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은 잘못된 정치, 반성과 성찰 필요
    새 정당, 자주 vs 평등 구도 변화될 것
        2011년 05월 24일 08: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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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6일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에서 3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자유, 평등, 자주, 평화, 생태 등 다양한 진보적 가치를 구현하는 대안사회를 건설하며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한반도 비핵평화체제를 실현하는 진보정당을 건설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20대 정책과제도 발표했다. 큰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제 5월 말에 4차 합의문 마련, 6월 중에는 각 조직의 동의 절차를 예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핵심 쟁점이 다뤄지기 때문에 최종 합의가 어떤 수준으로 어느 범위에서 나올지 그리고 각 조직의 동의 절차에 들어가면 최종 승인이 이루어질지 아직은 미지수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9월까지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지도자들의 강한 의지가 필요한 시기이며, 각자 자신의 신념과 노선을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대중의 염원을 우선하는 정치를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아울러 아래로부터 넓게 대중적 참여운동을 벌여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가기 위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야 한다.

    대중 동의 이끌어 내지 못한 정치 반성해야

    2008년 분당 이후 진보정당이 ‘왜 분당했는지’ 대중으로부터 계속 질문을 받아 왔다. 주체들에게는 분당에 이르는 과정과 이유가 존재하지만 어떻게 해서 그 차이가 당내에서 논쟁과 합의로 해결되지 못하고 ‘분당’으로 이어졌는지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분당 이후 3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도 대중은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 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진보정치 세력 간에 차이만 부각시키고 대의를 위해 합의할 줄 모르는 잘못된 정치에 솔직한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 그 전제 위에 대중과 호흡하면서 그들의 삶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대중정치의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 그 출발은 ‘크게 하나가 되라’는 대중의 요구에 답하는 것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다.

    또한 진보진영 내부에는 가치와 노선의 차이와 함께 ‘내상’, 즉 ‘불신’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나간 것을 후회하게 해주마’, ‘반드시 이겨서 우리가 옳았음을 증명하마’ 어찌 보면 상호 불신과 배제적인 경쟁의식이 더 큰 차이를 낳고 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솔직한 반성적 성찰이야말로 진보정치 세력에 내재하고 있는 상호 불신과 신뢰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요컨대 새 진보정당 건설 과정은 진보정치 주체들 간의 상호 신뢰를 회복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북한 문제와 당내 민주주의 합의점 찾아야

    진보정당 일각의 일방적인 북한 옹호 ‘편향적인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동의하지 않는다. 대중의 정치적 상식에 위배되고 한국 진보운동의 자주적 관점에서도 문제이기 때문에 분명히 비판받아야 한다. 동시에 일부 편향적인 일탈행위가 아니라 전체를 ‘종북’으로 낙인찍은 것도 진보세력의 분열과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에서 이제는 털고 넘어가야 한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상호간의 인정과 더불어 비판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에 대한 인정과 비판은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 북한의 주권과 체제를 존중해주면서도 잘못된 북한의 모습에 진보적 시각으로 당연히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대북문제에 대한 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게 되면 정치의 영역에서 더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수파의 패권주의는 스스로 정당성 없는 리더십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반면 당의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방향에서 비판적 문제 제기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분파적 이익을 위한 문제 제기는 당을 무정부 상태로 만든다. 즉 다수파의 패권주의와 함께 써클적인 분파주의도 함께 해소해 나가야 한다.

    정당 민주주의란 리더십과 이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공존함으로써 튼튼해진다. 이를 통해 당 전체를 대표할 훌륭한 리더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분파적 이익을 넘어서는 전당적 결속도 강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다수파가 정당한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고, 소수파가 정치적 책임성에 기반을 둔 비판과 실천을 통해 ‘다수파’가 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1인 1표제 등)와 운영원리(합의정신 존중 등)를 만들어 나가야한다.

    새로운 대중적 힘과 흐름을 만들어야

    새로운 진보정당의 창당 과정은 진보정당들의 현재 모습에 실망하고 있는 실질적, 잠재적 지지자들의 마음을 결집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금 진보적 대중들은 진보진영의 통합과 혁신을 바라면서도 ‘통합이 되겠어?’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층의 정치 협상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통합과 혁신을 바라는 기존 진보정치 주체들의 힘을 모아내는 것은 물론 새로운 진보정당의 당원들이 될 진보적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조직적 수단이 필요하다. 이런 열망의 표현이 ‘진보의 합창’이라고 생각한다.

    ‘진보의 합창’은 진보통합 과정을 응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진보의 통합과 혁신을 바라는 대중들의 바람과 일치시키는 역할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이는 정권 교체의 열망을 한국 정치와 한국 사회의 실질적 변화로 이뤄낼 수 있는 진보정당 건설로 결집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2012 선거전략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제1의 전략이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2012년 총선 정국을 주도적으로 돌파하기 위한 강력한 조직적 무기가 될 것이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2012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진보정당이 한국 정치의 신주류로 도약하고 수권정당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진보적 가치와 정책을 중심으로 야권연대를 추진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지난 4.27 재보선과 직후의 한-EU FTA 비준은 ‘가치와 정책을 기준으로 하는 야권연대’의 중요성을 다시 알려주었다. 보수파에 맞서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보세력의 힘을 극대화하여 자유주의 정당이 진보적인 가치와 정책을 수용하도록 압박하여 가치와 정책의 단일화도 이루어 내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는 대중적 관심 속에서 진보적 가치와 정책이 합의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진보정당의 후보가 반보수 진영의 단일후보가 되도록 진보진영의 정치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변화의 열망을 자유주의 세력이 독점하는 것으로 귀결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즉 가치와 정책을 전제하지 않는 ‘일방적인 야권연대’의 쓰나미에 진보정당이 휩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유주의 정당의 기득권과 여론 주도성에 의존하여 ‘당선 가능성만‘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수도권에서 소수의 진보정당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진보정당 후보들은 링에도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선 전략에 대해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 된다는 방식으로 논의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 진보정당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진보적 정권 교체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모두 열어두어야 한다.

       
      ▲필자.

    대선 정국에서 자유주의 세력과 진보적 가치와 정책을 기준으로 정치연합이 성사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질적인 국정 우선 과제로 만들어내고, 이를 실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보정당이 당당히 권력 분점을 요구하는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진보진영의 독자적인 대선후보를 앞장세워 낮은 수준의 정책연합 단일화든, 연립정부 단일화든, 끝까지 완주하든 어느 것이 진보정당이 수권정당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이 판단은 새로운 진보정당의 주인인 당원들의 토론과 논쟁 속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끝으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은 그 자체가 변화이다. 따라서 새로운 진보정당의 내부 흐름도 변화할 것이다. 지난 시기 ‘자주파 vs 평등파’, ‘NL 대 PD’ 등과 같은 이분법의 구도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흐름을 형성해야 한다. 동시에 자꾸 쪼개서 좌우로 구별정립하기보다 다양한 흐름의 통합력을 높여 정치의 ‘신주류’로 어떻게 나설 것인지 모두가 고민할 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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