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통합 합의안, 진통 속 표결로
        2011년 06월 26일 08: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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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 임시 당 대회가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독자파와 통합파가 합의해서 제출한 ‘특별결의안’ 형태의 수정동의안에 대해 일부 강경파들이 특별결의안 내용과 함께, 의장 직권상정이라는 형식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서면서 회의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26일 열린 진보신당 임시 당대회는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 최종 합의문 승인의 건’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결의안’을 안건이 원안으로 상정됐으나, 독자파와 통합파 일부 진영이 공동 발의한 ‘진보신당 조직진로와 관련한 특별결의안(이하 특별결의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강상구 구로당협 위원장, 윤난실 부대표, 김형탁 사무총장, 심재옥 새진추 위원 등이 제안하고, 이장규 대의원 등 대의원 194명의 서명한  특별결의안은 당 대회의장단이 직권 상정 형식으로 발의했으며, 특별결의안의 핵심 내용은 진보신당 당 진로와 관련된 결정을 8월 임시 대의원대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하자는 것이다. 

       
      ▲진보신당 당대회(사진=정상근 기자) 

    독자파와 통합파의 합의 내용 성격을 가진 특별결의문은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은 3.27 정기당대회에서 결정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종합실천계획’의 내용과 정신으로 볼 때 미흡”하나 “연석회의에 참여한 제 정당 단체 대표자의 합의문이란 점을 인정”하고, “이후 2차 협상 결과와 5.31 합의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8월 말 전후 임시당대회를 통해 최종합의문에 대한 승인 여부와 당 조직 진로를 최종 결정”키로 한다고 돼있다. 

    이와 함께 연석회의 참여단체와 각 정당들의 수임기구들 사이에서 진행될 예정인 2차 협상은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대표의 합의문 이견에 대한 확인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대한 입장 △패권주의 극복과 새로운 진보정당의 민주적 통합적 조직운영 방안, 특히 지역조직의 통합적 운영 방안에 대한 방법 등을 포함하는 부속합의서2 △당명, 강령, 당헌 등이 다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또한 수임기구는 “당 대표단, 사무총장, 정책위 의장, 상임고문, 시도당 위원장, 새진추 위원으로 구성”하며 “당내 의견을 고려하여 협상 등 조직 통합에 필요한 제반의 사업을 추진할 단위”를 별도로 두기로 했다. 이에 대한 의결정족수에 대해서는 “조직 진로에 대한 최종 승인은 당헌에 의거, 특별의결을 통해 결정”키로 함으로써 8월 최종 결정은 대의원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실상 독자파와 통합파가 합의한 중재안 성격을 지닌 이번 특별결의안을 수정동의안으로 올린 것에 대해 일부 대의원들은 의장단이 사실상 통합파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당 대회 의장단이 일부 진영(통합파)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주장하며 당 대회 의장단 사퇴까지 주장했다. 이들은 의장단 불신임안까지 발의되었으나, 재석 375명 중 26명만이 찬성해 부결되었다.

    이와 함께 특별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안건으로 원안으로 제출된 연석회의 최종합의안 승인과 수임기구 구성의 건이 안건반려되는 형태라, 특별결의안을 원안 뒤에 논의할지, 원안에 앞서 논의할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표결에 부쳐 재석 383명 중 233명의 동의로 특별결의안을 안건 1호로 다루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특별결의안에 대한 이견이 크고, 특별결의안이 2/3 이상의 동의를 요하는 연석회의 최종합의안 승인의 건 등을 반려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어 특별결의안을 과반으로 통과시킬지, 2/3로 통과시킬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특별결의안에 대한 수정동의안도 제출될 것으로 예상돼 당 대회는 혼돈 속 논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서 축사에 나선 안효상 사회당 대표는 “진보신당이란 말 만큼 진보를 잘 표현하는 이름은 없다”며 “진보신당은 진보의 혁신 원하는 사람 모두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보의 가치는 그 자체로 승리하지 않고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에 의해서만 실현된다”며 “진보신당은 진보의 혁신을 원하는 사람들의 준거점의 교차로로, 그러한 준거점에서 함께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통합은 민중의 절박한 요구로, 어떤 것도 그 앞에 세워서는 안된다”며 “통합의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은 당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연석회의 합의문을 승인했고 이것이 우리의 진심”이라며 “과거의 갈등과 상처가 남았더라도 함께 끌어안고 극복하자”고 말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진보신당의 앞날에 대해 대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하건, 국민참여당 당원 모두는 그 선택을 축하하고 존중할 것”이라며 “이후 가져올 정치지형 변화를 받아들이고 지혜롭게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치를 실현해 정의롭고 자유로운 세상 만들어 가는데 국민참여당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 대표가 축사에 나서자 일부 진보신당 당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번만큼은 기필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80만 조합원이 함께 나서자고 결의하고 있다”며 “새로운 진보정당의 주인은 기존 당원보다 훨씬 더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할 것으로, 구체적으로 10만 당원을 결의했고 그에 합당한 물적 토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균 진보교연 상임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냐에 따라 한국진보운동은 앞으로 엄청난 변화를 가질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국진보정치운동을 규정하고 있는 NL대 비NL대립구도를 해소하는 것으로, 이 구도를 깨지 않는 이상 더 진보정당 진전은 없다”고 말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대의원들의 결정에 따라 진보신당 역사의 큰 물줄기, 변화의 방향을 만들어 낼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며 “나는 통합진보정당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생각하지 않고 북에 대해 자주적이고 국민들이 보기에 합리적이지 못한 것은 준엄히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정치의 우경화를 막아내고 조직노동운동을 바로 세우는 결정이 오늘 결정에 녹아있다”며 “날선 언어와 표현들로 우리 내부가 많이 힘들어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우리 당원들이 그만큼 순수하고 열정에 차 있기에 그런 까칠함도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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