경우에만 업무방해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이번에 이 같은 대법 판례를 언급, KEC지회 파업이 이 같은 요건에 해당한다는 증거가 없다며 업무방해가 아니라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KEC 노사의 교섭과정, 조정신청과 쟁의행위찬반투표 등 KEC지회의 쟁의돌입 과정을 열거하며 지회의 파업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무방해 적용 엄격하게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증인신문 과정에서 사측 증인은 지회의 파업이 예측 불가능했다고 수차례 강조해 진술했지만, 재판부는 회사의 주관적 주장 대신 ‘전후사정과 파업의 경위’를 중심으로 판단했다”며 이번 판결의 의의를 분석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대법판결의 업무방해죄 성립 요건 중 ‘사용자 예측 불가능’과 ‘사업운영에 막대한 손해’가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고 본 것도 의미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철도노조 파업 관련한 지난 3월 대법판결을 원용해 업무방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첫 하급심 판결이다. 김 변호사는 “그간 지난 3월 철도노조 파업과 업무방해죄에 대한 대법판결이 하급심 판결에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을지 관심사였다”며 “향후 같은 취지의 하급심 판결이 더욱 많이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목적의 정당성 여부와 무관하게 단순파업을 형사 처벌할 수 없다는 내용인 만큼, 평화적인 파업에 공안기관이 개입해 영장을 청구하는 등 구시대적 관행도 근절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업무방해죄를 제외한 주거침입, 재물손괴, 상해 등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죄를 인정,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과 현정호 KEC지회장에게 실형 2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임강순 구미지부 교선부장과 심부종 KEC지회 사무장은 실형 2년에 집행유예 4년형이 내려졌다.

홍종원 KEC지회 수석부지회장, 정의엽 KEC지회 조직부장, 최일배 민주노총 구미지부 조직부장은 모두 실형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다만 김 지부장의 경우 작년 공장점거 당시 분신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징역 2년 선고에도 불구하고 불구속 결정을 내렸다.

* 이 기사는 금속노조 인터넷기관지 ‘금속노동자'(www.ilabor.org)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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