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당선, 야권연대 앞날은?
    2011년 05월 13일 05: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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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민주당의 원내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18대 국회 마지막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진표 의원은 다가오는 2012년 총선까지 민주당을 이끌게 된다는 점에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 끌어가는 당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통 경제관료들의 당?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형태의 야권연대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진표 원내대표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대해 진보진영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결과를 두고 우선 관심 가는 대목은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 모두 수도권, 경기도에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수도권 원내대표를 통한 전국정당론”을 주장해온 만큼, 민주당의 탈호남화가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진표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되자 손학규 대표가 꽃다발을 전해주고 있다.(사진=민주당) 

여기에 한나라당도 수도권 출신의 황우여 원내대표(인천 연수)를 선출한 것도 민주당의 표심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불과 1표 차로 신승한 김진표 원내대표 당선에는 수도권 출신 의원들의 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의 당내 선거 과정과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야권연대 전망은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김진표 원내 대표 체제가 야권연대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진표 대표와 그에게 1표 차로 석패한 강봉균 의원 모두 오랜 동안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이들은 민주당의 보수와 우익을 튼튼하게 담지하고 있는 인사들이다. 

민주당 보수적 실체 보여준 선거

이들은 한미FTA 비준  반대와 진보진영의 핵심 요구 가운데 하나인 비정규직 관련법 개정 내용 등 구체적 수준에서 ‘정책 합의’를 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은 인사들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것이 민주당의 뿌리 깊은 보수적 실체이기도 하다.

물론 이번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노선 경쟁의 산물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고, 원내 대표 한 명이 당의 방향을 좌우하는 것도 아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당내 각 계파들의 다양한 정치적 이해 관계 셈법이 만들어낸 작품인 것은 사실이지만, 당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민주당 ‘좌클릭’과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사람들이라는 점은, 민주당의 언술과 실체의 괴리라는 차원에서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김진표 대표는 국민참여당과의 합당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한 바 있지만 진보정당과는 선을 그어왔다. 그는 6월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한미FTA와 관련해서도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안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지만, FTA 자체에는 찬성한다. 이 역시 다수 민주당 의원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이번 한-EU FTA 처리 과정에서도 이런 모습은 드러났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에 대해 “참여정부 때는 어느 정도 이익의 균형을 맞췄다”고 말해 진보진영과 비판적 시민사회와는 분명한 시각 차이를 보여줬다. 최근 한-EU FTA 처리 등의 문제를 두고 노선논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소속 의원들의 정체성과 노선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셈이다.

"아파트 원가공개가 사회주의라던 사람"

한편 진보양당 관계자들은 개혁 노선을 주장한 유선호 의원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채 패배하고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김진표, 강봉균 의원이 선전한 사실을 눈여겨 보고 있다. 민주당의 ‘우클릭’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과 함께, 한나라당이 지도부 교체로 ‘좌클릭’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고, 복지 담론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민주당이 쉽게 ‘우향우’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공식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권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총선을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중요한 시기에, 제1야당 신임 원내대표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며 “특히 이명박 정권 거수기 역할을 자처하는 한나라당에 맞서 흔들림이 없어야 하며, 야권연대 또한 제1야당인 민주당이 앞서 이끌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은 공식논평을 통해 “사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참여정부 시절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을 지내면서 친 대기업 및 교육시장화 정책 기조의 중심에 있어 적잖은 우려가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취임 일성으로 ‘민생을 챙기는 원내대표’를 말한 만큼, 친서민 친노동 정책을 다른 야당들과 협력해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박철한 진보신당 정책실장은 “손학규 대표 당선 이후에 민주당이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는 기회였는데 관료 출신으로 구 집권당 시절의 보수적 인물을 선출했다는데 시대적 흐름과 민주당이 같이 가는지 의문”이라며 “특히 김진표 신임 원내대표는 참여정부 당시 아파트 원가 공개에 ‘사회주의’라는 상식 이하의 표현을 쓰며 ‘죽어도 못한다’고까지 발언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내부가 이런 식의 분위기라면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한나라당은 위기상황에 대해 이런 저런 백가쟁명식의 논쟁들과 대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민주당의 이번 원내대표 경선 과정은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이 드러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진표 "야권 정책거리 좁히고 공동투쟁할 것"

반면 이의엽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은 “6월 한미FTA 비준안이 상정키로 되어 있는데 정책합의문에는 한미FTA 재협상안에 대해서는 ‘폐기’로 명문화가 되어 있다”며 “얼마 전에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의원들 전원도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안을 저지하고 반대해야 한다고 되어 있어 한미FTA 공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결과가 야권연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지금 단정하기 어렵다”며 “다만 이번 한-EU FTA 처리과정에서 정책연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 만큼 민주당도 나름의 준비를 해서 응하지 않겠냐는 예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은 중산층과 서민의 벗이 되기 위한 정당,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내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EU FTA로 벌어진 야권연대에 대해 “과정에서 충실한 협의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앞으로 그런 문제들은 야4당이 긴밀히 협의하면서 내가 낮은 자세로 다른 야당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 거리를 최소한으로 좁혀 공동투쟁하도록 할 것”이라며 “야4당 의석수를 다 합쳐도 한나라당 의석수의 60~70%로, 그 정치적 현실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가 힘을 합해야 중산층 서민삶 개선하기 위한 야4당 모두의 요구를 최대한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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