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모호한 발언 수습에 1조7천억원
    2011년 05월 17일 09: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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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가 우여곡절 끝에 대전 대덕지구로 확정됐지만, 만만찮은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 과학계, 각 지역 등 누구 하나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없다. 불만의 이유는 청와대 국정컨트롤 타워 기능의 부재 때문이다.

주요 국책사업을 결정하는 데 필수적인 타당성 객관성 합리성은 보이지 않고 ‘정치 논리’에 따라 짜깁기된 결정내용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2월 1일 <대통령과의 대화>가 논란의 발단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사회자가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의 과학벨트 대선공약에 대해 묻자 "거기에 얽매이는 것은 아니고 공약집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유세에서는 충청도에서 표를 얻으려고 제가 관심이 많았겠죠. 이것은 국가 백년대계니까 과학자들이 모여서 과학자들 입장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월 1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국정현안에 대해 말했다. ⓒ사진출처-청와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모호한 언급으로 충청권 과학벨트 조성 계획 백지화 논란이 불거졌고, 다른 지역에서는 우리도 유치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부풀게 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당시 발언이 가져온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정부가 과학벨트 입지를 발표하면서 예정에 없던 1조 7000억 원의 예산이 추가됐고, 과학벨트 거점지구에서 탈락한 지역 무마용으로 활용됐지만, 정작 해당 지역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다음은 17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박재완, 상장 후 10배 수익>
국민일보 <국가비전 대신 갈등만 키웠다>
동아일보 <국민부담 늘린 ‘지역 나눠주기’>
서울신문 <인프라 갖춘 대덕 "OK">
세계일보 <흐트러진 국정 다잡는다>
조선일보 <감사원 ‘저축은 부실’ 1년 전 대통령에 보고>
중앙일보 <3색 신호등 조현오, 접다>
한겨레 <다스, 김경준한테 140억 돌려받았다>
한국일보 <‘왕차관’ 물러난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6일 “과학벨트 거점지구 입지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신곡․둔곡 지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덕지구에는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서게 된다.

거점지구를 산업 금융 교육 연구 분야에서 뒷받침해줄 기능지구로는 충북 청원(오송 오창), 충남 연기(세종시), 충남 천안 등 3곳이 선정됐다. 기초과학연구원의 50개 연구단 중 25개는 대덕연구단지에 조성되지만, 나머지 25곳은 대구 광주 울산 포항 등 다른 지역에 조성된다.

정부가 대전 대덕지구를 과학벨트 입지로 선정했지만, 문제점은 하나 둘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뒤집는 모습을 보이면서 충청권이 반발했고, 다른 지역들은 우리가 과학벨트를 유치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 속에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국민일보 "수조원 국책사업 지역갈등만 키웠다"

   
  ▲국민일보 5월 17일자 1면. 

하지만 결과는 당초 예상한 그대로였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모호한 입장 때문에 괜한 지역갈등을 자초한 셈이다. 과학벨트 입지를 특정 지역으로 선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벨트를 조성하는 목적과 이번에 정부가 확정한 내용이 실질적으로 ‘과학 한국’의 기틀을 다지는 내용인가에 대한 평가이다.

국민일보는 17일자 1면 <국가비전 대신 갈등만 키웠다>라는 기사에서 “수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들이 국가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지역갈등만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서 예산은 당초 예상보다 1조 7000억 원이나 늘어난 5조 2000억 원이었다.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이 왜 늘어났는지, 늘어난 예산은 과연 타당한 결정이었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동아일보 "국민혈세 1조 7000억 민심달래기 추가 투입"

   
  ▲동아일보 5월 17일자 1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1면 기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어설픈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질타한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과학벨트 문제를 슬기롭게 처리하지 못하면서 국민 혈세 1조 7000억 원이 ‘지역민심 달래기’ 용도로 추가 투입되는 것은 큰 문제라는 비판이다.

동아일보는 <국민부담 늘린 ‘지역 나눠주기’>라는 1면 머리기사에서 "(정부가) 당초 사업비 3조 5000억 원에 1조 7000억 원을 추가한 5조 2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 곳을 선정하려던 방침을 바꿔 여러 곳의 과학벨트를 만들면서 예산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기초과학 육성이란 당초 목적은 뒷전으로 밀린 채 지역별 과학예산 갈라먹기 싸움판이 돼버리면서 지역갈등 증폭 등 후폭풍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 "갑자기 늘어난 1조 7000억"

   
  ▲조선일보 5월 17일자 1면 

조선일보도 1면 <갑자기 늘어난 1조 7000억>이라는 기사에서 “유력한 경쟁지였던 광주와 대구경북에도 6000억원과 1조5000억원씩을 배분해 ‘과학벨트 분산 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과학벨트위 위원들도 ‘당초 3조5000억원의 예산이 1조 7000억원이 늘어난 5조2000억원이 된 것도 이날 회의에서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2면 <증액예산 대부분 경북·광주 집중 ‘나눠먹기 벨트’>라는 기사에서 “정부는 2017년까지 과학벨트 사업에 총 5조 2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2009년 수립된 과학벨트 종합계획에서 제안한 3조 5000억 원보다 1조 7000억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기능지구와 중이온 가속기에 지원되는 금액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예산이 경북과 광주에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경북과 광주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천문학적 예산이 증액됐다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부가 과학벨트 입지로 선정된 충청권을 제외한 지역에 연구단 절반을 배분하기로 하면서 예산안이 대폭 늘어났다. 서울신문은 1면 기사에서 “증가 예산 대부분은 경북권과 광주 캠퍼스에 투자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과학계 실망스럽다는 반응"

   
  ▲한국일보 5월 17일자 3면.

과학벨트 분산배치 논란을 자초한 이러한 결정은 타당한 것이었을까. 과학계 평가는 회의적이다. 조선일보는 4면 <탈락지역에 사실상 분원…연구효율성보다 지역 달래기>라는 기사에서 “과학벨트의 목적인 최고 수준 연구자들의 네트워크가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는 과학벨트의 연구효율성과 성과의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과학계 일부에서 ‘과학벨트가 본연의 의미를 잃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도 3면 <"과학계 공감대 부족…연구방향·인력·재원확보 모호" 우려도>라는 기사에서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50개 연구단이 구체적으로 무슨 연구를 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연구단을 지역적으로 먼저 배분한 데 대해 과학계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기초과학 육성이라는 본래 취지보다 입지 선정으로 인한 지역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양새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삼각벨트’ 된 과학벨트, 소기의 성과 내려면>이라는 사설에서 “거점지구에서 탈락한 지역의 반발을 무마하려고 정치적 결정을 하는 바람에 사실상 ‘삼각벨트’가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 구체적인 비전이나 계획 없이 예산만 잔뜩 늘었다”면서 “연구단을 여기저기로 쪼갠 데다 신흥대학이 대부분이어서 우수한 인재들이 안 올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한겨레 "정치결정 때문에 사실상 삼각벨트"

   
  ▲한겨레 5월 17일자 사설. 

정부는 지역달래기 용으로 늘어난 예산 대부분을 경북과 광주 지역에 투입한다는 계획이지만 거점지구에서 탈락한 해당 지역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5면 <영.호남 "법적 대응" 격앙…’충청’ 빼고 전국이 들끓는다>라는 기사에서 “과학벨트 유치를 위해 힘을 모았던 경북·울산·대구는 반정부 투쟁을 예고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단식과 삭발, 혈서 쓰기 등도 마다하지 않았던 경북과 포항, 경주, 구미는 법적대응은 물론 원전폐쇄와 방폐장 건설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3면 <신뢰·일관성 잃고 비전 실종…남은 건 ‘갈등’ 뿐>이라는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환원된 셈이지만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후유증은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정부는 대선공약에 대한 신뢰와 국책사업 결정 과정의 일관성을 잃어버렸고,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이명박 대통령, 상황에 따라 말을 바꿨다"

   
  ▲경향신문 5월 17일자 사설. 

무엇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 전개됐는지 ‘복기’가 필요한 대목이다. 언론의 지적에 청와대가 경청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후폭풍은 예고된 인재다. 과학벨트 문제는 세종시 백지화에 화풀이하듯이 원점 재검토 운운해서 너도나도 유치전에 뛰어들게 했다…청와대는 주요 정책의 최종 조정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 만큼 국정의 중심은 청와대다. 후유증을 조기 수습하려면 국정 최고책임자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서울신문 5월 17일자 사설

“이 대통령은 신뢰를 쌓는대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면서 불신을 쌓아갔다. 그 결과 목소리를 높이면 사업을 따올 수 있다는 불필요한 기대감을 심어주었고 이는 각 지역이 정부 결정을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이 되었다.” -경향신문 5월 17일자 사설

“결국 상처만 남았다. 이렇게 뻔한 결론을 위해 왜 그리 머나먼 길을 돌아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사실 따지고 보면 과학벨트는 이렇게 온 나라가 홍역을 앓을 사안이 아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뒤 원칙대로 전문가 집단인 과학계의 의견을 수용해 입지를 결정하면 될 일이었다.” -중앙일보 5월 17일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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