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거리는 진보신당, 길은 어디?
    2011년 05월 03일 02: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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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이 휘청거리고 있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고위 당직자들 간의 충돌은 급기야 ‘사무총장 사퇴’까지 몰고왔으며, 당내 일부 의견그룹이 당론에 위배되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활동을 해도 당 지도부 누구도 이에 대한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언급이 없다.

최근의 대표단 회의에서는 보기 드물게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으며, 당내 고위 인사의 도가 넘는 행동에 대해서도 주변에서는 한 목소리로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거 때 대중적 존재감 실종

이 같은 내부 갈등과 함께 이번에 치러진 4.27 지방선거의 초라한 결과에서 보여주듯이 진보신당은 선거 국면에서도 정당으로서 대중적으로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기의 진보신당에는 지금 치열하지만 금도를 지키는 생산적 토론이 없으며, 위기 상황에서 요구되는 리더십도 잘 발휘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은 지난 3월 정기당대회를 통해 새 진보정당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결정했지만, 오히려 내부 갈등은 깊어지고 각 정파의 움직임은 단일정당론부터 통합 반대론까지 편차를 크게 기록하며, 당의 구심력이 급격하게 상실되고 있다. 진보신당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내부 갈등은 2일 한석호 사무총장이 사퇴하면서 밖으로 폭발했다. 한석호 총장은 당 게시판에 사퇴를 표명하면서 아예 김은주 부대표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 사무총장은 직접적으로 “물러나는 이유는 김은주 부대표 때문”이라고 말했고, “김은주 부대표의 전화만 받아도 가슴이 울렁거린다”고까지 말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동당이 분당할 때 패권주의에 진저리를 쳤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지금 오히려 더 하고 있다”며 “설득과 토론도 없이 무조건 악다구니에 다른 사람의 말은 귀담아 들으려고 하지조차 않는다”고 격한 감정을 토해냈다. 또다른 관계자는 “나도 독자파지만 (독자파 일부의 행동을 보면)차라리 민주노동당이랑 같이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반면 강경 독자파 측에서는 “당 대회에서 통합의 원칙과 기준이 통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통합파 측이 당론을 무시하면서 진보양당 통합에만 혈안이 되있다”는 반발이 흘러나오고 있다. 독자파 진영의 한 관계자는 “이번 연석회의 3차 합의안 발표가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다소 무리한 점이 나타났다는 의견에 동감한다”고 말했다.

상호신뢰 균열 심각

김은주 부대표는 이와 관련 지난 28일 당 게시판을 통해 “(합의문)초안이 작성되었다면 당연히 대표단 회의에 보고하고 승인 받아야 함에도 그런 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제대로 된 절차에 의한다면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에서 협상안을 마련하고 그것을 대표단 회의에 올려 보고, 승인한 이후 공식적인 협상안이 결정되면 그 안을 가지고 정치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독자파 측 관계자는 “조승수 대표와 노회찬 추진위원장 등은 당의 명운이 걸린 협상안을 임의로 작성해 당 내 공감대를 얻기 전 협상에 나섰다”며 “몇 차례에 거쳐 당원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일들이 외부를 통해 먼저 나간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당 지도부는 여전히 그런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 최근 민주당까지 포괄하는 야권 단일정당론을 주장하는 ‘복지국가 진보정치연대’가 진보신당 내부에 출범하고 당과는 별도의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이것은 명백한 당론 위반”이라며 “거기에 박용진 당 부대표가 들어간 것도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방안과 경로를 두고 상호 신뢰의 균열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 독자파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비교적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 이 당 내에서 이런 식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 어떤 길을 가더라도 잘 될 수가 없다”며 “서로 응원하고 단결하면서 힘 있고 즐겁게 가야 하는데 분위기가 완전히 엉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계속 되면 답이 없을 듯"

이장규 전국위원은 당 게시판을 통해 “속 생각을 정확히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감정적 반발과 형식적 절차만을 따지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간 통합이든 독자든 모두 별로 답이 없을 듯”하다며 “이제 좀 더 솔직한 생각을 드러내면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파들은 만약 통합이 되었을 경우 그 통합당 내에서 이른바 ‘좌파블록’을 어떻게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하며, 독자파 역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말을 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과정에 드러나고 있는 안팎의 여러 가지 심각한 갈등과 충돌을 어떻게 극복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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