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참여' 밀애? 부인 속 소문 무성
        2011년 05월 26일 01: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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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5월 초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나 통합문제를 제안했다는 사실이 <한겨레> 25일자 기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진보정당과 국민참여당 관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참여당은 지난 4월 진보대통합과 새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 참여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진보정당에 러브콜을 보낸 바 있고, 민주노동당과는 유독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시민, 독자노선 폐기 이후 행보에 주목

    참여정부 계승을 내세우고 있는 국민참여당과 진보정당은 아직은 가치와 정책 분야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상황과 조건이다. 특히 한미FTA나 노조법 재개정을 둘러싸고는 진보정당과 깊은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연석회의가 아직 국민참여당의 참여를 결정하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당 안팎에서 떠돌던 민주노동당과의 접촉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실제 양당 간 통합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겨레가 보도한 5월 초 두 대표의 회동과는 별도로 최근에도 두 당의 대표와 핵심 당직자가 만났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양당 간의 지속적인 만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진보정당 관계자들은 4.27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유시민 대표가 ‘독자노선’을 사실상 폐기하고 진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양당 간의 회동이 진행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연이은 선거 패배로 대권가도에 빨간 불이 켜지고, 참여당의 생존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유 대표가 정치적 활로를 민주당과 통합보다는 진보정당과 통합에서 찾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백원우 민주당 의원도 지난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국민참여당은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에 (민주당과의 통합보다 더)적극적”이라고 말해, 양당 사이의 모종의 움직임이 있음을 시사했다. 진보신당의 핵심 관계자도 "최근 양당 대표와 총장급 핵심 간부들이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당은 이 같은 잇단 접촉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겨레>가 ‘통합을 위한 사전 접촉’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정성희 최고위원은 “우리는 늘 주장해왔던 참여당의 성찰과 좌클릭을 요구한 정도”라며 “대통합의 가치나 정책에 합의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나 참여당의 성찰과 진보적 정책에 대한 진정성은 아직 부족하다 평가한다”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한 차례 정도 만났을 것"

    이백만 국민참여당 대변인도 “(5월 초 만남에서는)큰 틀에서 통합과 연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한미FTA 문제 등에 대해)구체적으로 논의하지도 않았으며, 그럴 자리도 아니었다”며 “양 당 모두 진성당원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가 논의한다고 되는 자리도 아니고, 우리도 당원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먼저이지 (통합과 관련된)어떤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양측이 접촉했다는 설에 대해 이백만 대변인은 “잘 모르지만 한 차례 만났을 것”이라고 답했다. 진보신당과의 접촉에 대해 이백만 대변인은 “조승수 대표와 여러 공식석상에서 오며가며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대표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진보진영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유 대표가)대선 프로젝트가 어려워지고 민주당과 통합이 사실상 흡수통합의 가능성이 높자 진보정당에 다가오는 것”이라며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하고, 연석회의도 지지부진한 것을 보고 더욱 진보정당 쪽에 다가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노동당 안에서도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문제가 도마에 오르면 연석회의에 국민참여당이 참여 문제와는 별개로 상당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당과의 관계에 대해 최근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이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성희 최고위원은 “의원총회나 최고위원회에서 별다른 얘기는 없었다”고 말해 이를 부인했다.

    한편 민노당과 참여당의 접촉 사실이 알려지면서, 26일 연석회의 대표자회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진보신당 일각에서는 최근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 통합 과정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도 국민참여당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연석회의 중대 고비될 듯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진보대통합은 당론이며, 진보정당 간의 통합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재영 진보신당 정책위의장은 “민주노동당에 불신이 있었던 진보신당 당원들에게는 이번 일이 불신을 더욱 가중시킬 것 같다”며 “통합안을 만들어도 당 내 관철시키기가 더 어려워진 조건”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도 “연석회의 합의를 앞두고 민주노동당이 따로 국민참여당을 접촉했다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고,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도 “모양새만 따지면 재혼을 앞두고 옆집 사람을 만났다고 나온 것 아니겠냐”며 “이번 일로 진보신당 내 독자파의 입지가 더 넓어질 것이고, 진보대통합을 위한 연석회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안팎에서는 당내 주류파가 국민참여당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며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고, 민주노동당 측에서는 이를 ‘침소봉대’라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난항에 빠진 연석회의는 26일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대통합 과정에서 국민참여당 변수가 돌출된 상태에서 쟁점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연석회의가 합의를 모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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