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직전으로 돌아간 2010년
중미 야합, 한반도 영구분단 가능성
    2011년 05월 09일 12:09 오전

Print Friendly

민교협, 교수노조, 학단협 등 진보교수 3단체는 최근 합동으로 새 책 『독단과 퇴행: 이명박 정부 3년 백서』(메이데이)를 발간했다. 이 책에서 진보적인 교수 18인은 이명박 정권의 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이명박 정권은 정치, 경제, 사회문화, 통일, 환경 모든 면에서 위기의 극점에 이르러, 남북 전쟁위기, 더블딥과 금융위기, 양극화 심화로 인한 가족과 사회 해체, 4대강 지역의 홍수 위험성 및 원전의 안전 사고 가능성 증대 등 여러 재앙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으나, 언론과 인터넷이 통제되고 소통을 거부한 채 아집과 독선을 일삼은 MB와 그 추종 세력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어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조차 없다고 지적한다.

이 책의 공저자들은 사회적 담론을 생산하여 여론을 조성하고, 진보적 이념과 정책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이번 책을 펴냈다고 밝히고 있다.

<레디앙>은 이 책의 공저자들이 자신이 집필을 맡은 부분을 요약한 글을 16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6·25전쟁 시대로 되돌아간 2010년

대한민국이 수립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1948년 9월 11일 내무장관 윤치영은 미군 주둔을 요청하면서 “남조선군을 훈련하여 2주일 이내로 전 북조선을 점령케 하고 이를 위해서는 14만 명의 군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1월 20일 국무총리 이범석은 "미국은 조만간 소군과 일전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했고, 한민당 선전부장 함상훈은 “외교와 무력에 의한 통일”(『민원』 1949년 2월호)에서 “동족상잔이 어떻고 정치적 해결이 어떻고 해도 이 길밖에는 없는 것을 내하오… 군사적으로도 제3차대전이란 국제적 관계성을 가지고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했다. 이들은 신생국가 대한민국의 전략 목표를 전쟁을 통한, 그것도 외세인 미국을 끌어들인, 전쟁통일을 노골화하고 있었다.

60여년이 지난 작년 5·24천안함 사건화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위의 함상훈과 윤치영같이 이 땅에 제2의 6·25전쟁을, 그것도 똑같이 미국이라는 외세를 끌어들여, 다시 불러오는 듯 섬뜩함을 자아내었다. 천안함사고에 대한 정부의 공식 견해인 5·24조치를 바로 전쟁기념관에서 마치 선전포고하듯 발표하며 남북관계를 전면 단절시켰다.

그리고는 7월 25일부터 1976년 이후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해상기동 전쟁연습에 최신예 전투기 F-22랩터와 가공할 핵항모 조지워싱턴을 불러들이고 일본까지 끌어들였다. 이후 무려 10여 차례도 넘게 미국과 연합 또는 단독 군사훈련을 북한과 중국을 겨냥해 펼치고는 이는 지금도 계속 중이다.

중국은 이에 맞불 전쟁연습을 지속하면서 항공모함 킬러라는 DF-21C, 21D 미사일 개발을 공개했다. 이에 미 해군장성은 DF-21미사일로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할 경우 핵무기로 대응’하겠다고 응수했다(<홍콩문회보>, 10. 8. 13).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 사이 군사긴장 역시 최고조로 치달았다.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 

전국 규모의 한미 을지전쟁 연습을 끝낸 바로 다음 날인 8월 27일 MBC 텔레비전 9시 뉴스는 첫머리로 상상하기 힘든 전쟁연습 소식을 전했다. 곧 평소의 3배인 미군 3만 명이 동원돼 63일만에 평양을 점령하고, 북의 최고지도자를(김정일 국방위원장) 생포하고, 미군 주도로 북의 핵무기를 제거하고, 통일부와 경찰이 동원돼 흡수통일을 위한 북의 안정화를 시행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을 차단하는 전쟁연습을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것이다.

이 노골적이고 극단적인 소식에 권성철 쿠바주재 북한대사는 "워싱턴과 서울이 한반도에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려 할 경우 우리는 핵 억제력을 바탕으로 한 성전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보복 성전설로 대응했다. 이러한 남과 북의 막장식 협박이 오고가는 상황에서 연평도 포격전과 같은 국지전 발생은 시간 문제였다.

아니나 다를까 11월 23일 한미연합 호국훈련 가운데 연평도 포격전이라는 국지전이 터졌다. 이에 대한 남측이 보복 포격을 실시하던 12월 20일에는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가 비상근무에 들어가고, 유엔안보리가 소집되고, 전 세계가 전쟁발발이 임박했다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한반도는 화급한 전면전 전쟁위기로 빠져 들었다. 당일 북측이 맞대응을 자제해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남측은 이후에도 남한 단독 무력시위를 지속적으로 벌였다.

한반도에 어떠한 무력충돌이나 전쟁위험이라도 없애고 이를 미리 방지해야 하는 절대적 책무를 짊어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란 사람은 자기 본분을 지키기는커녕 “막대한 응징,” “군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11월23일) “가차 없는 대반격”(12월23일)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전쟁을 막을 수 없다”(12월27일) 등으로 마치 전쟁을 이미 결정한 듯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악화일로를 걷던 한반도 전쟁위기는 2011년 1월 19일 중미 정상회담을 고비로 숙으러지고 있지만 전쟁불씨는 여전하다.

대북 적대도발 정책과 무력불사 흡수통일론

이러한 국지전과 전면전 위기로까지 치닫게 했던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은 전형적인 도발적대 정책이다. 이명박은 인수위 시점부터 통일부를 외교부 산하로 편입하려 했다. 민족문제를 국제관계로 폄하하는 반민족적 발상이었다.

이에 기초한 대북정책 기조는 실용주의, 상호주의, 6․15와 10․4 선언 사문화, 북한인권 쟁점화, 한미군사동맹의 포괄전략동맹화, 비핵․개방3000 등이고, 그 본질은 북한붕괴론, 흡수통일론, 전쟁친화주의였다.

정권이 출범하자말자 합참의장이 대북 선제공격론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2008년 김정일 건강이상설이 등장하자 사실상의 무력흡수통일인 ‘북한 급변사태 대비계획’ 이라는 작전계획5029 실행 준비에 들어갔다.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김정일 비난 대북 삐라는 연속 살포되어 왔고, 군 주도의 대북 심리전이 계속되고 있다. 북의 2차 핵실험 이후 오바마 정권이 북미관계를 개선시키려는 기조를 띄자 ‘그랜드 바게인’이라는 딴지걸이로 한반도 평화협정 국면 가로막기에 나섰다. 6자회담 재개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딴지걸이와 가로막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 대북 도발적대 정책은 단순한 도발과 적대가 아니라 ‘북한죽이기’를 당위적인 것으로 설정해 무력으로라도 북을 흡수통일하겠다는 정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이미 미국 땅에서 직접 대북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자유민주주의 통일이라면서 흡수통일을 명확히 했다. 그리고는 6·16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의 통일문제를 외세인 미국과 함께 흡수통일로 공식화했다.

이들 흡수통일론, 선제공격론, 실질적인 주적론 부활,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연기, 급변사태 작전계획5029 실행 채비, 이를 뒷받침하는 한국형 5029인 부흥계획, 대북 군사전략의 ‘능동적 억제’로의 변환, 통일세, ‘평화·경제·민족 공동체’ 3단계 통일방안 (나중 3대 공동체통일구상으로 정정했음) 등은 북한정권의 생명권을 인정하지 않는 도발 중에도 최고 수준의 도발이고 한반도를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우려가 높은 정책이다.

차이메리카시대 평화와 통일의 길

지금 세계질서는 차이메리카라는 과도기적 이중권력체계 시대이다. 곧 미국의 군사·정치패권과 중국의 경제지도력이라는 권력분립 체계의 시대이다. 이 시대는 평화와 통일 및 민족자주를 위한 절호의 시대이면서도 동시에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 위기 절정의 시대, 곧 ‘이행위기’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 시대의 특성은 미국의 경제패권 상실과 군사패권 상존이라는 불균형의 이중권력분립체계에서 오는 불안정성이다. 이는 바로 중·미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닥치는 한반도에 2010년 그대로 투영됐다.

하나는 G-20회의였다. 여기서 미국은 중국에 환율절상을 강요했지만 2:18로 완패했다. 맹목적인 하위동맹자로 전락한 이명박 정부의 자발적 숭미주의 덕분에 미국은 겨우 영패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는 1985년 일본을 지금까지 수렁으로 빠뜨린 플라자합의를 강요했던 당시와는 달리 미국의 경제패권은 이제 상실됐음을 입증한 셈이다.

또 다른 하나는 5·24천안함 사건화로 조성된 한반도 전쟁 위기와 중·미간의 첨예한 군사대결이다. 비록 이중권력분립체계가 가진 중·미간의 상호 의존성이 작동하면서 2011년 초 중미정상회담으로 G-2체제의 과도기적 불안정성이 한반도에서는 일시적으로 해소되는 듯하다.

그러나 세계질서의 전환기에는 과도기적 불안정성이라는 ‘이행위기’가 발생 및 재발할 가능성이 높고, 그 불똥은, 이명박 정부와 같이 민족정체성이 반 푼어치도 없는 정권이 있는 한, 한반도로 튈 위험이 가장 높다.

이런데도 남쪽은 몰락해가는 운명에 저항하면서 발버둥치는 미국이라는 외세에 오매불망 하위동맹자 역할을 자행하고 있다. 북측은 중국이라는 떠오르는 외세에 안보와 경제가 의존되어가는 구조적 속박의 길로 내몰리는 것 같다.

작금의 한반도는 1620~40년대 명·청 세력 교체기에 자주역량을 발휘하던 광해군을 몰아내고 친명배금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에 몰입해 병자·정묘호란으로 삼전도 굴욕을 겪었던 망국적인 서인 집권의 인조시대를 연상케 한다.

지금은 한반도 분단, 냉전, 적대체제를 강요해왔던 미국이라는 외세가 쇠잔해지고, 새로운 대체권력인 중국 중심의 헤게모니적 다극체제는 아직 공고화되지 않는 전환기적 과도기다. 이 시기야말로 우리 남과 북이 자주역량을 펼쳐 우리의 생명권, 평화권, 통일권을 일구어 낼 평화통일 결정기이면서 동시에 과도기적 와중에 휩쓸려 전쟁위기 등이 정점에 이를 수 있는 민족위기의 시대이다. 또한 중·미 야합에 의해 한반도가 영구분단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이 역사적 갈림길에서 남과 북, 진보와 보수 등은 오로지 한반도 평화협정 등을 전진시켜 전자의 길인 평화통일의 길로 전력투구하고, 이행위기의 폭발이 한반도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 민족의 천명(天命)을 준수해야 할 때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