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목적, 언론 왜 명쾌히 설명못하나
    2011년 05월 23일 09:4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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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 여당 ‘반값 등록금’, 고엽제 한미 공동조사 등이 주요 신문 1면에 소개됐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후 이명박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들의 발전에 활용하는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초청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기초생활수급자의 대학생 자녀에 대해 사실상 ‘무상’ 등록금을 추진한다. 또 정부의 대학 등록금 지원 대상을 현행 차상위 계층 외에 중위소득(가구 평균소득의 50%) 계층 자녀로까지 확대하고 지원 규모를 대폭 늘려 ‘반값 등록금’을 실현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당·정 협의를 통해 이 같은 안을 확정하고, 이르면 이번 주 내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이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미군기지 고엽제 매립 문제에 대한 공동조사를 조속히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직접적인 실태 조사는 한미 공동 조사단이 꾸려진 뒤 이뤄지며, 공동조사단 구성이나 활동기간, 조사범위 등은 미국과 추후 논의 예정이다.

오늘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5․6 개각 장관 후보자 5명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번주 목요일까지 열린다. 민주당은 “‘고소영 비리 5남매’ 전원 리콜이 목표”라고 벼르고 있어, 인사 검증 뉴스도 이번 주 주요 관전 포인트다.

다음은 23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중 발전 활용할 기회주려 김정일 위원장 초청했다”>
국민일보 <제2의 북한판 남순강화 시작?>
동아일보 <학교밖 맴도는 ‘다문화’>
서울신문 <남북정상 ‘동북아 외교전’…긴박한 한반도>
세계일보 <신세계 ‘상품권 깡’ 비자금 조성 의혹>
조선일보 <북․중 ‘동해 항로’ 만들어 한국 에워싸나>
중앙일보 <김정일, 양저우서 장쩌민 만났다>
한겨레 <김정일 ‘경협열차’ 중 경제심장부로>
한국일보 <원자바오 “중 발전상 활용토록 김정일 초청”>

   
  ▲23일자 서울신문 1면. 

서울신문이 1면 머리 기사 <남북정상 ‘동북아 외교전’…긴박한 한반도>로 꼽았듯이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관심의 초점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행보다.

조선 4면 머리 기사 <김정일 건강 과시하듯…호텔에 안 묵고 사흘간 3000km 강행군>, 경향 8면 머리 기사 <단숨에 3000km…사흘간 무숙박 강행군 ‘건강 과시’>, 동아 5면 머리 기사 <김정일, 중국어로 “다시오겠다” 외쳐…건강-북중 우호 과시> 등에서 밝혔듯이, 김정일 위원장의 ‘광폭 행보’에 언론도 놀라는 기색이다.

핵심 포인트는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목적이다. 대다수 언론은 우선 경제적 이유를 들었다. 경향은 1면 기사 <“중 발전 활용할 기회주려 김정일 위원장 초청했다”>에서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을 인용하며 “원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이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에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도 1면 기사 제목을 <제2의 북한판 남순강화 시작?>이라고 꼽았다. 남순강화는 덩샤오핑이 지난 1992년 1월18일부터 2월22일까지 우한, 선전, 주하이, 상하이에 이르는 중국 남부 지역을 돌아본 뒤 사회주의식 시장경제를 통한 개혁․개혁을 주창한 것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일보도 3면 기사 <경협에 방점…작년 방북의 연장성>에서 “20일 국경을 넘어설 때 지나간 투먼과 다음날 자동차공장 시찰을 한 창춘은 중국이 동북 3성 개발을 위해 추진 중인 ‘창지투 프로젝트’의 핵심 도시들”이라며 “따라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중 경제협력에 무게중심을 두었던 지난해 5, 8월 방문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3일자 한겨레 3면.

그러나 경제적 문제만으로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을 해석하는 것은 단순한 시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겨레는 3면 기사 <‘중 발전모델’ 벤치마킹…양국 경협 확대 예고>에서 “이번 방중은 북중 경제협력과 남북한 교착 상태에서 외교 주도권 확보라는 다목적 노림수를 품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겨레는 도교 한중일 정상회의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의’에 북한이 거부 반응을 보인 직후에 김 위원장이 방중을 한 ‘시점’을 주목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이 대통령의 대북 압박을 통한 한반도 외교 주도권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김정일 대 이명박 주도권 대결”이라고 분석했다.

1면에 김정일과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사진을 실은 중앙일보의 분석도 눈길을 끈다. 중앙은 1면 기사 <김정일, 양저우서 장쩌민 만났다>에서 베이징의 익명의 외교 소식통을 말을 인용해 “중국 중앙정부가 아직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의 3대 세습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지 않다. 김 위원장은 김정은 세습을 인정받기 위해 중앙정부에 영향력이 있는 장 전 국가주석의 협조가 필요했고 이에 따라 무리한 일정을 무릅쓰고 긴 열차여행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석했다.

중앙은 2면 기사 <중국 지도부 미적거리는 ‘김정은 세습’ 장쩌민 힘 빌려 굳히기>에서 “김정일 중국 방문의 주된 목적이 지금까지 알려진 획기적인 식량 및 경제지원 요청, 6자회담을 앞둔 핵 문제 조율, 무기지원 요청이라기보다는 후계구도의 안착에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동아일보의 주성하 국제부 기자는 30면 칼럼 <늙은 김정일이 연출하는 위험한 곡예>에서 “그에게는 당장 주민들에게 줄 쌀도, 돈도 없다. 그래서 김정일은 지금 마지막 카드를 꺼내려 하고 있다. 2002년 그랬던 것처럼 주민들에게 ‘기대와 희망 심어주기’를 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방중을 “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언론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독자들은 사실상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목적이 23일자 신문만 봐선 명쾌하게 풀리지 않는다. 이같은 의문과 관련해 경향의 한 칼럼과 중앙의 사설은 북한 사안을 다루는 언론의 방식을 되돌아볼 수 있는 혜안을 준다.

경향신문의 김진호 국제부장은 칼럼 <김정일이 또 중국에 간 까닭은>에서 “이번에도 한국 언론은 덜렁 지도 한 장을 놓고 풍부한 상상력을 풀어야 한다”고 북한 보도의 실태를 짚으면서, 이번 방중 보도를 이렇게 진단했다.

“한국 언론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집단 오보를 했다. 방중한 북한 지도자가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라고 소개했다. 꼬박 한나절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중국 측이 우리 정부에 이례적으로 통보해준 덕에 오후 늦게부터야 김정일의 단독방북으로 가닥을 잡았다. 방중 목적에 대해서도 설이 분분하다.

어떤 이는 김정일이 식량지원이 급해서 갔다고 하고 다른 이는 작년 8월에 이어 중국의 창(창춘)-지(지린)-투(투먼) 개발에 숟가락을 얹으려는 의도라고도 한다. 북핵 6자회담과 권력승계문제를 중국에 인정받으려는 수순이라는 독특한 해설도 나온다. 그 몇 가지 재료를 버무려서 내놓는 전문가들의 해설과 전망 역시 어디까지 사실에 근거했는지 경계가 모호할 수밖에 없다.”

이어 김 부장은 “문제는 중요 정보를 독점하는 정부까지 혼동의 소용돌이에 함께 휘둘리고 있다는 데 있다”며 문제의 핵심을 짚었다. 김 부장은 최근에도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주창한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거론하며 “(늦어도 2015년을 넘겨 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됐던) 그런 그가 하루 1000㎞를 주파하면서 대륙을 누비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부장은 미국이 이번 주 로버트 킹 인권특사를 북한에 보내는 것을 예로 들며, 물음표가 많아지는 북한에 “적극적인 상대(相對)를 시도하는” 미국과 달리 여전히 ‘북한 망국론’을 펼치는 한국 외교가를 대조한다.

   
  ▲23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은 사설<‘김정은 단독 방중’ 오보 파동의 교훈>에서 “북한 권력 핵심인 김정일·김정은 부자의 해외 방문 같은 동선(動線)은 한반도의 상황 관리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문제는 이런 중요한 정보가 자주 먹통이 된다는 점”이라며 이번 오보의 책임 문제를 거론했다.

중앙은 이 먹통 정보의 책임론을 국정원에 제기했다. 중앙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전문적인 대북 정보라인의 상당수가 와해돼 대북 정보력이 취약한 상태라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현 정부 들어 리비아 파견 정보원의 노출 사건이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파동 같은 일도 정보기관의 정보 수집 능력에 의문을 추가하는 사례다. 국정원 지도부에 정보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의 ‘반값 등록금’ 방안을 두고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는 우선 예산. 적어도 2조5000억 원의 예산이 추산된다. 여당 내에선 “포퓰리즘”이라는 반발도 제기되고 있고, 민주당도 “총선, 대선용”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여당의 ‘진정성’이 도마에 오르는 상황이다.

특히 이른바 보수 언론이라고 지칭되는 신문들이 발끈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23일자 조선일보 8면.

조선은 익명의 친이계 재선의원이 “민주당 정책을 그대로 옮긴 ‘반값 등록금’이 그리 급한 일이냐. 전형적인 ‘표(票)퓰리즘’”이라고 말한 것을 기사 제목으로 뽑아, 8면 머리 기사 <여, 무상․반값 등록금 추진…재원 대책 없는 ‘표퓰리즘’>을 보도했다.

조선은 사설 <등록금 반값․무료 경쟁과 교육의 미래>에서 한나라당의 최근 행보를 “내년 총선․대선에서 등록금 문제로 표를 끌어모으려는 정치 계산 때문”이라며 “득표 수단 차원에서 (등록금 문제를) 결정할 일이 아니다. 그러다간 나라가 결딴난다”고 제동을 걸었다.

동아는 더욱 분명하게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동아는 사설 <등록금 인하, 대학 모델부터 정하고 논의하라>에서 “‘반값등록금’이 실현되면 대학 진학률이 더 높아지고 청년 실업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고등교육은 수요자 스스로 선택하고 부담하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일보는 이번 여당의 ‘반값 등록금’ 방안을 <여 신주류, ‘반값 등록금’으로 친서민정책 시리즈 시동>(5면 기사)이라고 제목을 뽑아 극찬하는 듯한 논조를 보이기도 했다. 경향과 한겨레는 이날 관련 사설을 싣지 않았다.

   
  ▲23일자 동아일보 3면.

‘미군기지 고엽제’에 대한 한미 공동조사에 대해 동아가 1면에 두 개의 기사를 싣는 등 적극적인 보도를 했다. 동아는 1면 기사 <“DMZ 등서 추가로 반입 최소한 500드럼 묻었다”>에서 고엽제를 매립했다고 폭로한 전 주한미군 병사 스티브 하우스씨 전화 인터뷰를 전했다. 하우스씨는 애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양인 500드럼을 묻은 사실을 전하며, 당시 트럭 운전병이 미 공군복을 입고 있는 것을 목격했고 고엽제 매립은 1979년 1월말까지 이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아일보 윤상호 정치부 기자는 3면 기자 칼럼 <반미 정서 걱정? 철저한 진상규명이 답이다>에서 “…진상규명 여론이 거세질 경우 ‘고엽제 파문’은 전체 미군기지로 확산될 수 있다”며 “한미 양국은 이번 사태를 한미관계의 중대 위기로 인식하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자 경향신문 3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관련 기사도 주요 언론에 소개됐다. 경향은 3~6면에 걸쳐 노무현 서거 2주기 추모 기사를 전해, 9개 종합 일간지 중 가장 많은 보도를 했다.

경향은 3면 인터뷰 ‘김제동의 똑똑똑’을 통해 방송인 김제동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인터뷰를 전했다. 김제동은 “나는 이젠 ‘슬픈 노무현’은 보내드리고 ‘기쁜 노무현’을 맞이하고 싶었다”라고 말했고, 문재인은 “야권통합과 시민사회운동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외에도 금명간 출간될 ‘문재인의 운명’ 책 이야기 등이 소개돼 눈길을 끄는 인터뷰다.

한겨레는 4면 인터뷰 기사 <“노무현식 야권연대는 게임룰 지키고 승복하는 것”>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광재 전 강원도 지사 인터뷰를 전했다.

대선에서의 야권 연대에 대해 안희정 지사는 “(정당들이) 비토적인 태도로 움직이는 구조는 깨나가야 한다”고 말했고, 이광재 전 지사는 “(2002년보다) 훨씬 더 국민들의 참여가 높고 감동적인 후보 단일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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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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