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 중도 이미지로 될까?"
    2011년 05월 02일 09:31 오전

Print Friendly
   
  

한나라당 아성이라는 분당에서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고 당선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의원 배지를 달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선거는) 손학규의 승리가 아니라 당의 승리다. 당의 승리가 아니라 야권연대의 승리다. 야권연대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다. 이제 우리는 도탄에 빠진 국민, 서민 중산층을 위해 책임지고 민생을 살려야 한다."

경기고, 서울대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손학규는 김지하, 김정남, 김도현 등과 서울 문리대 학생운동을 하던 중 삼성의 사카린 밀수사건 규탄 시위로 무기정학을 당했고, 함백 탄광에서 노동운동을 했다. 이후 도시산업선교회에서 빈민선교를 하다 구속되어 1년 징역을 살았고, 부마항쟁 때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80년 민주화의 봄에 옥스퍼드대로 유학을 떠났고, 박사학위도 받고 인하대, 성균관대에서 정치외교학을 가르치는 교수 생활을 하다가 93년 현재 한나라당의 전신인 ㅡ 노태우의 민정당과 김영삼의 민주당, 김종필의 공화당, 3당 합당으로 탄생한 ㅡ 민자당에 입당해 정계로 진출했다.

옥스퍼드 당시 함께 유학하던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이 중국 경제성장의 모델이며, 박정희가 자신들의 우상"이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는데, 그 이후 실용주의 노선을 걷기로 했기 때문이었을까? 그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그의 선택은 과거 그를 알아왔던 이들에게 충격적인 변절로 보였을 것이다.

보수 정권 하에서 최연소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등을 지내며 이른바 ‘국정 수행’의 경험을 거친 그는 2007년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하는데 합류하면서 오늘날 민주당 대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97년 대선 전에 한나라당을 탈당한 것은 한나라당 내에서 대권주자의 가능성이 닫히자 야당세력에 합류해 대권에 도전해 보려는 또 다른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제 분당에서의 승리로 그는 야당세력 중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했다. 용의 꼬리가 아닌 뱀의 대가리가 되려고 했던 그의 선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들은 대권주자로서 손학규 당 대표에게 과연 무엇을 요구하고 있으며 손 대표는 어떻게 화답할 것인가? 분당에서 그는 옥스퍼드 박사 출신, 전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온건 중도 이미지를 뿌리고 다녔다고 한다. 골수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적의를 자극하지 않는 전술로서는 훌륭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손학규를 당선시킨 것은 그 보다 훨씬 넓은 민심의 이반이다. 민심의 바다는 배를 띄울 수도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진보적 자유주의의 새로운 길이 추구하는 사회는 정의로운 복지사회로서 공동체주의와 보편적 복지를 기본 이념으로 할 것"이라는 손학규 정치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 지 국민들은 지켜 보고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