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부라면 정파 말고 조합원 대변하라"
        2011년 05월 17일 10: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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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파견 노동자 정규직화 요구 투쟁이 지난 해 25일 간 점거파업을 벌였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공장 점거가 해제된 후 정체된 상태다. 

    불법파견 판정이 대법원으로부터 버젓이 살아 있고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의 정당성이 국민들로부터 인정되어 있음에도 어떠한 후속 투쟁을 벌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 집행부가 사퇴한 이후 새 지도부가 구성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본다.

       
      ▲지난 해 울산 공장 투쟁 모습.(사진=레디앙) 

    정파보다 조합원에 귀 기울여야

    첫째는 비정규직 3지회가 사안마다 단일한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지회는 엄밀히 보면 처지와 조건이 같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다. 그러함에도 단일한 입장을 내지 못하는 것은 3지회 집행부의 성향이 다른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3지회 집행부가 조합원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서로 정파적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회의 때 자기 조합원들의 의견보다는 정파적 입장을 들고 나오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그토록 열망하는 단일한 입장을 도출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3지회 집행부는 정파적 이해보다는 조합원들의 의견을 더 많이 수렴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지회 대표는 자기 입장을 지회 회의 때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대의원들을 통한 조합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거기에 자기 입장만 고집하는 이기주의를 벗어나 다른 지회의 입장도 경청하는 동지애를 가져야 한다.

    비정규직, 정규직을 뛰어 넘어야

    둘째는 정규직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정규직의 연대는 정말 중요하다. 그렇지만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받을 수 없는 안이 제시될 때, 당당하게 거부할 수 있는 주체성이 필요하다. 정규직과의 갈라섬이 두려워 말도 안 되는 안을 받을 수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비정규직 주체들이 자기 입장을 분명히 하고 당당하게 정규직 집행부에게 요구하고 투쟁한다면 정규직 집행부도 같은 금속노조 동지로서 어떻게 할 수 없지 않을까? 정규직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든지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점거농성 과정에서, 그 뒤에 교섭과정에서 드러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견은 이번 불법파견 투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규직지부의 요구가 비정규직 3지회의 결정적 분열의 원인이 되어 버린 꼴이었다. 그러함에도 3지회의 일부 지회가 계속해서 정규직지부와 같이 가야 한다는 이유로 정규직 지부의 안에 동의하면서 사측의 갈라치기 전략이 먹혀 들어간 것이다.

    이제는 정규직과 같이 가야한다는 것만으로 3지회가 분열되는 안은 단호히 거부해야 하며 정규직의 요구에 비정규직이 흔들리기보다는 비정규직 3지회가 단일한 입장으로 정규직 지부에 요구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 불법파견 투쟁을 비정규직들이 주체적으로 진행하고 마침내 승리하는 길이 될 것이다.

    조직력 살아있는 전주가 나서야

    셋째는 전주지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징계 문제에 있어서 전주지회는 조삼모사였다. 현대차 사측이 아산과 울산의 징계를 하면서도 전주에 대한 징계를 유보했던 것은 3지회를 갈라치기 하고 2차 투쟁을 하지 못하게 하는 사측의 전략이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다 신규채용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사측은 비정규직 3지회를 갈라놓는데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사측이 어쩔 수 없이 전주지회에 징계를 강행하고, 신규채용 문제를 전주지회에서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3지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울산과 아산 동지들이 징계국면에서 탄압받을 때, 전주에서 별다른 연대를 보여주지 못한 것을 만회해야 한다.

    아니 사실상 실제 파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전주가 2차 투쟁의 선봉에 나서야 한다. 사측이 전주의 징계규모를 축소하면서 투쟁의 고삐를 늦추려 할 것이다. 여기에 전주지회가 안이하게 대응한다면 다시 또 2차 투쟁에 대한 희망은 사라질 것이다.

    이번 불법파견 투쟁은 정규직화 쟁취가 목표였지 징계최소화가 목표가 아님을 우리 모두가 다 알지 않는가?

    2차 파업 일정 결정하고 투쟁 조직해야

    마지막으로 비정규직 3지회는 2차 투쟁의 일정을 확정해야 한다. 점거농성 해제 이후 3지회는 말로만 2차 투쟁을 외쳐왔었다. 지난 번 합동간부 수련회 때 2차 투쟁의 일정을 확정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확정짓지 못했다.

    울산의 집행부 구성 문제가 일정 부분 있었지만 언제까지 늦추고 갈 일은 아니다. 이미 금속노조와 정규직지부가 임·단협 투쟁에 들어가고 나면 비정규직 투쟁은 어느 틈새에도 끼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지나가 버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보내왔던 국민적 지지마저 사라지고 실제 불법파견 투쟁이 좌초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는 5월 22일이면 지난 7.22 대법원 판결 10개월, 300일이다. 25일 점거파업 이후 이렇다 할 투쟁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원 판결 300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특히 잔인한 현대차 자본이 울산, 아산, 전주에서 1천명이 넘는 조합원들을 징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을 알리는 여론화에서부터,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공장에서 동시에 집회를 열고 싸움을 만들어내야 한다.

    특히 전주공장이 중요하다. 실제 파업을 할 수 있는 전주공장에서 징계를 계기로 위력적인 투쟁을 전개한다면, 주저앉아있는 울산과 아산 동지들에게 큰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2006년 30일 점거파업을 전개했던 과거 전주지회 동지들의 자신감으로 2차 투쟁의 깃발을 올려야 한다. 최소한 비정규직 3지회는 대법원 판결 300일을 맞아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7.22 대법원 판결 1년 내에 2차 파업으로

    오는 7월 22일은 대법원 판결 1년이다. 굳이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가 2차 투쟁 일정을 못 박지 않는다 해도 이 시점에 2차 투쟁을 벌여야만 한다. 이건 비정규직 3지회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렇게 해야만 되게 되어 있다.

    비정규직 3지회는 이 시점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현장을 조직해 나가야 한다. 단 한 번의 기회라고, 마지막이라고 우리 스스로 이야기하며 투쟁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은 금속노조 내에서 만이 아니라 전 국민을 넘어 국제적으로도 관심이 많은 투쟁이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신자유주의 시대 전 세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당차게 조직하고 2차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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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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