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참여당, 대중적 진보정당 지향"
        2011년 06월 07일 11: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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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7일 오후 당 진로에 관한 토론 발제문을 통해 "국민참여당은 대중적 진보정당을 지향한다."며 "진보대통합에 참여할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의 이 같은 입장이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진보대통합 논의가 ‘연석회의’를 통해 합의를 이룬 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참여당-민노당 통합, 중요한 문제 아냐

    유 대표는 이날 발제문을 통해 연석회의 합의 사실을 언급하면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기존의 진보정치세력이 민주당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정부의 정책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활동에 집중하는 이른바 ‘소수파 전략’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단순히 합당을 하는 것이라면 우리당이 함께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그러나 “그분들이 통합을 계기로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변화하여 스스로 국가권력 운영을 맡으려는 ‘집권전략’으로 나아갈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참여당이 함께 하는 문제를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진보통합당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다.

    그는 “지금 중요한 문제로 등장한 것은 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의 통합이 아”니라며 “광범위한 진보세력이 손잡고 ‘민주복지국가’ 건설의 과제를 껴안을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세운다는 것을 전제로 … 우리 당이 여기에 참여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진보정당을 새로 세울 것인지에 대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당원들의 구상과 의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분들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고, 머지않아 그분들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가 국민참여당을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선언하고 진보대통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민주-참여당 통합 노선과, 당 내 적지 않은 당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독자노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노총, 진보의 합창도 부정적

    그동안 국민참여당은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에 참가 신청을 하는 등 진보정치 진영의 합류에 적극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았으나, 진보진영의 경우 국민참여당과 ‘통합’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상대적으로 많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국민참여당은 민주당과 더 가깝지 진보정당과 가까운 건 아니”라며 참여당과의 통합에 회의적인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도 “사실상 바닥이 드러난 유시민 대표가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해 진보정당을 발판 삼으려는 의도”라며 “유 대표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에 당을 같이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이정희 대표와 주류가 국민참여당과 당을 함께하는 것에 긍정적이지만, 당 내 비주류는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정희 당 대표가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진보대통합 합의가 "우리 사회 모든 진보정치세력을 더 크고 단단하게 묶어나가는 첫 출발"이라며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고 우리 사회의 ‘진보-개혁’을 위한 열망과 가치를 공유한다면 폭 넓고 과감하게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밝힌 부분은 유 대표의 발언과 맞물려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와 함께 진보진영 통합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민주노총도 유시민 대표와 국민참여당에 대해 ‘안티’ 입장이 상당히 강하게 포진하고 있으며, 최근 진보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목표로 발족한 ‘진보의 합창’ 쪽도 국민참여당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 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대표의 바람과 무관하게 국민참여당이 진보통합당이 출범할 경우 함께 갈 수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로 보인다.

    ‘자유, 정의, 평등, 평화, 생태’의 정당

    한편 유 대표는 이밖에도 이날 발제문을 통해 “우리 당은 ‘민주복지국가’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주체가 되고자 하고, 우리 당은 자유, 정의, 평등, 평화, 생태 등의 진보적 가치를 안고 나아간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그러나 “참여당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5% 남짓한 수준에 머물러 있고 당원의 수는 5만 명 문턱에 멈춰서 있으며, 당비와 국고보조금으로 최소한의 일상적 당 운영을 하기 어렵다.”며 “총선 출마 희망자들이 새로 입당할 가능성도 별로 없고 당원 모집, 인재 영입, 정책 개발 능력 확대 등도 단기간에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당 대표로서 역량이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토로했다.

    유 대표는 “만약 야4당이 공동의 목표 아래 정책에 합의하고 호혜적으로 후보를 단일화하는 ‘협력적 연대’를 이루어낸다면 우리는 2012년 의회권력 교체와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을 것이나, 문제는 그것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참여당 소속 단일후보가 나선 지역에서는 야권연대의 효력이 부족했으며 오늘의 시점에서 타 야당과 ‘협력적 야권연대’가 잘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의 연대연합 전략을 그대로 견지하면서 타 야당과의 ‘협력적 연대’를 실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만약 많은 당원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는 ‘독자노선’이라는 것이 최대한 후보를 내서 완주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내년 총선은 국민참여당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영원히 버림받는 선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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