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석회의 당 대표간 공방, 험난한 길
        2011년 05월 03일 05: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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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가 난항에 빠진 가운데 안효상 사회당 대표가 3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의 연석회의 관련 발언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오는 6일 연석회의 대표자 회의에서 합의문 발표를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참여 주체들 간 이견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안효상, 이정희 대표 비판에 반박

    안효상 대표는 2일 이정희 대표가 사회당과 진보신당을 겨냥해 유감을 표명한 것과 관련 “혁신을 위한 충분한 논의가 되지 못한 상태에서 합의문을 내는 것은 길게 보아 새로운 진보정당의 기초를 부실하게 할 것이기 때문에 합의문 채택에 반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대표는 “이정희 대표는 다시금 ‘무조건 합의’를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가 보기에 이런 주장은 혁신을 통한 진보의 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반하는 무책임한 것으로, 또 다른 패권주의의 발로”라며 “합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3대 세습 등 북한 문제, 패권주의 등 당내 민주주의 문제, 2012년 양대 선거 방침 등에 대해 충분한 논의와 수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동당은 연석회의에 임하면서 여러 차례 과거에 대한 반성과 양보를 말했고, 그래서 우리는 이번이야말로 한국의 진보 정치 세력이 혁신되어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라고, 연석회의에서 민주노동당이 취한 태도는 중요한 쟁점에 대한 무시와 회피”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며칠 있으면 연기된 연석회의가 다시 열리는데 이정희 대표의 모두 발언을 보면 연석회의가 제대로 열릴지 의심스럽다”며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내용 없는 통합, 과거로 돌아가는 통합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는 진보의 내용을 갖춘 통합이며, 우리는 연석회의에서 이러한 진보가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연석회의 참여 진보정당 당 대표들이 직접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오는 6일 예정된 연석회의 합의문 발표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연석회의는 3일 정책책임자 회의를 열었지만 회의 결과에 대해 해석이 제각각이다.

    민주노동당 정성희 통추위원장은 “정책과제에서 합의를 봤고 집행책임자 회의만 남았다”고 말했고, 진보신당 이재영 정책위의장은 “오늘 이견이 있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견해 차이 이전에 기본적인 소통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들이다.

    같은 회의, 다른 해석

    이재영 의장은 “진보신당은 3대 세습 등 북한문제, 양대 선거방침, 패권주의 당 운영방안 등 미합의 쟁점을 합의문에 5월 말까지 합의한다는 것을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민주노동당은 못 받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등은 계속해서 다수안으로 올리겠다는 강경 입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해석차는 ‘3대 세습’과 ‘패권주의’, 양대 선거 방침에 대한 각각의 입장차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민주노동당은 “합의안은 합의된 것만 넣는 것”이라는 입장으로, 정성희 위원장은 “몇 가지 쟁점들은 5월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이나 3대 세습 등에 대해서는 전혀 대중적인 관심사가 아니”라며 “북한문제는 사안에 따라 비판할 수 있다는 정도로 정리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 문제로 통합에 발목을 잡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특히 사회당의 경우 지난 재보선에서 울산동구청장 선거에 연대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새로운 노동자정당 추진위원회에 발을 담그고 있으며, 노동절 메시지에도 발을 빼는 등 연석회의 합의사항에 대해서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즉 합의된 사항이 아닌데, 합의안에 명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며, 오히려 진보신당 독자파와 사회당이 연석회의의 틀을 깨기 위해 이같은 주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그러나 사회당 신석준 사무총장은 이같은 비판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신 총장은 “(각 주체들의) 이견을 당장 우리 의지대로 관철하자는 것도 아니고, 쟁점 사항이 있으니 합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를 넣자는 것”이라며 “쟁점 사항을 명기하면 협상이 깨진다고 생각하는 근거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새노추 왜 문제 삼나?

    신 총장은 이어 “울산동구청장 같은 경우도 민주노동당 후보는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하면서 이갑용 후보와 단일화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없었는데, 이것이 더욱 이해가 안되며, 새노추 문제도 새 진보정당 건설 과제 가운데 하나인 노동자 중심성을 강화하자는 모임인데 왜 문제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석회의를 놓고 각 당 내부와 각 당 사이의 이견이 점점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지난 3월 합의문을 통해 밝힌 통합의 시한은 점차 다가오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진보통합이 이루어져도 그 위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연석회의 무산 책임공방이 이어지면서 협상 대상자들 간의 신뢰도 많이 떨어진 상태다.

    진보신당의 한 통합파 인사는 “이미 예견되었던 쟁점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라며 “어렵고 힘든 과정이 되겠지만 합의점을 조금씩 찾아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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