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이계·영남 지지층도 MB에 등돌리나
        2011년 05월 02일 08: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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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7 재보선 결과 여당의 패배로 끝나자 여당 뿐 아니라 지지층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면초가, 고립무원의 형세에 처했다(국민일보)는 진단이다. 특히 김해을에서 당선된 김태호 의원은 “임기말 레임덕은 불가피하며 지금의 한나라당 모습으로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날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명박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30% 중반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여권내에서 또다른 대안세력 띄우기로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한 기대이다.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의 상당수가 박 전 대표의 역할론에 공감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조선일보). 한편, 성남 분당을에서 당선된 손학규 대표의 지지도는 10%대를 뛰어넘었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6%대로 떨어졌다.

    다음은 2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그림자 노동자’/돌봄 노동자는 누가 돌봐주나>
    -국민일보 <저축은 예금․후순위채 한시적 전액보상 법안 발의>
    -동아일보 <스마트폰 보안방패 ‘SSL인증’마저 해킹에 속수무책/와이파이 접속때 개인정보 1초면 털린다>
    -서울신문 <“다문화 갈등 방치땐 폭동 날 수도”>
    -세계일보 <양도세 비과세 ‘2년 거주’ 요건 없앤다>
    -조선일보 <“기회 주어진다면, 간첩질 할랍니다” 국보법 전과자/합참 전산센터 4년 출입, 기밀 빼냈다>
    -중앙일보 <부산 의원들 2% 구하기>
    -한겨레 <조합원 80%가 40․50대/미래불안해 ‘안정’ 선택>
    -한국일보 <MB, 베를린서 한반도 평화선언 검토>

    정책마다 민심 등돌려…친이계도 이명박 비판

    “이명박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국민일보 분석에 따르면 그렇다. 전통적인 지지층이 이 대통령을 외면하는 형국이고, 갈등이 발생하면 이를 제대로 수습하기보다는, 지지층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으로 보면 충청권과 대구·경북(TK), 수도권의 민심이 돌아섰고, 정치적으로는 친이계 의원들조차 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상황이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둘러싼 대기업과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고 노동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MB를 둘러싼 모든 세력이 다 MB를 외면하고 있는 형국이 된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 논란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논란을 거치면서 충청권의 이반은 확연해졌고, 영남권 분위기 역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TK의 민심이 상당히 나빠진 데다 저축은행 사태로 현 정부에 대한 부산 지역의 불만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 의원들의 전언이라고 국민일보는 전했다.

    특히 수도권의 이반은 심각한 수준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분당을 재보선 승리는 민주당이 수도권 기초단체장 66곳 가운데 46곳(70%)에서 승리했던 지난해 지방선거에 이어 수도권의 민심이 이명박 정부를 떠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재계와 노동계 모두 이명박 정부와 불편한 관계에 들어섰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지난 25일 ‘공동시국선언문’을 통해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낙제점 발언,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공적 연기금 주주권 강화 주장, 초과이익공유제 논란, 대통령의 기름값 발언 등이 잇달아 나오면서 정부와 재계와의 관계도 뻐걱거리고 있다.

    김태호 “임기말 레임덕 불가피…(여당) 말만 있고, 행동없어”

    4.27 재보선 김해을에서 당선된 김태호 의원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한나라당의) 모습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상당수가 날아가고, 나를 포함해 영남권의 많은 의원도 어려울 것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바닥(민심)과 (여당이) 동떨어진 것을 느꼈다. 서민 대부분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먹고사는 것, 자식들 취직, 교육 문제 등 걱정이 많다. 그런데 말만 있고 행동이나 (마음에) 와 닿는 모습이 바닥까지 전달이 안 된다. 서민정책만 툭 던지면 그걸로 다했다고 보는 것 같은데 그래선 미래가 없고 설 땅이 없다”며 “나름대로 고민하고 노력한 대통령은 억울하시겠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소통 부족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과거 깃대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안이한 생각과 지역민과 함께할 정치 지도자나 구심점이 없다는 지역민들의 허탈감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다”며 “한나라당이 선거 때마다 ‘투표율이 올라가면 위험하다. 30, 40대 투표율이 올라가면 진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패배적인 의식부터 깨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로만 쇄신, 사람만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다. 임기 말에 레임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선 “여 수도권 의원 75% ‘지금 박근혜가 나서야’”

    4.27 재보선 패배 이후 한나라당에서 제기돼온 ‘박근혜 전 대표 역할론’에 대해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 4명 중 3명이 공감을 표시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조선은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 81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63명 중 22면(35%)이 ‘박 전 대표가 당대표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또 당대표나 비대위원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경우 선거대책위원장이나 당 쇄신 관련 역할을 맡아야 한는 의원도 25명(40%)나 됐다.

    수도권 의원의 절반 이상(32명)은 한나라당이 지난 4.27 재보선에서 패배한 이유로 ‘물가와 전세난 등 정부의 민생 경제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밖에도 ‘오만한 국정운영(21%), ‘총체적 문제(11.1%)’, ‘공천 잘못(10%)’ 순이었다고 조선은 전했다.

    손학규 급등, 이명박 지지도 떨어져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4월30일 여론조사 결과, 그동안 5% 안팎에 머물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10.6%로 껑충 뛰었다. 반면, 유시민 대표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6.4%)로 떨어졌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은 35.2%로 1개월 전(36.1%)와 큰 변화가 없다. 박근혜, 손학규 두 사람에 대한 가상 대결 결과는 박 전 대표 52.7%, 손 대표 32.8%였다. 19.9%포인트 격차다. 1개월 전 조사에선 박 전 대표 59.8%, 손 대표 27.0%로 두 사람의 격차가 32.8%포인트나 됐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34%로 떨어졌다.

    분당좌파, 486의 부활

    이번 4.27 재보선 가운데 성남 분당을의 투표 결과를 두고 김봉선 경향신문 정치․국제 에디터가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으로 “분당 좌파의 출연”을 꼽았다.

    김 에디터는 칼럼 <분당좌파>에서 한국사회에서의 좌파를 두고 “배제돼야 할 대상, 빨갱이와 동의어로 통용돼왔다”며 “기득권이 친일과 친독재라는 추한 얼굴을 가리기 위해 우파를 자처하며 활용해온 낙인”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분당 30, 40대의 선택이 정부가 부유층만 편들고, 독불장군식 정책을 운용한 데 대한 반란이라면 그들은 분명 좌파”라며 “97년 IMF를 맞아 신자유주의 체제에 투항한 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민의 소외가 시작됐으나 중산층, 그것도 분당 우파에까지 그 소외를 확산시킨” 것은 이명박 정권이라고 지목했다.

    김 에디터는 분당 좌파의 등장에 대해 “내년 총선이나 대선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구도로 짜여지고, 흘러갈 수 있다는 일종의 신호”라며 “이 신호를 민감하게 읽고 소화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집권하면 우리는 50년 만의 수평적 정권교체와 10년 만의 여야 교체에 버금갈 또 다른 정치사적 변화를 목격하게 될 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저축은행 피해 예금 전액 보상법? 총선 앞둔 선심 입법

    부산지역 여야 의원들이 특혜인출 파문에 휩싸인 부산저축은행의 예금과 후순위채권을 전액 보상하는 법안을 추진해 부실을 국민에 떠넘기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은 1면 <저축은행 예금보호 ‘선심입법’>에서 “한나라당 이진복 의원(부산 동래) 등 여야 의원 21명은 올 1월부터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저축은행 예금과 후순위채권 전액을 예금보험기금으로 보장해주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지난달 29일 제출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며 “개정안 발의에는 김무성 원내대표 등 부산의 한나라당 의원 17명 전원과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이를 두고 “경영 부실과 특혜인출 행위를 세금으로 보상케 해 다른 금융소비자와 국민에게도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총선을 앞둔 ‘선심·혈세 입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은 1인당 이자 포함 5000만원까지만 예금을 보호하고, 후순위채권은 보호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개정안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5000만원 이상 예금자 및 후순위채권 보유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전액 국가가 보상토록 하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이번에 영업정지된 8개 상호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 규모는 3800억원(1만6000명)이다.

    이진복 의원은 “상호저축은행 부실 문제는 정부의 감독과 정책 실패로 야기된 측면이 강해서 피해자들에게 공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향은 “당초 예금자들이 5000만원까지만 예금보호가 되는 규정을 알고 투자한 만큼 전액 보상은 원칙에 어긋나고 과거 부실 금융기관 처리 등과 비교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도 1면 머리기사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법리를 무시하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이라고 비판했다.

    임직원 권유로 휴지조각 떠넘겨

    부산저축은행 계열 저축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권 일부가 영업정지 직전 임직원들의 권유로 일반 고객에게 양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경향에 따르면 황모씨는 지난 2월9일 부산2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1억원어치를 양도받았다. 황씨의 동의 없이 양도절차가 진행됐고, 후순위채권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조차 없었다.

    황씨는 “저축은행 직원이 ‘4월 만기가 되는 적금을 이율이 더 높은 후순위채권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면서 “그러나 채권을 양도받는 과정에서 동의도 없이 1000만원을 넣어뒀던 예금계좌가 해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후순위채권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며 “직원으로부터 ‘좋은 상품이어서 나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부산저축은행의 직원 권유로 영업정지 직전 후순위채권 4900만원어치를 샀다가 휴지조각이 됐다. 당시 저축은행 직원은 “업계 1위인데 그런 일은 없다”고 안심시켰다.

    민주당 신건 의원 측은 “저축은행 직원 권유와 알선으로 영업정지 일주일 전에 1억원 이상의 후순위채권을 양도받았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진상 파악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신건 의원 측은 “후순위채권은 거래시장이 없기 때문에 저축은행 직원들이 VIP 고객이나 유력 인사의 손해를 줄여주기 위해 일반 고객에게 매입을 추천했을 정황이 크다”고 말했다고 경향은 전했다.

    후순위채권 투자 규모는 부산저축은행에서만 1680명, 594억원에 달한다. 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매입자는 3622명, 금액은 1514억원이다. 피해자들은 “직원들이 ‘직접 오지 않고 전화로도 매입이 가능하다’는 등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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