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길 백의종군, 통합 물꼬 틀까?
        2011년 06월 22일 05: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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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의 ‘백의종군’ 선언은 직접적으로는 26일 예정된 진보신당 임시당대회를 향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민주노동당 당권파 측을 향한 메시지도 포함돼 있다. 권 대표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몇 차례 진보신당 임시 당대회에서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을 승인해 줄 것을 호소했으며, 향후 통합과정에서 본인이 적극적 역할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있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사진=진보정치 정택용) 

    진보 양당을 향한 메시지

    민주노동당은 지난 19일 당대회를 통해 최종합의문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나 8월 임시당대회를 다시 열어 통합 여부를 최종 승인하게 된다. 진보신당의 경우 당 대회에서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이 승인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권 대표의 이번 선언이 진보신당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권 대표는 “일각에서 진보대통합에 몸을 던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국회의원)배지가 탐나 그런 거 아니냐는 시각이 있어 모든 것을 버리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권 대표의 결단에 대해 김종철 진보신당 동작당협 위원장은 “어렵고 중대한 결단을 한 것으로 대단하다”고 평가하고 “그 진정성은 의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권 대표와 국민승리21부터 함께 했지만 현재 진보신당 독자파의 핵심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정성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도 “권 대표는 민주노동당의 초대 대표로, 당이 좋을 때나 어려울 때, 늘 어른 같은 존재였다”며 “진보신당 당원들이 권 대표의 눈물의 의미를 잘 보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대표의 이번 선언이 진보대통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 여부는 미지수다. 진보작당 등 진보신당 내부 독자파 진영에서는 사실상 ‘부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 내 의견그룹인 복지국가 진보정치연대도 부결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당 갈등 봉합을 위한 당원총투표 분위기가 조성되었지만 최근에는 총투표 실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결국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양 진영의 정면충돌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고, 이 같은 상황에서 최종합의안이 대의원 2/3이상의 동의를 얻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표결 영향 전망 엇갈려

    진보신당 통합파의 관계자는 “만시지탄으로 권 대표의 의미 있는 결단이 진보신당에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지만 실제 이것이 표심과 연결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독자파 측 관계자도 “양 당 통합에는 이런저런 쟁점들이 많기 때문에 어떠한 결과를 낼지 알 수 없다.”며 “독자파들의 표심에는 그렇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대표의 결정이 대다수의 당원들이나 대의원들에게 일정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강경 독자파들이 당 게시판에 권 대표의 발언을 깎아내리는 글을 의도적으로 많이 올리고 있는데, 이것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도 "권 대표의 선언은, 좀 일찍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동안 맺혀 있던 것들을 풀어주면서 통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별개로 권 대표 측은 진보대통합 행보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 측은 26일 진보신당 임시당대회에 권 의원이 방문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도 “통합을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며 “26일까지 통합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당원들을 만나 통합의 길로 나아가자고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진보정치 / 정택용 

    민주노동당 내에서는 진보대통합에 있어 권 대표의 역할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진보신당에서 최종합의문이 승인되도 이후 더욱 어려운 과정이 눈앞에 있다”며 “강령, 당규 등 민감한 사안마다 부딪힐 것이기 때문에 중재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득권을 버린 권 대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파에게 자극말라는 의미도"

    권 대표는 이날 국민참여당에 대해 “청산해야 할 역사적 논의가 많다”며 “참여정부와의 관계가 청산되고 정리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통합이 논의될 수 있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핵심요소인 진보신당과의 통합이 살얼음판인데, 그것을 건너지 않고 다른 이야기들이 튀어나와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노동당 당권파 일각에서 국민참여당과의 관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차단한 것으로,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당권파 측에 국민참여당을 통해 괜히 진보신당을 자극하지 말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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