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발언, 진보 진영 ‘부글부글’
    2011년 06월 10일 05: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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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와 당권파들이 진보정당 통합 움직임을 무산시키려는 쪽으로 방향을 분명하게 잡고, 특히 내일(11일) 있을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서 이를 부결시키기 위해 연일 참여당과의 ‘열애설’ 살포, 조승수 대표에 대한 공격 등을 통해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비쥬류를 자극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정희 대표, 합의에도 파기에도 앞장?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을 두고 조승수 대표에게 “합의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서면서 진보신당은 물론 민주노동당 내부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민주노총도 이 대표의 최근 발언이 심각하다고 보고 긴급하게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정희 대표는 조 대표에게 “북의 권력승계 문제에 대한 합의의 내용을 진보신당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달라”며 “합의문은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새 진보정당은 권력승계문제에 대해서도 6.15정신에 따라 이 입장을 취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의 권력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한다는 견해가 있음을 존중한다’는 것은 당내 의견의 하나로서 소수의견 존중의 원칙에 따라 ‘존중’되는 것으로 이 의견을 놓고 토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조승수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3대 세습 문제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와 일반 민주주의 정신에서 비춰볼 때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확인했다.”고 말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이 대표는 “내가 당원으로 있게 될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자체가 이런 인식과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합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조 대표를 직접 겨냥해 비판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내부에서는 “전국위원회를 불과 하루 앞두고 민감한 합의사항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내리면서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서 이 안건이 부결되기를 기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해석은 민주노동당 비당권파 측에서도 나오고 있다.

진보신당 "최근 행보 우려스럽다"

실제 이정희 대표는 “지금 당장 조 대표 인터뷰처럼 이해하는 당원들이 많아지면 합의문 통과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라며 “통합 후에도 합의 정신에 기초해 당이 유지되려면, 합의의 잘잘못을 떠나 합의 내용 자체가 정확하게 알려져야 하고, 당원들이 이에 근거하여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진보신당 전국위원회 개최 하루 전이라는 시점과 사실상 ‘당신네 대표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내 말을 듣고 표결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합의안 통과 ‘반대 운동’에 나섰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동은 10일 강기갑, 정성희 민주노동당 진보대통합 공동 추진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연석회의 합의안을 11일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서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한 것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통합 문제의 중요 고비에서 자신들의 ‘본심’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진보신당은 공식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당의 한 관계자는 “이정희 대표의 처지와 당 내 상황을 이해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최근 발언과 행보에 대해서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에둘러 말했지만 민주노동당 당권파가 사실상 이정희 대표를 내세워 진보대통합을 폐기 처분하려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도 “연석회의 합의문이 나왔으면 당 대표가 중심을 잡고 밀어붙여야 하는데 오히려 더욱 흔들고 있다”며 “지난 중앙위원회에서 안동섭 경기도당 위원장이 대북 조항 부속합의문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압도적 차이로 부결된 바 있는데, 당시 불필요한 오해는 사지말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적대적 상호의존 관계?

그는 이어 “작금의 상황은 민주노동당 당권파가 진보신당 독자파를 측면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참여당과 통합할 마음이 있다고 해도 현재 민주노동당에서 당권파의 세력은 적다. 이렇게 변칙적으로 진행하면 (국민참여당과의)통합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진보 양당의 통합 반대파들이 의도와 무관하게 적대적 상호의존 관계가 된 셈이다.

특히 이정희 대표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공동행보를 보이면서 민주노동당 내부는 심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당장 9일 강기갑 의원이 진보대통합 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그 동안 분당 이후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당 내에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강 의원의 발언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강 의원은 10일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대표의 통합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은 직접 내가 확인했었다”면서도 “그런데 합의 후 이 대표의 말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곤혹감을 토로했다. 이어 “오이밭에서는 신발끈도 다시 매지 말라 했다”며 “(이 대표가)그런 말을 좀 감안했으면 참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부분을 사전에 확인시켜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대방의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며 “좋은 선물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떤 처지에 있느냐에 따라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강 의원은 “지금은 진보신당이 연석회의 합의문을 통과시키도록 도와주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의 통합파 또는 비당권파들은 이 대표의 이 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일련의 발언가 행보에 대해 노동계 쪽에서도 심각한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노동진영은 이미 신자유주의세력과 선을 명확하게 그었다”며 “이정희 대표 등 일각에서 그렇게 나오는 것은 진보통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긴급 산별 대표자회의

그는 이어 “국민참여당이 계속 엮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산별대표자들도 큰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요청해 다음 주 월요일에 긴급 산별대표자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러한 인식은 (산별대표자 사이에)동일하지만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서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와 민주노동당 당권파 측이 국민참여당과의 거리를 좁히며 진보대통합에 대해 자신들의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진보대통합을 우선시 하는 민주노동당 비당권파 측과 노동진영, 당 내 혼란에 휩싸인 진보신당의 대응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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