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중동 ‘KBS 수신료’ 기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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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6월 22일 07: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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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파행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났다. 2009년 7월 미디어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몸싸움을 불사했던 ‘파행 국회’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아직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이상하다. 물가를 잡아 서민고통을 해소하겠다던 여당이 ‘KBS 수신료’ 40% 인상안을 무리해서 처리하려는 것은 ‘정치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이다.

    야당과 언론시민단체들은 한나라당이 무리수를 두는 배경과 관련해 ‘조중동 방송’ 퍼주기 의혹을 보내고 있다. KBS 수신료를 무리하게 처리하려는 이유, 이 때문에 국회 파행이 일어나도 상관없다는 태도, 결국 그 배경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의혹의 이해당사자 조중동 지면이 궁금한 이유이다. 참 이상한 일이다. 조중동 지면에서는 ‘KBS 수신료’를 둘러싼 별도의 해설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다른 언론들은 종합면과 사설 등으로 비중 있게 처리했는데 왜 이해당사자인 조중동은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을까.

    다음은 22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수치 여사의 희망과 절망>
    국민일보 <구멍 뚫린 공공기관 ‘클린카드’>
    동아일보 <지구촌 ‘한류 실핏줄’>
    서울신문 <"퇴직 후 6개월간 행불자로 살았다">
    세계일보 <외교부 조직쇄신 말뿐 공관장 평가 ‘끼리끼리’>
    조선일보 <사흘에 하나씩 계열사 늘려 ‘문어발의 성적’ 절반이 적자>
    중앙일보 <100세 이상 장수인 대도시서 더 늘었다>
    한겨레 <"금리 6%에 수수료 없어요" 쉴새 없이 ‘유혹의 덫’ 놨다>
    한국일보 <이자낸 돈에 소득공제>

    언론은 국회가 파행 위기에 빠졌다가 여전히 불씨를 남긴 채 수습의 국면을 맞았다면 원인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침에 신문을 읽으면서 정치권의 돌아가는 소식을 접하는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그러한 노력은 기본 중 기본이다.

    실제로 ‘KBS 수신료’ 관련 뉴스는 아침신문의 주요 기사로 배치됐다. 여러 언론이 관련 사설도 실었다. 정치 기사는 관점의 경쟁이다. 어떤 언론이 더 본질을 꿰뚫고 있는지, 통찰력 있는 기사를 내놓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KBS 수신료’ 사태는 정치상식과 맞지 않는 장면이 너무 많았다. 말 못할 속사정,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국민 동의도 없이 각 가정에서 40% 인상된 ‘KBS 수신료’를 부담시키려 했다. 여론악화가 불을 보듯 뻔한데 왜 그런 무리수를 뒀을까.

    경향신문 "KBS 수신료 대치의 최종 표적은 미디어렙"

       
      ▲경향신문 6월 22일자 3면. 

    정말로 KBS 수신료 인상이 필요한 사안이라면 국민에게 동의를 구하는 노력과 여야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범 정치권 차원에서 추진해야 마땅한데 날치기 처리하듯, 무리수를 둬가면서 처리하려 했다는 게 의문이다.

    언론은 한나라당이 왜 그렇게 무리수를 뒀는지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경향신문은 3면 해설 기사를 통해 시각을 밝혔다.

    경향신문 3면 <수신료 갈등, 결국 미디어렙 둘러싼 ‘종편 전쟁’>이라는 기사에서 “국회는 파행했지만, 여야 모두 KBS 수신료에서 시작된 대치의 최종 표적은 방송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렙)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일각에선 정부 여당이 수신료 인상안 카드로 종편을 둘러싼 여야의 긴장 수위를 높여 미디어렙 입법화를 최대한 늦추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지금 내는 수신료도 아깝다는 시청자 늘어나"

       
      ▲한겨레 6월 22일자 사설.

    한겨레는 <미디어렙법은 뭉개고 KBS 수신료만 올리나>라는 사설에서 “아직은 수신료 인상의 전제조건도 충족되지 않은데다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현 정권 출범 이후 한국방송이 자임해온 정권 나팔수 노릇을 보면서 ‘지금 내는 수신료도 아깝다’고 여기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는 형편”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여야, KBS 수신료 인상 순리대로 풀라>라는 사설에서 “(민주당) 반발의 근본적 배경은 오랫동안 KBS 수신료 인상의 핵심 전제조건으로 거론된 방송 공정성, 특히 보도방송의 정치적 편파성을 배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6월 22일자 사설.

    KBS 수신료 인상을 둘러싼 갈등은 미디어렙과 관련한 ‘조중동 종편’ 이해관계와 맞닿아 있다는 시각이다. 두 가지 주목할 지점이 있다. 우선 KBS 수신료 인상의 근본목적이다. KBS 수신료를 인상하고 기존 KBS 광고를 줄이거나 폐지하면 방송광고시장에는 KBS 몫의 광고가 풀리게 된다.

    그 KBS 몫의 방송광고를 조중동 종편의 연착륙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주목할 대목이다. 결국 국민에게 KBS 수신료 부담을 가중시켜 그 비용을 조중동 방송 배를 불리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이번 ‘KBS 수신료’ 논란의 이해당사자가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한나라당이 ‘국회 파행’을 유도한 배경이다. 국회가 원만하게 운영되지 않고 파행될 경우 민감한 법안의 통과는 불투명해진다. 여야는 6월 국회에서 미디어렙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일보 "여당 행태는 여간 꼴 사납지 않다"

       
      ▲세계일보 6월 22일자 사설.
       
      ▲경향신문 6월 22일자 사설.

    야당과 시민사회는 종편도 미디어렙 체제에 편입시켜서 무분별한 광고 경쟁에 따른 폐해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뚜렷한 당론을 결정하지 않았다. 조중동 입장에서는 조중동 종편은 미디어렙 체제에 편입하기보다 자유롭게 광고영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을 통한 조중동 종편의 미디어렙 편입은 원치 않는 셈이다.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아 법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중동 종편은 법의 미비를 틈타서 자유로운 광고영업을 하게 되고 이럴 경우 다른 방송사들도 덩달아 광고영업 경쟁에 나서고 결국 방송광고시장은 무한경쟁에 따른 ‘방송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방송의 공정성 공영성의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언론이 KBS 수신료 사태와 관련해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이다. 세계일보는 <KBS 수신료가 그토록 화급한 민생사안인가>라는 사설에서 “국회 파행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지난해 당기순이익 434억원을 기록한 KBS 수신료를 올려주지 못해 안달하는 여당 행태는 여간 꼴사납지 않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한나라당 소속 한선교 소위 위원장은 의사봉도 쥐지 않고, 찬반 의견도 제대로 듣지 않고 인상안을 처리했다고 한다. 야당을 자극한 것”이라며 “정부는 물가 자극을 우려해 공공요금 인상을 눚추고 있다. 여당의 수신료 인상안 취급 태도와는 정반대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공영방송 장악력을 높이려는 정략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야권 일각에서 번지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지금이 KBS 수신료 인상안 날치기할 땐가>라는 사설에서 “말이 강행처리지, 민주당을 배제한 날치기 통과나 다름 없었다”면서 “이날 수신료 인상안건은 후순위에 있었는데 갑자기 한선교 소위원장이 문을 열고 KBS 카메라 3대를 들어오게 해 처리를 앞당겼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지면 ‘수신료’ 글자는 숨은그림찾기

       
      ▲조선일보 6월 22일자 10면.

    경향신문은 “공영성 회복이 전제되지 않은 KBS 수신료 인상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많다. 그중에는 올 하반기 문을 여는 종합편성채널의 광고물량을 채워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중동은 의혹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한나라당이 조중동을 챙겨주고자 여론 반발을 무릅쓰고 국회 파행상황까지 유도했다는 시각도 있다. 조중동이 이번 사태에 어떤 입장인지 궁금한 대목이다.

    그런데 조중동 지면에서는 ‘KBS 수신료’를 둘러싼 조중동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기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꼼꼼히 살펴봐도 해설기사 하나를 발견하기 어렵다. 물론 관련 사설도 실리지 않았다.

    조용히 묻어가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일까. 한나라당이 고생(?)하고 있는데 슬쩍 눈감아 주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일까. 돋보기를 갖고 조중동 지면을 꼼꼼히 살펴보면 ‘수신료’라는 글자를 찾을 수는 있다.

    문제는 KBS 수신료를 둘러싼 논란을 다룬 기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조선일보 <“의장석 점거하면 세비 깎겠다”>는 10면 기사를 꼼꼼히 읽다보면 ‘수신료’라는 기사를 발견할 수 있다. 숨은그림찾기 수준이다.

    한나라당 ‘KBS 수신료’ 무리수 이어갈 수 있을까

       
      ▲한겨레 6월 22일자 5면. 

    중앙일보는 <민주당 한때 국회 보이콧…황우여 “유감” 표명하자 철회>라는 사진기사를 12면에 내보내기는 했다. 중앙일보 사진기사는 아니었고 뉴시스 기사를 전한 것이었다. 한나라당의 선택이 타당했는지, KBS 수신료를 둘러싼 여야 대치는 어디로 갈 것인지 조중동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해설 기사나 사설 등은 왜 없을까.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조중동 모두가 별도의 해설 기사나 사설을 내보내지 않았을까. 참으로 궁금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국회 문방위의 KBS 수신료 대치는 어떻게 될까. 여야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무리를 해서 다시 강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한겨레는 5면 <황우여 ‘수신료 강행’ 유감표명…국회 정상화>라는 기사에서 “황우여 원내대표는 전날 문방위 법안심사소위 강행처리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황 원내대표는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보고받은 뒤 ‘왜 한선교 의원은 지도부 말도 안 듣고 제멋대로 처리하느냐’며 크게 질책했다’고 전했다"면서 "여야 원내지도부의 기류를 보면, 한국방송 수신료 인상안이 6월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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