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위원들 "참여당 언급 취지 뭔가?"장원섭 "진보신당 기분에 너무 좌우"
        2011년 06월 15일 05: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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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최종합의안이 도출된 이후 진보신당뿐 아니라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에게 페이스북을 통한 공개서한을 보내고 국민참여당과의 관계가 불거지자 당 지도부 내에서도 불협화음이 나고 있다.

    14일 저녁 공개된 민주노동당 76차 최고위원회(12일 개최) 속기록에는 당시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이정희 대표의 페이스북 공개서한에 대해 “곤혹스럽다”며 “기자간담회를 해서라도 이 부분에 대해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참여당에 대해 “당의 태도를 분명히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총장 vs 최고위원들?

    진보대통합과 국민참여당 문제를 둘러싸고 이정희 대표의 행보에 대해 당 안팎에서 “진보대통합보다 참여당과의 통합에 관심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정희 대표는 몇 차례 ‘원칙적인 입장’임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당 최고위원회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날 속기록에 따르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장원섭 사무총장과 김성진, 정성희, 윤금순, 이영순 최고위원 등이 대립하는 모양새였다. 우위영, 최은민, 이혜선 최고위원은 참석했으나 발언하지 않았다.

    이날 발언을 한 최고위원들은 모두 “대표의 행보에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지적했고, 이 대표와 장 사무총장은 “원칙적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장 사무총장은 “당의 모든 것들이 진보신당의 기분을 최우선 과제에 두고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논쟁이 이어졌다.

    정성희 최고위원은 “참여당과 회동이나 국회연설 내용에 대한 오해 또는 책 출간 문제, 그리고 조승수 대표에게 보낸 공개편지가 상당한 파장을 가지고 와 우리 당과 대표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언론의 과도한 포장도 있지만 실제로 진보신당하고는 (통합의)문을 닫고, 참여당한테는 문을 여는 오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공개편지 같은 경우 대표가 직접 페이스북에 올려 대북 관련 (최종합의안 조항)같은 경우도 못을 박아 자극을 해야 했는가, 그리고 왜 참여당 문제를 언급하냐. 여러 가지 얘기가 있는데, 참여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수순이 있는 것인데, 한데 섞여 진보대통합에 일정한 난항이 조성 되었다.”고 발언했다.

    당 대표와 당, 불필요한 오해 받아

    그는 또한 “특히 노동현장, 노동사회와 시민사회의 양비론를 깨고 대통합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는데 불필요하게 대표와 당이 의심 받고 양비론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런 곤혹스러운 상황에 대해 안타깝고 대표가 기회가 되면 기자간담회를 하든 정돈된 얘기를 한 번 더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윤금순 최고위원 역시 “민주노동당이 통합을 위해 열심히 진정성 있게 해왔고, 합의문이 나오고 나서는 굉장히 기대했었는데, 현장이나 당원들이 ‘지금 어떻게 되는 거냐 통합이 되는 거냐’는 질문들을 다시 한다.”며 “대표가 그런 글을 올리고 언론에서도 말이 나오니, 그런 질문들이 들어오면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당혹스럽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윤 최고위원은 국민참여당 문제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당에 대한 오해도 생기고 있는데, 그와 관련해 당의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최고위원은 이어 “그렇게 해야지만 우려들이나 이후에 당이 취해야 할 입장들이 더 분명하게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정희 대표는 “합의문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 있으면 바로잡는 것이 내 임무”라며 “당을 대표해서 솔직해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으로, 그래야 잘 될 수 있고, 그것이 토론되길 바랬던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문제에 대해서도 “당의 논의를 기초로 해서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것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성진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그게 시점이라는 것이 있다”며 “다음 날이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였고.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 (대표 서한이)어떤 영향을 미칠지”라며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전국위와 상관없이 그렇게 한 것이라면 (이 대표의)자의적 해석은 그렇고, 국민참여당 관련해 진보신당이 민감하다는 것은 알고 계실텐데 자의적 해석을 바로잡겠다라는 취지였다면 그것만 하면 됐지 참여당에 대한 언급은 무슨 취지였나?”고 되물었다.

    "큰 파장 일으킨 것을 사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연석회의에서 합의된)그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고, 김 최고위원은 “굳이 국민참여당 얘기를 진보신당을 향해서 하는 이유가 단지 그런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진보신당이 반응을 예상했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영순 최고위원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해석을 낳았고, 단순히 액면 그대로만 이해하라고 할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함께 논의하고 함께 품어갈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대표 역할도 중요하지만, 최고위원들도 중요하기에 함께 논의하고 미칠 정치적 고려에 대해서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장원섭 사무총장은 “여러 가지를 정치적으로 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포괄적으로 맞다.”면서도 “우리 당의 모든 것들이 진보신당의 기분을 최우선 과제에 두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 만들어질 당이 6.15와 무관하게 반북적 입장을 당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것에 대해 우리가 침묵하고 있다면 이후에 새로운 분란의 씨앗을 안고 뭘 이후에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장 총장은 이어 “진보신당의 기분이 우리 판단의 80~90%를 점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며 “이후 또 다시 시한폭탄 같은 것을 안고 살얼음을 걷지 않으려면 뭔가 정리를 해갈 때 최소한의 기본 정의, 최소한의 기본선에 대한 것이 확인되고,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성희 최고위원은 “우선 진보신당은 연석회의 들어와서 정치 협상을 계속해왔고 참여당은 그렇지 않다.”며 “과거는 묻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언론에 그렇게 해석되리라고는 몰랐냐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참여당에 대해 ‘과거는 묻지 않겠다’고 내부에서 논의한 바 없다.”며 “(유 대표와의)책 출간도 정치지도자의 정치 행위가 시공간에 어떤 영향 미칠지가 감안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참여당 문제 거론할 필요 전혀 없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우리가 합의해 준 문안에 어떻게 6.15 정신이 훼손되어 있느냐”며 “소수가 그런 의견을 한다고 해서 통합당의 공식 입장으로 한다는 그런 민감하고 과분한 해석을 왜 하느냐”며 이견을 제기했다. 그는 또한 “공개편지에서 참여당 연석회의 참여 문제는 전혀 거론할 필요가 없는 얘기였고, 내부논의 없이 왜 조승수 대표에게 먼저 얘기를 하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정희 대표는 “내가 더 설명해야 할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연석회의에서 참여당 문제 논의가 있다는 것은 계속 보고드렸다.”며 “편지에서 언급한 것도 이런 복잡한 문제가 있으니, 논의를 빠른 시일 안에 해야하고 책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6.15 정신 문제는 제가 6.15에 대해서 불철저하다고 이야기한 게 아니”라며 “합의 과정에서 분명히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양측이 합의한 바가 있는데, 이를 왜곡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76차 최고위원회 속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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