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동결, 중앙협약 타임오프 적용?”
        2011년 05월 18일 09: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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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조합 농락하는 거냐?”, “제시안 같은 제시안을 내야 검토를 할 것 아니냐?”
    얼굴이 붉게 변한 금속노조 교섭위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화가 난 한 노조 교섭위원은 사측 제시안 복사본을 구겨서 던져버렸다. 17일 낮 2시 대전 유성 경하장에서 열린 4차 중앙교섭 분위기는 지난 3차까지와는 달랐다.

       
      ▲이기만 경기지부장이 사측이 노조 활동을 인정하지 않는 안을 던졌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사진=신동준)
     

    이날 교섭이 이렇게 격화된 이유는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금속산업최저임금 동결 내용을 포함한 안을 노조에 제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사측은 기존 금속산별협약에 보장된 대의원, 중앙의원, 감사위원, 선거관리위원 활동시간에 대해 타임오프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의 개정 요구안도 내놔 노측을 분노케 했다. 그간 노조가 교섭에서 사측의 요구안을 다룰 수 없다며 반송하자, 노측 요구안에 대한 제시안에 덧붙여 제출하는 편법을 쓴 것이다.

       
      ▲박유기 위원장이 “사용자협의회의 제시안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반려하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신동준) 

    사측은 노조 5대 요구에 대해 △금속산업 최저임금 시급 4천4백원 적용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요구 수용 불가 △2년 이상 사용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있는 부서에서 인원충원이 필요한 경우 결격사유가 없는 한 정규직 전환 노력 △노사협의회를 통해 발암물질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고 쾌적한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 마련 △금속노사공동위 실노동시간 단축소위 결정에 따라 노동시간 단축과 교대제 변경 등의 입장을 전달했다.

    노조 5대 요구에 대해 사실상 수용하지 않거나 실질적 효력이 없는 두루뭉술한 내용으로 합의하자는 것이다. 사측은 또한 이날 산별협약 개정요구안에 금속노조를 유일교섭 단체로 인정할 것을 보장하는 금속산별협약 3조에서 ‘유일한’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요구안에 대한 사측 제시안과 마찬가지로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에 금속노조를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측은 대의원, 중앙위원, 감사위원, 선거관리위원의 활동시간을 보장한 산별협약 6, 7, 8조에 ‘타임오프의 범위내에서 보장’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도록 하는 개정안도 제출했다. 산별협약에서 전임자 활동뿐 아니라 조합 활동 전반에 걸쳐 타임오프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교섭 현장 모습(사진=신동준) 

    박유기 금속노조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타임오프 문제로 온 사업장이 홍역을 치렀다”며 “올해 사측이 이런 안을 제시하는 것은 현장을 다시 뒤집어 엎어보자는 의도이며 노조와 다시 한 번 싸워보자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이미 노조가 개악노조법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사측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산별협약을 개악시키고자 한다면 더 이상 정상적인 교섭 어렵다”며 교섭을 마치자고 제안했다.

    이날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과 협약 개정요구안이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 원본 그대로 다시 봉투에 넣어 사측에 반려했다. 신쌍식 사측 교섭대표는 “노조가 우리가 생각하지 않는 내용까지 왜곡해서 이해하고 있는 듯 하다”며 “실무적으로 더 얘기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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