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변수 급부상되나?
        2011년 05월 23일 01: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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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을 맞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등 곳곳에서 추도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봉하마을에 모인 친노진영의 향후 정치적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한국정치의 주요 변곡점을 앞두고 이번 회동의 ‘강도와 진로’에 대해 정치권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주목받는 정치 행보

    그 동안 수장을 잃은 친노진영은 각자도생의 길로 나서는 모양새였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은 국민참여당을 창당해 민주당과 선을 그었지만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백원우 의원 등은 민주당에 당적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정치와 한발 벗어나 있는 그룹도 있다.

       
      ▲2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식(사진=민주당) 

    가는 길은 달랐으나 비교적 결집력이 높았던 친노진영의 분열이 본격화 된 것은 지난 4월 27일 열린 김해을 재보궐선거에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에서 친노 후보 간의 단일화 갈등은 친노진영 전체를 위기감으로 빠뜨렸다. 결국 친노진영은 정치적 거점인 김해을을 한나라당에게 빼앗겼다.

    이처럼 내부 갈등이 높아진 상황에서 친노진영이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년을 맞아 봉하마을에서 결집한 것이다. 여기에 재보궐선거를 통해 사이가 벌어진 유시민 대표 등 국민참여당 관계자들도 23일 봉하마을에서 친노진영과 만나기로 했다. 아울러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등 친노 중진급 인사들은 이날 오전 권양숙 여사와 오찬 회동도 예정되어 있다.

    자리는 마련되었으나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이들이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민주당 쪽 친노진영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참여당은 당 통합에 대해 부정적이다.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P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지만 참여당은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에 보다 적극적인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문재인 변수 등장

    유시민 대표는 지난 16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당 외부에서 참여당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여러 말들이 들린다”며 “우리 당원들이 가진 헌법적 권리를 멸시하거나 무시하거나 모욕하는 일체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는 다투지 말고 당의 진로와 운명을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마음으로 온오프라인 토론에 임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친노진영의 구심점을 놓고 갈등이 표면화된 것으로, 이는 결국 2012년 대권주자 구상과 관련이 되어 있다. 국민참여당은 유시민 대표에게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내부로 들어가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참여당에 참여하지 않은 쪽들은 최근 문재인 전 비서실장을 거론하는 횟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가운데 한 명이었던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은 23일 <P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변에서는 현재 야권에서 대선 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분들의 표의 확장성 문제라든가 가능성 때문에 문재인 이사장이 직접 출마를 하게 되면 훨씬 더 폭발적인 파괴력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대선 주자로서의 가능성까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손학규-유시민이라는 야권 양대 대권주자 후보군에 대한 친노진영 일각의 거부감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문 전 실장이 지난 재보선에서 야권단일화가 지지부진하자 직접 나서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등 그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민주당 내 친노 진영의 이견도 존재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2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모행사 자리에서 손 대표에 대해 “야권 대표로 한나라당 반대 진영에서 야권을 위해 싸운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역사의 족보와 줄기는 정통성에 있다”며 “나무의 가지가 줄기 역할을 하면 나무가 자빠진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중도와 진보 힘 합쳐야

    반면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사실상 손학규 대표를 지지한 바 있다. 이 전 지사는 최근 “예측 가능한 나라가 되도록 손학규 대표를 도와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23일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 전 지사는 “(손 대표를)높이 평가해봐야 된다”며 “손 대표나 문재인 실장이나 중도 성향의 분들과 진보 성향의 분들이 대선에서 힘을 합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말기 국정운영 실패에 책임을 졌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6.2지방선거를 통해 야권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친노진영이 갈등을 봉합하고 하나의 세력으로 나아갈지, 뿔뿔이 흩어져 각자 다른 대선캠프로 흩어질지,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년을 맞아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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