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중 앞, 이렇게 많은 경찰력 처음"
    By
        2011년 06월 27일 01:33 오후

    Print Friendly

    현재 85호 크레인이 위험합니다. 김진숙과 그가 사랑하는 해고 노동자들, 이에 연대해 왔던 비해고 노동자들 전체가 위험합니다. 김진숙 선배가 말합니다. "노동운동 30년에 한진 앞에서 이렇게 많은 공권력은 처음 본다"고요. 공장 둘레가 모두 시커멓다고 합니다. 어제는 경찰 1600명, 집달리 120명, 체포조 50명이라더니, 훨씬 넘게 오는가 봅니다.

    해고노동자들 자기 몸 묶어

    이런 상황인데, 보수 언론에서는 ‘한진중공업 노조 파업 철회, 업무복귀’ 선언 뉴스가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11시에 잡혀 있던 부산지역 사회단체와 가족대책위의 기자회견마저 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조 사무실 앞에서는, 이래서는 안 된다고, 지회장과 일부 간부들의 일방적인 투항과 잘못된 판단을 막기 위해 노동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고, 85호 크레인에는 다시는 박창수가, 김주익이, 곽재규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우리는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다고, 100여명에 가까운 해고노동자들이 올라가 난간에 자기들의 몸을 묶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이 무엇인지는 명확합니다. 대다수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도 모르고 있고, 막고 있는 ‘선언’은 무효입니다. 현장 노동자들은 이미 오늘 새벽 비상대책모임을 갖고, 기구를 꾸렸으며, 사측의 준동, 공권력의 탄압 등으로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긴급한 상황입니다. 모든 이들의 힘과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 크레인 위에 우리의 내일과, 민주주의가 가파른 운명 속에 처해 있습니다.

    진행된 한진 교섭 관련해서 많이들 궁금하셨을 것입니다. 저희 ‘2차 희망의 버스’ 기획단들도 연 3일째 계속 대기 상태였습니다. 교섭은 부산시장이 노동청과 경찰청과 협의한 내용이라며,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틀간에 걸쳐 교섭을 통해 문제 해결하라, 그렇지 않으면 바로 오늘 행정대집행, 다른 말로 하면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압박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이것이 무슨 중재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측에 세무조사라도 하겠다는 이런 발상이면 오죽 좋겠습니까. 어찌되었던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교섭에 들어가 계속 어제 오후까지 마라톤 협상이었습니다.

    교섭은 공권력 투입 명분용
     
    안타깝지만 교섭은 최종 결렬이었습니다. 상황을 보건대, 진정성이 있었다기보다는 압박을 통해 졸속적으로 정리시키거나, 현장을 분열시키기 위한 흔들기 교섭, 이후 공권력 투입의 명분용이었음이 확인됩니다.

    전해 온 바에 따르면 사측이 제시한 것은 정리해고 철회는 안 되고, 경영정상화시 우선 고용이었다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에도 명시된 내용인데 3년 이내 정상화시 해고노동자를 먼저 고용하게 되어 있다는 조항이 근거랍니다.

    그거야 법에도 명시된 건데요. 조금 나아가면 3년 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건데, 15명이 죽어간 쌍용자동차에서 보듯 경영정상화되고도 우선 고용은 그냥 휴지짝에 불과합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진은 영도조선소 경영정상화 마음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럴 거면 진즉 필리핀 수빅조선소 수주 물량을 이쪽으로 돌렸을 것입니다. 당연히 못 받는 안이지요. 그런데 ‘파업 철회, 업무복귀’라는 백기 투항이라니요.

    오늘 영수회담에서도 한진 문제가 올라갈 예정이고, 29일 국회청문회가 잡혀 있고, 7월 9일에는 185대의 희망의 버스가 전국적으로 준비되고 있는데, 왜 이러는지 지회장과 일부 간부들의 행보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 부분까지 우리는 아픔으로 껴안고 가야 할 듯합니다만,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듯합니다. 85호 크레인과 저 동료들은 어쩌라고 말입니까.

    2차 희망버스 꼭 내려와달라

    다른 방법은 없고 최대한 우리 사회 양심들의 힘을 모아주셔야 합니다. 이제 정부와 사측이 이런 방향으로 나온 이상, 저 85호 크레인 위의 김주익, 곽재규 열사 원혼과 우리가 너무 사랑하는 김진숙 님과, 지난 6월 11일 양말 하나씩을 나눠주며 끊임없이 울던 한진중 해고자들과 그들 가족들을 구할 수 있는 힘은, 우리의 연대뿐입니다. 2차 희망의 버스 뿐입니다.

    1차 버스로 저들을 교섭자리로 끌고 왔듯이, 2차 희망의 버스의 전국적, 전민중적, 전시민적 연대의 힘으로, 이 정부와 사측이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요구에 응답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가능한 사람들은 부산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쌍용차 해고자가족들이 ‘희망열차 85호’를 타고 한진중공업 해고자 가족들과 만나기도 했고, 희망의 도보행진 등이 준비 중이기도 합니다. 장애인분들 100여 명이 2차 희망의 버스를 타겠다고 하고, 어린이책 작가들이 전국의 해고노동자들 자녀들을 위한 희망의 책을 실고 함께 가겠다고 했습니다.

    벌써 전국의 35개 지역에서 이 희망의 버스가 준비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힘들을 모아가고 있는데 조금만 더 우리의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보다 부산 시민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우리 안의 분열의 아픔까지를 딛고, 더 큰 연대와 저항의 버스를 탈 것입니다. 정부와 사측이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한진 노동자들과 김진숙과 이 땅의 양심세력들은 이기고야말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진숙 선배와 대다수 한진 노동자들, 그리고 부산지역 분들의 한결같은 의견은 한진중공업 지회의 어떤 안타까운 결정에도 흔들리지 않고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니, 어떤 경우에도 2차 희망의 버스가 꼭 내려와 주어야 한다는 간절한 요청입니다.

    지금 이 순간, 온갖 생의 뒤안길을 되돌아보며 결단의 순간들을 맞고 있을 김진숙 선배와 해고 노동자 분들에게 흐르는 눈물을 담아 아무 일 없기를, 누구도 다치거나, 끌려가지 말길 바라는 마음의 간절함을 보냅니다. 7월 9일 우리가 내려가기 전에 다시 문제가 정상적으로 풀리길 바라며, 기쁜 마음으로 만나뵐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