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참여 합당? 통합파 나서서 말하라
    2011년 06월 09일 04: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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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당 대회의 2가지 핵심 결정

지난 3월27일 진보신당 당 대회는 많은 결정을 했지만 두 가지 핵심 사항을 수정하는 결정을 했다.

첫째, “새로운 진보정당은 북한의 핵 개발 문제, 3대 세습에 반대하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는 것이었다.

둘째, “민주당 및 국민참여당을 비롯한 신자유주의 정치세력과의 ‘연립정부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변형된 수혈론에 다름 아니며, 새로운 진보정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니다.” 새로운 진보정당을 함께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가치 기준에 반하는 정치활동을 했던 세력은 조직적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결정이었다.

2.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동상이몽

지난했던 연석회의 결과는 협상단에게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회찬 고문과 조승수 대표께 경의를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협상 결과는 애매한 문구의 봉합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로써 치열하게 진행되었던 진보신당 전국위원회, 연이은 3.27 당대회의 결정사항들은 누더기가 되고 말았다.

합의문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6.15 정신에 따라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 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

문제는 합의문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승수 대표는 이 합의문이 북한 3대세습에 대한 분명한 문제 제기라고 해석했다.

반면, 이정희 대표는 “새로운 진보정당은 공식적으로 6.15선언에 따라서 북의 체제를 인정한다, 이렇게 명시를 했습니다. 권력 승계 문제를 6.15선언의 관점에서 본다는 것이고요,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런 견해는 당내 여러 다양한 의견의 하나로서 존중되어서 앞으로 토론할 문제다”(CBS인터뷰) 라고 보는 것이다. 북의 체제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토론할 문제라는 것이다.

문구를 보자면 여전히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는 합의문이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합의문 문구의 부족함을 지적하고 보다 더 적극적인 ‘합의문 해석투쟁’에 임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이른바 통합진보정당 내부에서 북한 문제가 쟁점화되었을 때 ‘사상의 자유’를 보장받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통합파들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말들로 이를 수용 가능한 합의문, 또는 존중해야 할 합의문이라 강변하고 있다. 조승수 대표와 통합파들은 그런 식으로 수세적으로 대답하지 말고, 차라리 노회찬 고문처럼 부족함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민주노동당과 세상에 대해 발언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고자 한다면, 결국 이는 부메랑이 되어 통합파의 목줄을 조이게 될 것이다.

3. 연립정부를 넘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국민참여당 합당?

또 하나의 문제는 진보신당 당 대회에서 핵심 결정사항 중 하나였던, 민주당-국민참여당 등 지난 정권과의 관계 문제이다. 진보신당은 연립정부론에 대한 명백한 반대 입장과 함께, 새로운 진보정당을 함께 하기 위해서는 국민참여당 등은 지난 정권 시기의 신자유주의 추진에 대한 명확한 조직적 성찰을 전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국민참여당에게 ‘묻지마 통합’의 러브콜을 보내고(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묻지 않겠다), 유시민 대표 역시 이에 화답하고 있다. 조승수 대표는 비정규직, 사회양극화에 대한 국민참여당의 대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지만(조승수 대표의 발언 역시 당 대회 결정사항인 조직적 성찰을 전제하는 것에서 후퇴한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그리고 민노당 당권파인 경기동부는 생각이 다르다.

여기서 지난 지방선거 당시 강원도 도지사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진보신당 길기수 후보와 민주노동당 엄재철 후보간 강원도지사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진 뒤, 민주노동당은 후보단일화 과정에 함께 했던 그 어떤 세력과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단일화를 단행했다. 진보신당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뒤통수를 맞고 만 것이다. 지금 현재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간 러브행각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4. 통합파는 민노당 당권파에 대해 할 말을 해야 한다.

지금 현재의 상태를 정리해 보자. 대선 승리를 전제로 하는 연립정부 참여를 뛰어넘어, 당을 함께 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누구와?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연립정부 참여는 우리 갈 길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한 당을 합치자고?

통합파들은 독자파들에게 이렇게 얘기해 왔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통합하지 않으면, 진보정치 전체가 자유주의 세력과의 연합에 휩쓸려 역사적으로 소멸될 수 있다”고. 절박하게 호소해 왔다. 그렇게 절박하게 연석회의 과정에서 독자파들을 향해 외쳐왔던 통합파들은 왜 지금 현재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인가?

물론, 지금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이 합당한다고 결론을 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럴 개연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라도, “약혼까지 한 마당에 다른 사람과 선을 볼 수 있냐?”고 항의해야 할 것이 아닌가?

장석준이 말한 ‘중간-통합파’의 기회주의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그래야 되는거 아닌가? 조용히 입다물고 분란 안 만들면, 정신 차리고 결혼식 잘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결혼 생활 그리 쉽지 않다는 걸 재혼하는 마당에 다 잊어버린 것인가?

노회찬 고문은 연석회의 협상 과정의 긴급했던 상황을 얘기하면서 “차라리 다른 선택(국민참여당과의 합당)을 원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되도록 결렬 상태를 더 원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고 발언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그 다른 선택을 민주노동당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조승수 대표와 통합파들은 진보신당 독자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참여당과의 러브 무드를 만들고 있는 이정희 대표와 민주노동당 당권파에게 “이러면 파혼이야!” 협박이라도 내질러야 하는 거 아닌가?

요컨대 “들어가서 잘하자.”라고 할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확실하게 주장하고 해석투쟁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파들이 진보신당 독자파와 당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것 아닌가? 그리고 민주노동당에 남아있는 이른바 좌파 성향의 동지들에게 ‘새로운’ 단계로 가고 있다는 희망을 주는 방법 아닌가? 국민참여당과의 합당이 현실화될 때 또다시 풍찬노숙을 각오하고 나올 수는 없는 거 아닌가?

내가 보기에는 통합파들이 당원들과 독자파를 대상으로 더 많은 사람을 데리고 나갈 전술을 고민하는 것보다는, 정말로 자기 문제의식을 심화시키면서 진정 용기있게 할 말을 하는 ‘정치다운 정치’를 하는 게 전술적으로,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5. 다시 재혼을 앞둔 그대에게!

굳이 설득해 달라고 말하지 않겠다. 오히려 통합파들은 지금 적극적으로 발언을 해야 할 때임을 말해주고 싶다. 지금 외쳐야만, 통합진보정당 내부에서 더 강한 진지를 얻을 수 있지 않겠나. 그리고, 통합파들의 결정적 논거였던 ‘자유주의세력에 의한 진보정치의 질식사’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통합파들은 독자파보다 더 예민한 촉수로 파악할 것이다. 정치는 타이밍이지 않은가! 이미 질식사 당하거나 재갈 물린 상태로 합당할 수는 없으니까.

통합파 중 어떤 이는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도, 2011년 ‘진보정당통합’도 절대악, 절대선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일 뿐이라고, 도덕적 개념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한다. 맞다. 동의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정치행위’이기 때문에 도덕적 용어나 대중적 언어로 포장을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는 활동가들의 ‘도덕적 판단’을 바라보고 하는 게 아니라 대중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투명한 그 분의 언어를 사람들은 “총선 대선이 끝난 후 2013~2014년에 또다시 분당하겠다.”는 복선으로 잘못 오해할 수도 있다.

이는 통합진보정당에 해악이 되는 오해의 싹이 아닐 수 없다. 진정성 있게 지금부터, 들어가서도 똑같이 문제 제기할 것은 하고, 협력할 것은 하기 바란다. 들어가려고 나오고, 헤어지려고 들어가고, 이러지 말고 정말로 자신이 정한 목표를 바라보고 꾸준하게 진심을 다해 활동하기를 간곡하게 빈다.

   
  ▲필자.

우리 생이 그렇게 길지도 않지 않은가? 누구 말마따나 우리는 비록 지금은 큰 바위를 만나 둘로 나뉘어졌더라도 나중의 만남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헤어진 물이라고 해서 모든 물이 다 바다에서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버려야 할 물도 있다.

박상훈 선생이 지적하듯이 그 진보정치가 “정치적 이성과 인간미의 풍부함 없이 추구된다면 현상 유지적 탐욕에 연연하는 보수보다 훨씬 파괴적일 수” 있다. 다시 만날 대상을 선택할 수 있다면, 결단코 파괴적 급류보다는 부드러운 강물을 선택하겠다.

부디 故 김남주의 시처럼 “찬 서리 나무 끝을 날으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을 간직하기를 빈다. 그래야 어느 순간 서로 만나 과실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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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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