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타이거즈 팬들은 알고 있을까?
        2011년 05월 11일 07:4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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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0일 오후 2시 광주구장에서 기아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다. 고향이 전라남도였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해태타이거즈를 응원했던 나는 자연스레 기아를 응원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학교 졸업 이후에는 야구에 별 관심이 없었다.

       
      ▲’모닝’이 새겨진 기아 유니폼. 

    우연히 텔레비전을 켰는데, 기아타이거즈의 윤석민 투수가 보였다. 그런데 그의 유니폼에 ‘모닝’이라고 씌여 있다. 그의 모자에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생산되는 K5가 적혀 있는데, 훨씬 눈에 잘 띄는 유니폼은 ‘모닝’을 광고하고 있다.

    K7, 스포티지, 쏘렌토, 프라이드, 카니발, 쏘울, 포르테, 카렌스, 모하비, 로체, 오피러스…. 잘 나가고 있는 많은 기아차들이 있는데, 왜 선수복에 ‘모닝’을 새겨 넣은 것일까?

    기아타이거즈는 부진하지만, 기아의 신형 모닝은 현재 3개월째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4월 내수 및 수출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7.8% 늘어난 20만5603대를 기록했다. 신형 모닝은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기아차 내수판매 1위에 올랐다.

    모닝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도 기아차 노동자들일까?

    기아차 모닝을 만들고 있는 충남 서산공장은 생산 라인에 정규직 노동자는 믿을 수 없겠지만 ‘0’명이다. 자동차를 만드는 라인은 17개 업체 95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로만 채워져 있다. 모두 1년 계약직이다. 동희오토 직원인 150여 명의 정규직은 품질관리, 생산과정 체크 등 사무관리직으로 현장을 ‘관리’하고 있을 뿐이다.

    이 공장은 기아자동차 공장이 아니다. 기아차와 자동차 부품업체인 동희산업이 공동 출자한 최초의 자동차 외주공장이다. 회사 이름은 동희오토. 여기서 만들어지는 자동차가 기아차 이름을 달고 팔리고 있다.

    시골 마을에 자동차공장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주민들은 너나없이 기뻐했다. 울산처럼 전국에서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꿨다. 군대를 막 제대한 20대 후반의 청년들은 ‘정규직’인 줄 알고 이 회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것은 ‘헛꿈’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원한 비정규직’이었다.

    이들의 월급은 법정 최저임금보다 20원 많았다. 이 공장 설립과 동시에 입사해 만 5년을 근무한 노동자들이 주야 10시간 노동에 주말 특근까지 온 몸이 파김치가 되도록 일해서 받는 연봉이 2500만원이 되지 않았다.

    지난 해 100일이 넘게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여 해고자 9명 복직에 합의한 동희오토사내하청 이백윤 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투쟁을 하면서 월급이 약간 올라 올해 평균 시급이 법정최저임금 4,320원보다 200원 정도 많다고 전한다. 노동강도는 점점 높아져서 한 시간에 44대를 만든다고 한다. 화장실 갈 시간이 없이 뛰어다닐 정도다.

    기아차 본사에서는 모닝공장을 서산공장이라고 부른다. 다른 회사가 아니라 기아차 공장이라는 뜻이다.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모닝으로 기아가 떼돈을 벌고 있다. 그런데 이 공장의 직원은 기아차 정규직도, 기아차 비정규직도, 동희오토 정규직도 아닌, 이름도 알 수 없는 17개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이다. 그렇게 모닝공장은 정규직 0명 공장의 대명사가 되었다.

       
      ▲기아와 두산의 서울 경기. 

    지금, 기아타이거즈 선수들은 모닝을 광고하고 있다. 오늘 윤석민의 기아타이거즈가 두산을 2대 0으로 이겼다. 모닝을 광고하는 기아타이거즈 선수들은 모닝이 기아차 직원들이 만드는 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기아타이거즈 선수들은 모닝공장이 정규직 0명 공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연패에서 탈출해 기뻐하는 기아타이거즈의 광주 팬들은 모닝공장이 비정규직 공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비 내리는 광주구장에서 기아타이거즈 선수들과 팬들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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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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