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는 사회주의다
        2011년 06월 18일 01: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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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미국을 대표하는 노동운동가이자 진보 지식인인 리오 휴버먼은 바로 그런 작가이다. 그는 복잡한 사회사상과 심오한 학문을, 수려하면서도 쉽고 간결한 문체로 풀어내는 탁월한 재능을 지닌 저술가이다.

    1951년에 출간된 이 책 『휴버먼의 자본론』(원제: The Truth About Socialism, 김영배 옮김, 어바웃어북, 16000원)은, 휴버먼의 그간 저술활동을 집대성한 대표작이다.

    사회주의에 대한 오해를 풀어내다

    휴버먼의 저작 가운데 국내에 많이 알려진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원제: Man’s Worldly Goods)가 봉건제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초기 자본주의 경제사를 훑고 있다면, 이 책은 자본주의의 맹주인 미국을 집중 대상으로 삼아 소유, 분배, 노동, 독점, 이윤, 국가, 계급, 정의, 자유, 권력 등 시대를 관통하는 중심 현안들을 하나하나 규명해 나간다. 휴버먼이 일생을 걸고 통찰해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관한 거스를 수 없는 진실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다.

    휴버먼은 자본주의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반영하는 개념들을 얼버무린다고 해서 그 폐해가 극복되는 게 아니라, 정확한 개념의 이해를 통해 현실을 솔직하게 직시해야만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상에 만연한 사회주의에 대한 오해를 풀어내는 데 있어서도 휴버먼의 혜안은 돋보인다. 사람들은 여전히 ‘사회주의’란 개인의 자유를 심하게 훼손하고 사유재산을 완전히 부정하는 무시무시한 이념으로 생각한다. 또 사회주의에서는 이윤추구가 금지됨에 따라 노동에 대한 동기 부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이러한 사회주의에 대한 오해를 휴버먼은 담담하면서도 냉철한 어조로 벗겨낸다. 우선 공장의 기계와 같은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금지할 뿐,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좋은 차나 집을 장만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재산의 사유화를 금지하는 게 사회주의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사회주의가 자유를 심하게 훼손한다는 통념도 휴버먼에 의해 여지없이 깨진다. 휴버먼은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자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한다. 예컨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없으면 질 좋은 교육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이는 결국 ‘질 좋은 교육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는 ‘교육적 계급’(이를테면 ‘학력 차별’)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자유에 대한 전도된 사고

    반면, 사회주의에서는 무상교육 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일과 학문을 습득하기 위한 교육이 충분히 보장된다고 한다. 휴버먼의 이러한 논조는 사교육비 부담과 대학 등록금 현실화 논쟁이 한창인 지금의 한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결국 휴버먼은 사회주의를 단지 자본주의를 비판하기 위한 이념적인 산물로서가 아닌, 우리의 삶 근저에 맞닿아 있는 ‘복지’와 ‘사회보장’의 측면으로 접근한다. 휴버먼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인간, 당신은 진정 사람답게 살고 있는가’에서 노동자, 농민, 청년, 유색 인종, 여성은 물론 예술가, 과학자 등 전문직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사회주의가 그들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짧지만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처럼 휴버먼은 자본주의건 사회주의건, 그것이 맞서 싸워야 하는 상대이든 애써 추구해야할 대상이든, 우선은 그 본질과 그것을 둘러싼 진실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394쪽)

                                                      * * *

     

    저자 : 리오 휴버먼 (Leo Huberman)

    언론인이자 학자, 노동운동가인 리오 휴버먼은, 미국을 대표하는 진보 지식인 가운데 한 명이다. 1903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셀룰로이드와 유리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했고, 전선 기술자 보조원, 우체국 점원, 극장 안내원, 월스트리트 증권 중개회사의 ‘잔심부름꾼’), 객장 게시판 관리사원 등을 전전한 다채로운 경력을 지닌 지식인으로 유명하다. 

     휴버먼은 열여덟 어린 나이에 고향인 뉴저지 주 뉴어크(Newark) 공립학교에서 잠시 교사로 일한 뒤,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정경대(LSE)에서 정치경제학과 역사를 공부했다. 이후 컬럼비아대학교 뉴 칼리지(New College) 사회과학부장을 지내는 등 교육계와 학계에 몸담았다.

    대공황 이후 자본주의 시스템의 본질을 꿰뚫는 명석한 통찰력으로 사회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1947년 CIO(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계 전국회원조합의 교육선전부장으로 활동했고, 1949년 폴 스위지와 함께 세계적인 진보 저널「먼슬리 리뷰」(Monthly Review)를 창간하기도 했다.

    이러한 휴버먼의 행보는 매카시즘의 광풍이 거센 1952년에 의회의 ‘비미국인 활동 청문회’(Un-American Activities Committee)에 소환되어 사상 검증의 시련을 제공하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1968년 예순 다섯의 나이로 영면한 휴버먼은, 자본주의의 극복과 사회주의의 실현을 위해 평생을 받친 이론가이자 실천가로 기억되고 있다.

    저서로는 『We, the People the Drama of America』, 『Man’s Worldly Goods』, 『Cuba: Anatomy of a Revolution』, 『The Truth about Unions』등 다수가 있다.

     

    역자 : 김영배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내외경제신문사(지금의 헤럴드경제신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한국은행, 재정경제원(지금의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위원회(지금의 금융위원회) 등을 출입했다. 2000년 6월 한겨레신문사로 옮겨 경제부와 정치부 기자, 「한겨레21」 경제팀장, 「한겨레」 재정금융팀장, 정책팀장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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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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