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금꽃 ‘김진숙’ 그가 긴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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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6월 17일 06: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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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소금꽃나무 김진숙에게 가는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에 갔습니다. 영도조선소 바닷바람 속에서 많이 울고 웃었습니다. 자발적으로 차비를 내고 밥을 사먹으며 그곳에 간 사람들은 하는 일이 저마다 달랐지만 모두 하나였습니다.

    일일이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간절한 하나의 마음으로 그곳에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부당한 고통이 160일을 향해가는 그 시점, 소금꽃나무 김진숙을 저 서러운 역사를 가진 85호 크레인에서 살아 내려오게 하고 싶다는 한 마음이었습니다.

    마음의 노동조합

    저는 노동조합은 모릅니다. 하지만 자본과 권력이 저지르는 부당한 핍박에 분노하고 저항하는 것이 언제나 가장 선순위의 ‘적법’이라고 생각하는 저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정당한 자기 권리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의 노동조합’의 조합원입니다.

    받아야 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절벽 끝으로 밀려나 160일이 넘게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그 차디찬 곳이 그래도 그날은 따뜻하게 일렁거렸습니다. ‘마음의 노동조합원’으로써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떠날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듯이, 1차 희망 버스 승객들이 또다시 내려올 것을 다짐하며 버스에 오르고 있다.  

    희망버스가 돌아온 후, 전망 안 보인다고 민주노총 지도부에서조차 포기한 이 사업장에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길고 어려운 싸움에 중도 이탈했던 조합원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돌아온 그분들은 시민들의 관심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합니다.

    160일 동안 어느 정치인 하나 입 떼지 않던 그곳에 정치인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진중 청문회를 성사시키겠다고 합니다. 드디어 언론이 한진중공업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상황이 희망의 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소금꽃나무 김진숙이 위험합니다. 여러분, 지금 이 고비를 잘 넘겨야만 희망의 싹은 온전한 희망으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어제 노동부 장관이 내려가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경찰특공대 사전 점검 마쳐

    그후 오후 3시에 85호 크레인과 구조가 똑같은 84호 크레인에 특공대가 올라가 사전 점검을 마쳤다고 합니다. 공권력 투입이 언제 현실이 될 지 일촉즉발의 상황입니다.

    “안에 사람이 있다!” 지금 이글을 급히 쓰는 제 귀에, 2년 전 용산 참사 현장의 울부짖음이 들려옵니다. 아, 제발, 안됩니다! 더 이상 이런 끔찍한 일이 이 땅에서 발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35미터 고공의 좁은 크레인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버스 안내양부터 안 해본 노동이 없는 사람, 스물한 살 꽃 같은 처녀 시절부터 조선소의 용접공으로 일해 온 이 땅의 노동자, 열악한 노동조건에서도 당당한 노동자의 품격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산, 그렇게 쉰두 살이 된 한 여자가 있습니다. 강한 듯 보여도 여리디 여린 마음을 가진, 참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한 여자가 있습니다.

    소금꽃나무 김진숙을 살려주십시오. 자본도 권력도 팽개친 그녀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이 어려운 싸움에서 끝내 승리한 그녀가 고공 크레인에서 스스로 걸어내려 올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지금 이대로 끌려 내려오는 것을 절대 볼 수 없습니다. 만에 하나 불의의 사고라도 생긴다면 이 부끄러운 땅에서 더는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부산경찰청 홈페이지로 가주십시오. 노동부 홈페이지로 가주십시오. 항의 글을 올려주십시오. 특공대 투입이 아니라 대화하라고 요청해 주십시오. 트윗으로 블로그로 실천해주십시오. ‘한진중공업’과 ‘김진숙’을 검색해 주십시오. 아는 외신기자가 있다면 도움을 요청해 주십시오.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우리가 김진숙을 살려야 합니다. 공권력 투입, 절대 막아야 합니다.

    지금 이 시기를 온힘 모아 잘 넘기고 난 후, 우리 7월 9일, 전국 각지에서 2차 희망버스를 타고, 살아서 크레인을 걸어 내려오는 소금꽃나무 김진숙을 맞으러 갑시다.

    2011. 6월 17일. 금요일. 오후 1시.

                                                      * * *

     

    [2차 희망의 버스 탑승 요령]

    ○ 출발 : 2011년 7월 9일 오후 1시(부산 6시 30분 도착 기준)
    ○ 출발 장소 : 전국 동시 다발(서울 / 시청광장 앞 재능교육비정규직 농성장)
    ○ 참가비 : 30.000원(각 지역별로 다르게 잡으실 수 있습니다.)
    ○ 참가 및 연대 게시판 : 다음 까페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검색
    http://cafe.daum.net/happylaborworld
    ○ 참가비 및 후원금 입금계좌 : 박래군(농협 351-0199-8560-53)
    ○ 문의 및 연락처 : 02-363-0610(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아름다운 만남을 위하여]
    – 각 단체 별로 ‘2차 희망의 버스’ 참가를 즐겁게 결정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지역 내 사회단체 및 양심적 개인들과 긴급히 소통해서 ‘2차 지역 희망의 버스’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사이트, 메일링, 기고 활동 등을 통해 ‘2차 희망의 버스’를 홍보해 주십시오.
    – 각 단체나 커뮤니티 별로 별도로 참가자를 모아 일괄 신청해 주시면 좋습니다.
    – 각 단체 및 지역 참가단은 희망의 버스 한 대당 2분의 ‘깔깔깔’을 선정해 버스 운행과, 전체 진행요원으로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눔과 연대의 마당]
    – 각 지역 버스별로 지역 특산물이나 나누고 싶은 것들을 가져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부산 시민들과 함께 하는 연대의 나눔장터가 열립니다.
    – 185일째(가는 날 기준) 외롭게 싸우고 있는 김진숙 님과 집단 단식 중인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아픔을 함께 나누는 날로 1박 2일 노숙을 기본으로 하는 연대입니다. 텐트 등을 준비해 주시면 좋습니다.
    – 7월 10일 아침밥 외에 진행팀에서 제공해 드릴 것은 따로 없습니다. 먹거리 등을 준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연대 문화마당이 열립니다. 각 지역 참가 버스는 가능한 문화 프로그램 등을 준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김진숙 님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 그리고 부산지역 노동자 분들이 오시는 분들게,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꿈을 담은 ‘희망의 배’를 접어 오시는 모든 분들께 하나씩 드리겠다고 합니다.
    – 부산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문화예술인들이 7월 9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나눔 콘서트를 열어주신다고 합니다. 부산 시민 여러분이 모두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 버스는 희망을 노래하려는 버스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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