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당원 총투표 이뤄질까?
    2011년 06월 11일 01:01 오후

Print Friendly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연석회의) 최종 합의문 발표 이후 진보 양당 내부에서 격렬한 논쟁이 진행 중에 있다. 양당 모두 통합파와 독자파가 맞붙어 있는 모양새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진보신당의 독자파의 경우 민주노동당을 뺀 좌통합을 민노당은 참여당을 겨냥한 우통합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진보신당, 분당도 선택 가능한 ‘옵션’

특히 진보신당의 겨우 독자파와 통합파는 향후 진로와 상대방 의중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당이 갈라지는 경우까지 ‘선택 가능한 옵션’이 되고 있는 상황에 이르자 진보신당 독자파와 통합파, 노동계, 학계 등의 주요 인사들이 만나 이를 막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원 총투표를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다시 나오고 있다. 진보신당에서 통합 문제는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인 만큼 당원 총투표에 맡기자는 의견은 이미 지난 3.27 당 대회를 전후해서 나온 바 있다.

당시 진보신당에 당원 총투표를 주장하던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통합파 쪽 인사들이었다. 지난 2월 진행된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서도 당원 총투표를 제안한 측은 통합파로 평가받던 유의선 후보였다. 독자파로 분류된 최백순 후보는 이에 반대했다. 그런데 최근 독자파 측에서도 당원 총투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배경은 ‘위기감’이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통합 논쟁을 벌여오면서 고락을 함께 했던 활동가들이 갈라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진 않지만 수면 아래로 당 대회가 지나면 대대적인 탈당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독자파나 통합파 모두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상구 구로당협 위원장은 최근 발표한 글을 통해 “당 독자파, 통합파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모두 상대방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독자파나 통합파 모두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불신이 가득하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그들 모두 ‘쿨’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독자파 중 일부는 이 상황에서 안건이 부결되면 통합파는 대부분 당을 나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전술을 구사할지 고민 중인 것 같다.”며 “통합파 역시, 많은 분들이 당 대회 부결 생각하에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면 돌파 방안 안 보여

이 같은 위기감은 26일 예정된 진보신당 임시 당 대회에서 연석회의 최종 합의문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이 합의문이 부결될 경우 당 지도부의 위상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으며, 민주노동당 내부 사정으로 볼 때 추가 협상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통합파로 분류되는 진보신당의 한 인사는 “때(당 대회)가 다가온 만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미 외부에서 합의가 된 것이고, 우리가 연석회의 합의를 깨기도 정치적 부담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 고착 국면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며 “불안감이 다가오면서 공멸의 위기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자파가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그 중에 하나로 고려되고 있는 것이 바로 ‘당원 총투표’인 것으로 보인다. 독자파로 분류되는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상황이 어떻게 갈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당 대회에서)가결 아니면 부결이라는 이분법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는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1일 열리는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서는, 당초 예상됐던 격론이 벌어지기보다는 최종 합의안를 당 대회에 안건 상정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독자파 쪽에서는 합의문에 ‘부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혀 “물건에 하자가 있다.”는 점을 명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신당의 통합파 쪽 인사는 “어차피 전국위원회에서는 안건을 당 대회에 올릴지 말지를 두고 결정하는 것”이라며 “그 기준도 과반이기 때문에 전국위원회에서 부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보신당 통합을 위한 ‘출구 전략’?

독자파의 입장에서는 지난 3.27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의 결정에서 본 것처럼 최종합의문이 2/3 이상으로 추인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당원총투표라는 또 한번의 절차라는 ‘출구 전략’을 거치면서 당이 갈라지는 것은 막자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원 총투표 입장에 대해서도 독자파 내부가 단일한 생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파의 한 관계자는 “요즘 독자파 측에서 오히려 당원 총투표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독자파들이)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 당 주요 인사들에게 당원 총투표를 승복하라는 옵션을 포함시킬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당원들은 올해 초 당 자체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2012년 총선 전 진보대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의견이 57%에 달했으며 독자노선을 선택한 당원은 10.4%에 그쳤다. 사회당까지만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 18.2%를 합쳐도 독자파 표가 28.6%정도라는 것이다. 당원 총투표 기준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대의원대회 같이 2/3로 맞춰질 경우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강상구 구로당협 위원장은 “내가 만약 독자파면 11일 전국위원회에서 이번 합의문이 포함된 당 대회 안건 발의의 건을 흔쾌하게 통과시킬 테고, 당원총투표를 하자고 독자파가 먼저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대의원 대회 부결 이후 당 분열이 뻔 하다면 통합파가 받아들일 만한 주장을 독자파가 먼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당원총투표를 하되 가결 기준을 2/3로 하자고 주장해야 한다”며 “여론 조사를 했을 때 ‘통합’에 찬성하는 당원이 60%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현재의 당을 해산하고 다른 당을 만들자는 입장에서 당원 2/3의 찬성을 얻기 위해 당원 10%의 찬성을 더 얻는 것은 통합파가 해야 할 몫이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독자파도 당원 총투표를 제안할 거면 가결 기준을 과반으로 하자고 하라”며 “지난 번 여론 조사 대로라면 통합에 찬성하지 않는 당원은 40%정도로 나머지 10%를 독자파가 설득해 보겠다고 하는 결기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합의문 찬반 여부를 당원 총투표에 부치는 것이 당헌 위반이라는 입장도 있어, 실제로 당원 총투표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당헌 개정이라는 절차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