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회의, 결정적인 순간을 보고함
    2011년 06월 02일 11: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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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서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원회(새진추) 위원장에 대한 인준안이 통과되어 새진추가 구성되었고, 4월 11일 새진추 1차회의를 진행했으며, 나도 추진위원의 한 사람이 되었다. 내부 논란 끝에 내가 집행책임자 회의에 나가는 새진추 담당자가 되어 4월 13일 10차 집행회의부터 참석했고, 5월 24일 15차 집행회의까지 6차례의 집행회의에 참석했다.

또한 진보신당에서 정당 간 협의를 제안하고,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정당협의를 2차례 진행하는데 참석했고, 기타 비공식적으로 관련 단체, 정당의 담당자들과 수차례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4월부터 진행된 회의와 협의 과정에 비교적 책임 있게 참여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협의의 전후 과정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알릴 것은 알리고 합의문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것은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 내외부의 논쟁 과정, 새진추 내부의 논쟁 과정 등에서 동의하기 힘든 발언, 입장과 행태들이 많았고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이 자리에서는 주로 사실관계와 최종합의안이 나오게 된 과정과 맥락을 중심으로 서술할 것이다. 이제 협상의 1단계 국면이 지난 상황이기에 다른 정당과 단체에 대해서도 객관적 상황을 중심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1. 협상, 대립, 합의

협상의 목표는 무엇인가? 결렬을 내부 목표로 하는 협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협상은 타결과 합의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물론 협상 과정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가 달성되지 못하면 협상은 결렬되거나 깨질 수는 있다.

하지만 애초에 깨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협상은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나는 ‘깨는 것, 또는 깨지는 것을 목표로 이번 새 진보정당 건설 협상에 참여하였던 세력들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금도 갖고 있다.

그럼 우리가 설정한 협상의 목표는 무엇인가? 진보신당이 참여하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건설이었다. 이를 추진하고 논의하는 틀이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였고, 그 틀에 정당으로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사회당이 참여하고 있었다.

즉, 좁게 말하면 세 개의 진보정당과 민주노총을 비롯한 대중단체와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것이 진보신당의 협상 목표였던 것이다. 더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우리는 민주노동당이 참여하는 새 진보정당 건설을 지향하면서 민주노동당과 협상을 진행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참여하는 협상을 거부하고자 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경로와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

또한 진보신당은 이 과정이 세력 간의 단순 통합이나 합작이 아니기 위해서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최소한의 공통 가치, 정책과 노선을 공유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협상은 상호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다. 어느 일방의 굴복을 요구하는 것은 협상이 아니며 그런 협상은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어느 쪽의 이해관계와 목표치가 조금 더 달성되었는지, 조금 덜 달성되었는지, 성과적인 협상이었는지, 미흡한 결과를 낳은 협상이었는지는 냉철하게 평가되어야 한다.

하지만 협상에서 모든 것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은 협상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과 똑같다. 그런 태도가 관철될 수 있는 상황은 어느 일방의 힘이 압도적 우위에 있어서 일방적으로 패권적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킬 경우일 뿐이다. 이러한 일방적 관철을 목표로 하는 것이 기본 태도라면 협상 자체를 시작하지 않거나 거부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6.1 최종합의문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가 있다. 또 있어야 한다. 기대치에 미달하였거나 한편의 성과가 있었지만 한편의 부족함이 있을 수 있으며, 이것들은 평가되고 짚어져야 한다.

다만 그것은 전체적으로 협상에서 우리의 중심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중심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 다른 목표와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등을 고려하는 종합적인 평가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합의문을 도출한 것 자체를 불편해하거나 거부하려는 태도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2. 내가 생각한 협상에서의 기본 전략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당 대회의 결정은 논리적인 결과가 아니라 정세의 요구와 대중운동 등의 상태, 진보신당의 주체 역량과 목표 등을 고려한 정치적인 결정이고 판단이었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사회당이 포함된 진보정치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고, 새로운 주체, 세력, 개인들을 참여시키는 외연 확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었다.

또한 과거 진보정당 내에서의 소모적인 갈등과 정쟁을 반복하지 않고, 혁신하며 나아가는 진보정치운동의 기풍과 문화, 제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었다.

즉, 새진보정당 건설 과정에서 주동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자는 것이었지, 고립과 배제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명확하게 제기하면서도 새 진보정당 건설 과정에서 고립되거나 배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었다. 주장의 선명함에 자족하며 고립되는 결과를 방치하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이슈와 의제를 선도하는 협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방이 던져놓는 의제와 협상의 틀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보신당이 새 진보정당의 범위, 혁신 의제, 주요 정치방침 등에 대해 능동적으로 제기하면서 협상의 프레임을 이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신당이 20대 주요정책과제를 제기한 것이나 이견과 쟁점을 예각화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먼저 던진 것은 그런 맥락에 있다고 본다.

셋째는 이번 협상이 민주노동당과의 1:1협상이 아니라 다자간 협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또 하나는 진보정치의 통합이라는 계획만이 아니라 진보-자유 통합이라는 계획을 가진 흐름과 세력들이 존재하고, 이들은 진보정치의 통합이 좌절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양축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이 늦어지거나 결렬될 경우 사회당과 진보신당 일부의 좌(左) 통합론이나 민주노동당과 참여당의 우(右) 통합론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상황 속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중요한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에서는 고립이 아니라 확장이어야 한다는 점, 둘째에서는 협상의 프레임을 선도해야 한다는 점, 셋째에서는 변형되고 왜곡된 통합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점 등이 실천적 결론으로 나오는 것이다.

3. 주요 일정별 정리

* 5월 6일 대표자연석회의 3차 합의안

4월 29일 예정되었던 대표자회의 합의문이 진보신당 내부의 문제를 이유로 연기되었다. 3차 잠정합의문을 둘러싼 새진추 내에서의 갈등, 김은주 부대표의 별도 기자회견 등이 포함된 대표단에서의 갈등이 주요인이었다. 그래서 5월 6일 대표자회의에서 장시간 논의를 통해 3차 합의문이 발표되었다.

진보신당이 제기한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20대 주요 정책과제의 채택과 합의되지 못한 핵심 쟁점과 이견에 대한 표현 문제였다. 새 진보정당의 기본 성격과 주요 실천 기조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었고, 진보신당이 주동적으로 제기한 20대 주요 정책과제에 대해서도 합의를 했다.

진보신당이 제기한 3대 쟁점에 대해서도 "핵 개발과 권력 승계 등 대북 문제, 2012 총선 대선 기본 방침, 패권주의 등 당 운영 방안"이라고 명시하여 쟁점과 논점을 예각화시키는 것으로 합의를 하여 발표를 하였다.

여기서 두가지 역설적 모습이 나타났다. 진보신당 내부의 일각에서는 ‘3대 세습’이라는 당 대회의 문구를 ‘권력 승계’로 바꿔 수용한 것에 대해 조승수 대표의 월권이고 당대회 결정 위반이라는 비판적 주장이 나온 것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일각에서는 3대 세습이든 권력 승계이든 북한 관련 쟁점을 지나치게 예각화시켜 상호조정을 통한 합의를 오히려 어렵게 만들고, 반북주의적 왜곡이 나타날 경향을 강화시켜주었다며 이정희 대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 5월 26일 5차 대표자회의의 잠정결렬

5/23 정책책임자회의, 5/24 집행책임자회의에서는 3대 쟁점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일정 부분 이루어졌지만 합의에 이를 수준에도 못 미쳤고, 또한 회의에 나오는 담당자들이 수정 의견을 제시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모든 공이 대표자회의로 넘겨진 상태에서 5차회의가 열린 것이다.

약 20시간이 걸린 5차 회의에서는 진보신당이 제출한 최종합의문(안)을 토대로 하여 논의를 진행하였다. 이것은 위의 두 번째 전략, 프레임을 선도하라는 입장에서 의미있고 능동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진보신당의 안은 1)새 진보정당의 성격과 실천기조, 2)2012 총선대선 방침, 3)한반도 평화 및 북한에 대한 입장, 4)패권주의 극복 등 당 운영방안, 5)일정과 기타 등으로 구성된 것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20여 시간의 토론을 통해 적지 않은 부분이 합의점을 찾았지만 6가지 점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고 대표자회의를 마치게 되었다. 이때 조승수 대표가 5월 말까지 최종합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는 3차 합의 정신에 근거하여 5월 31일 회의 재개를 요청하고, 다른 참여단체들의 동의를 받았지만 민주노동당에서는 거부 의사를 밝혀 다음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마쳤다.

회의를 마친 이후 오전에 민주노동당에서는 5차회의를 끝으로 통합 협상의 최종 결렬을 선언하는 대표 기자회견이 추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여러 가지 소문도 있었고 이유도 있었지만 나는 민주노동당 일각에서 진보신당과의 조직 대 조직의 통합을 포기하고, 현재의 협상국면을 민주노동당과 참여당 그리고 진보신당 일부 세력의 흐름으로 변형시켜 추진하려는 흐름에서 발생한 사태라고 본다.

즉 위의 협상 전략 세 번째의 변형되고 왜곡된 통합 프로그램이 가동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이 때를 전후하여 민주노동당과 참여당 대표급 인사들의 회동, 내부 물밑 대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기도 하였다.

* 5월 31일 6차 대표자회의와 최종합의문

5월 30일 조승수 대표의 제안과 이정희 대표의 화답으로 5월 31일 대표자회의가 잡혔고, 그 이전에 양당의 대표, 추진위원장이 참여하는 2+2 회의가 추진되었다.

5월 3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진행된 2+2회의에서는 5월 26일 대표자회의에서 합의되지 못했던 6개의 쟁점에 대해 집중논의를 진행하였고, 다른 쟁점들은 물론이고 북한 권력승계 문제에 대한 입장에서도 합의에 이를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마지막 국면에서 민주노동당 내부의 최종 협의 과정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양당이 거의 합의했던 내용이 거부되었다.

2시부터 대표자회의가 시작되었고, 다른 쟁점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합의점을 찾았고 권력 승계문제에 대한 입장, 패권주의 등에 대한 표현 문제 등 몇가지로 압축되었다. 그런데 북의 권력승계 입장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오히려 협상 이전으로 후퇴하는 입장을 제출하였고, 사회당은 3대 세습 표현을 고수하였다.

진보신당은 오전 2+2협상에서의 전향적인 양보안이 민주노동당 내부 조율 과정에서 거부된 상황을 고려하여 한단계 높은 수준의 안을 제시하였다. 이것은 대표와 추진위원장 및 부대표와 추진위원 일부가 참여한 대책논의에서 강성 입장을 가진 추진위원 한 사람의 제안으로 양보안을 제시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3대 세습’이라는 표현이나 ‘반대’의 표현 중 하나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하여 조승수 대표가 이를 받아들여 대표자회의에서 제출한 것이었다.

회의가 계속 공전되는 상황에서 대표자회의의 비(非)정당 대표자들이 제안하여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사회당이 빠진 상태에서 대중단체, 사회단체의 대표자만으로 회의를 진행하여 조정안을 제출하기로 하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존중하겠다고 각 정당을 입장을 밝혔다.

저녁 늦게 비(非)정당 대표자들의 조정안이 나왔고, 진보신당이 주장했던 ‘3대세습’ 혹은 ‘반대’ 중 하나의 표현은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일부 반영하여 ‘반대’라는 구절이 들어간 것이었다. 하지만 그 맥락과 구성상 동의하기 힘든 표현이었다.

진보신당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 대표와 추진위원장 그리고 참여한 추진위원 다수의 의견이었다. 그런데 예상 외로 민주노동당에서도 이 조정안에 대해 격론이 벌어졌다. ‘반대’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일각의 의견과 그 구성과 맥락상 수용할 수 있다는 일각의 의견이 상당히 격렬하게 충돌하였고 전화를 통해 의견 분포까지 확인하여 최종적으로는 조정안을 수용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냈다. 사회당은 조정안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대표와 추진위원장 등은 의견 수렴과 논의를 통해 조정안을 받는 것보다는 오히려 오전에 합의에 이르렀던 내용을 제출하여 다시 논의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리고 재협의에 들어갔고, 최종적으로는 2+2회의를 새벽 3시경에 시작하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김은주 부대표를 비롯한 추진위원 일부는 이러한 수정제안을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행동이고, 합의가 되더라도 당 대회에서 통과될 수 없다는 발언을 하였다.

조승수 대표는 현 시점에서 진보신당이 연석회의의 틀을 깨는 역할을 맡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더라도 당 대회의 기준에서 볼 때 수용하거나 제안할 수 있는 근사치가 무엇이냐는 것을 기준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회의에 들어갔고, 새벽 5시를 조금 넘어서 최종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4. 쟁점사항 등에 대한 합의문의 내용

이번의 최종합의문은 진보신당의 당 대회 결정 내용과 진보신당의 협상안에 근거하였을 때 상당 부분 내용을 관철시켰다고 볼 수 있다. 100% 관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주요 쟁점들에 대해서는 크게 후퇴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패권주의 극복을 위한 부속합의의 경우에는 진보신당 내부에서의 공감대와 공유 정도도 부족한 상태에서 추후 과제로 남길 수밖에 없었던 것은 현실적 한계로 볼 수 있다. 북의 권력 승계(3대 세습)와 관련해서는 이것이 특정 정치그룹의 자기신념의 문제와 연관되면서 합의 조정이 어려웠고, 접근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즉 ‘사상과 신념의 통일’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한다면 합의점을 찾을 수 없으며, ‘사상과 신념의 차이가 공존’할 수 있는 방향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간접적이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편적인 원칙과 기준이 새진보정당의 가치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최종합의문을 통해 진보신당이 의미있게 평가할 수 있는 지점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최종합의문의 전체 프레임은 진보신당이 제출한 안을 기본으로 하여 진행되었다. 이것은 의제 설정과 기본 내용에서 진보신당의 주동성 능동성이 관철되었다는 것이다. 즉 진보신당의 안과 같은 완결된 틀로 자신의 입장을 제출한 단위는 없었다.

사회당이 진보신당의 안과 95% 이상 유사한 것으로 조금 늦게 제출하였고, 진보교연에서는 주요 쟁점에 대하여 간략한 의견 중심으로 제출한 것이 있었지만 진보신당의 안이 기본 안의 역할을 하였다.

둘째. 첫 번째 항목에서 3차 합의문에서 누락되었던 "자본주의의 한계와 폐해를 극복하는"이라는 구절을 재삽입하여 새 진보정당이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명확히 표현하였다. 또한 대안사회의 비교설명에서 "남한 자본주의와 북한 사회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이라는 구절로 조정되었던 것도 성과이다.

셋째. 2012년 대선 선거연대와 관련해서는 대선 출마는 독자 완주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과 선거연대는 노동 농민 복지정책에서의 반신자유주의 전환,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와 같은 정책 전환 등 반신자유주의 가치연대에 확고하게 근거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것은 ‘독자출마는 독자완주를 기본으로 한다. 선거연대의 구체 방침과 관련해서는 해당 시기의 정세와 조건, 역량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는 포괄적인 서술로 정리하자는 의견들이 다수인 상황에서 대선 선거연대의 조건 가치 정책 등을 비교적 엄격하게 규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이다.

넷째. 한반도 문제에서는 한반도의 비핵화 지향을 분명히 하였고, 남북 모두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생태 등의 진보적 가치가 새진보정당의 기준점임을 밝혔다. 이 내용들은 부속합의서의 20대 주요 정책과제에서도 다시 강조되기도 한다.

또한 대북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 화해협력 추구라고 설정하여 진보진영 내부의 의견차이를 넘어서서 남북문제와 한반도문제에 접근하는 공통의 기조를 확인하였다.

다섯째. 당의 민주적 운영과 관련해서는 패권주의 등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소수 배려의 정신, 1인 1표제, 일정 시기까지 공동대표제를 통한 당 조직의 공동운영, 합의제 정신의 존중을 명시하였다.

이런 기조와 방향성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공유한 것이다. 다만 진보신당의 부속합의서(안)에 제출되어 있는 보다 구체적인 제도적 방안에 대해서는 진보신당 내부에서의 공감대도 조금 부족하고, 이후 협의 과정에서 더 구체화하거나 조정 보완하여 확정하도록 하였다. 다른 논의와 쟁점에 비해서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 대해서는 각 주체들의 논의와 준비정도 부족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5. 특히 북의 권력승계 관련 쟁점에 대하여

협상의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소위 3대 세습이라는 불리는 북의 권력 승계 문제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리하여 합의하는 것이냐의 문제였다. 진보신당 당 대회는 ‘북 핵 개발 문제와 3대 세습에 대한 반대’를 명시적으로 표현하여 결정하였다. 물론 3대 세습 반대가 북을 평화와 통일의 동반자로 규정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하였다.

핵심은 혈연을 매개로 대를 이어서 권력이 승계되는 정치시스템과 체제에 대해 진보정당으로서 비판적 자세를 분명히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3대 세습이 이뤄지고 있는 북한체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담아야 한다는 난점이 있었다.

특히 이것은 북의 권력 승계 시스템을 북의 특수성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을 자기 신념으로 가진 세력들이 민주노동당의 주도 세력이라는 점에서 해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A는 북의 권력 승계를 북의 특수성으로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입장이고, B는 북의 권력승계는 남의 진보정치로서 비판할 수밖에 없는 왜곡된 정치질서의 상징적 지표라는 입장이라면 양자 사이에서 어떤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가? A에게 ‘B입장으로 전환하거나 A입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떤 진전도 없다’ 라는 식으로 논의를 이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여러 가지 정치적 쟁점과 이견이 있지만 ‘이것이 통합을 가로막는 핵심 쟁점인가? 아닌가?’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며, 쟁점의 하나이지만 조직 진로를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을 개인적으로 한다.

그러기에 이 쟁점에 대한 접근은 정치신념과 입장을 어느 한쪽으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의 신념과 입장이 공존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것과 간접적으로 이 문제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을 명시하는 것으로 접근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이 쟁점에 대해 처음에는 3차 합의문의 1-5항 "남과 북 어느 정부의 정책이든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면 지지 지원하고, 긴장을 고조시키고 평화통일을 해치는 것이라면 비판한다"는 일반론적 서술로 한정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이후 논의가 지속되고 논점이 예각화되면서 나온 것이 "북의 권력승계 문제는 국민들의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6.15정신에 따라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을 평화와 통일의 동반자로 존중한다"는 안이었다.

진보신당으로서는 신념의 문제는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이 수준에 동의하기가 어려웠고, 국민 대중들에게 설득력 있는 최소한의 표현이 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하였다. 중간의 실무협의나 집행회의 등을 통해 여러 수정 제안을 하기도 하였으나 합의점을 찾기도 어려웠고, 사회당을 제외한 다른 단체들에서도 이 쟁점이 예각화되고 좁혀지지 않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계속 표명하였다.

결국 최종 협상이 된 5월 31일 오전의 양당 대표, 추진위원장 회의에서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6.15정신에 근거하여 북한 체제를 인정하며, 동시에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는 남한 국민들의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새로운 진보정당은 비판적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존중한다"는 진보신당의 전향적인 양보안에서 거의 합의에 이르렀지만 민주노동당 내부 협의 과정에서 거부가 되었다.

결과를 놓고 볼 때 이 합의를 거부하였던 민주노동당의 일각에서는 합의 수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보통합이 아닌 다른 방식과 경로의 통합 프로그램, 예를 들면 참여당과의 통합을 강하게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오후에는 추진위원 일부의 강성 의견을 반영하여 조승수 대표는 5월 31일 오전의 진보신당 안에서 ‘이른바 3대 세습이라 불리는 권력 승계’라는 표현이 있든지 아니면 ‘권력 승계에 대한 반대’의 표현이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제출하였고, 민주노동당에서는 거부하였다.

저녁 정당들이 빠진 비(非)정당 대표자들의 논의를 통해 나온 조정안이 "6.15공동선언 정신에 따라 북한의 권력 승계 문제가 북한 주민 스스로가 결정해야 할 문제임을 인정하며, 아울러 권력승계에 대해 비판 또는 반대하는 견해도 존중한다"는 것이었다.

   
  ▲필자.

사회당을 제외한 다른 단체 대표자들이 조정안을 받아줄 것을 강하게 요청하고, 민주노동당 또한 내부의 격렬한 논쟁 끝에 조정안을 수용한 상태에서 진보신당으로서는 조정안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고립을 감수하는 것이었다. 나는 최악의 경우 조정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적으로 여러 의견을 듣고 난 뒤 조승수 대표는 조정안은 오히려 오전의 양당 합의에 이르렀던 안보다 후퇴한 것이기에 수용할 수 없으며 오전의 안을 중심으로 최종적으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대표, 추진위원장 회의에서 결정할 것을 요청했다.

마침내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북한체제를 인정하며, 남한 국민의 시각에서 이해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는 것으로 권력승계 문제 쟁점에 대한 합의에 이르고 최종합의문을 타결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합의를 하는 시점의 현장에서는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도 이정희 대표의 직권조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고, 진보신당 내부에서도 부대표들과 일부 추진위원들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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