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업성 암 집단 산재신청 첫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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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6월 22일 08: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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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가 실시한 직업성 암 집단 산재신청에서 처음으로 산재 승인 사례가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판정은  금속노조 발암물질 추방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접수한 산재신청 중 직업성 암을 인정받은 첫 사례다.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는 여수산업단지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22년간 용접, 도장, 그라인더, 보온업무 등의 일을 하다 올해 1월 폐암으로 사망한 故(고) 정 모씨에 대한 산재 신청을 지난 15일 승인했다. 이에 따라 고인의 유족은 고인의 폐암 때문에 들어간 병원비를 비롯한 각종 요양비 및 장례비 전액을 지급받게 됐다. 또한 매달 2백5십만원 가량의 유족급여도 유족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지난해 12월 고인으로부터 직업성 암 집단산재신청 문의를 받았다. 고인과 유족은 당시 금속노조 발암물질 추방사업 포스터를 보고 산재신청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당시 환자였던 고인과 고인의 동료를 3차례 방문 조사하는 등 산재신청을 준비해 지난 2월 근로복지공단에 접수했다.

    고인은 지난 1988년부터 플랜트 설비에 들어가는 관 제조 업무를 해 왔다. 노조 측은 고인이 제관업무 중 용접과 그라인더 작업을 하면서 쇠가루 등을 흡입한 것이 폐암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배관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보온재로 사용된 석면에도 고인이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4월 28일 직업성 암 집단산재신청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을 방문했다.(사진=신동준)

    하지만 노조는 고인의 산재승인에 도움이 될 구체적인 물질안전보건자료 및 작업환경측정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고인이 일했던 곳이 간접고용이 일반적인 플랜트 건설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대신 노조는 근로복지공단 권한으로 정확한 원인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는 안산산재병원 직업성폐질환연구소에 역학조사를 의뢰했으며, 연구소는 지난 3~5월 현장 방문 등 역학조사를 벌여 고인의 폐암이 직업성 질환이라는 소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길주 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이번 사례에 대해 “그간 직접적인 석면 취급이 증명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폐암을 직업성 암으로 인정받기는 ‘하늘에 별 따기’와 같았다”며 “이번 산재승인을 계기로 향후 더 많은 노동자들이 희망을 갖고 직업성 암 집단산재신청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 봤다. 문 국장은 특히 “금속노조 조합원 중에도 고인과 비슷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이번 산재 승인을 계기로 직업성 암 집단산재신청을 확대할 계획이다. 21일 현재 노조가 근로복지공단에 직업성 암 집단산재신청을 접수한 건은 총 19건이다. 강창원 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이미 7월 중 2차로 50여건 추가 접수를 준비 중이며, 향후 더 많은 신청자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에 앞서 노조는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일하다 폐암으로 사망한 故 이 모씨와 마사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간접흡연에 시달리다 폐암에 걸려 투병중인 백 모씨에 대해서도 지난해 여름 직업성 암 산재신청을 접수한 바 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 광주지역본부는 이 두 건에 대해 지난 1월과 2월 각각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근로복지공단 광주지역본부는 역학조사를 의뢰한 여수지사와 달리 형식적인 서류심사만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이의 제기 절차를 밟고 있다.

    *이 기사는 금속노조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www.ilabor.org)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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