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시원의 젊음들에 대한 보고
        2011년 06월 18일 01: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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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자기만의 방』(정민우, 이매진, 17000원)은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꿈이 돼버린 한국 사회, 그리고 그런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의 삶을 ‘고시원’이라는 렌즈를 통해 조명해 본 책이다. 

    저자는 고시원에서 거주한 10명의 젊은이들을 직접 만나 고시원의 생활, 각자의 주거사, 집에 관한 꿈, 그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에 자신의 방살이 경험과 고시원 참여관찰의 기록과 함께 한국 사회의 주거, 고시원의 형성과 현황에 관한 세밀한 연구를 보탰다.

    경제 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 일어난 변화들이 주거 경험을 어떤 맥락에 위치시키는지, 그리고 청년 세대는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며 자신들의 ‘집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폭넓게 살핀다.

    단순히 청년들의 방살이를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것으로만 그려내지 않는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 경험을 받아들이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구조에 매몰되지 않고 지난한 협상을 시도하고 있는지 보여주려 한다.

    짧은 주기로 싼 방을 찾아 옮겨 다녀야 하는 생활도 “별 거 아니”라고 말하는 지언, 고시원에서 나와 단칸방에서 함께 살게 된 두 명의 룸메이트와 경제적·정서적 공동체, 나름의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명한의 삶에서 우리는 오히려 규범을 비트는 청년들의 새로운 집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비록 ‘세대’라는 단일한 이름으로 묶여 불리지만 젊은이들은 저마다 다른 사회적 조건을 가지고 고시원에 들어가고, 살며, 나온다.

    이 책은 고시원으로 흘러든 청년 세대의 이야기를 건져 올려 다시 쓰고, 그것에 거울처럼 반사되는 한국 사회의 ‘집’ 열망을 드러내려는 시도이다. 섣불리 대안을 제시하거나 비관적인 낙인을 찍는 대신, 박제되지 않은 삶의 이야기를 들어 더 많은 이야기가 쓰일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자고 제안한다.

                                                      * * *

    저자 : 정민우

    일찍 철들었다고 생각하며 자랐지만, 대학에서 지혜롭고 용감한 사람들을 만나 아직 철이 덜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철들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더 나은 공부를 하려고 학교를 옮기며,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 자신을 반성했다.

    대중문화와 지식 생산, 그리고 삶을 해석하는 이론에 관한 글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또 혼자 써왔으며 계속해서 쓸 것이다.

    쓴 글로 〈페미니즘 없는 문화연구? ― 한국 ‘(미디어) 문화연구’ 메타비평과 페미니스트 지식의 위치성〉, 〈초/국적 시대 민족주의 정치학과 대중문화의 역학 ― ‘재범 사건’의 의미 구성을 중심으로〉, 〈탈/식민성의 공간, 이태원과 한국의 대중음악 ― 이태원 ‘클럽’들의 형성과 변화 과정을 중심으로(1950~1991)〉, 〈한국 ‘사회학(과)’에서 ‘여성학하기’란? ― 페미니스트 학문 후속세대의 경험을 중심으로〉, 〈촛불 광장에 균열내기 ― 십대의 정치참여에 대한 문화적 해석〉 등이 있고, 《아이돌》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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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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