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 세진 민주당, '야권연대' 강조
        2011년 04월 28일 02: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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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4.27재보궐선거는 야권의 승리, 정확히 말하자면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분당을과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순천에서 야권단일후보인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가 민주당 출신의 지역정치인들을 누르고 승리한 것도 민주당의 지원에 힘 입은 바 크다. 

    손학규의 승리, 유시민의 패배

    민주당은 애초 한나라당 우세지역으로 평가받아왔던 분당을과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분당을은 분당신도시가 들어선 이후 단 한 차례도 야권이 승리한 적이 없었으며, 강원도는 초반부터 후보들의 인지도 차이가 커 전문가들도 민주당의 승리가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민주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벌어질 야권연대 논의에 발언권이 더 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해에서 야권단일후보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패배한 점, 순천에서 김선동 야권단일후보가 당선되었으나 이것은 반한나라당 연대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민주당 중심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민주당에 ‘정치적 빚’을 진 셈이다.

    또한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다. 당 내에서 출마 압력을 받아 온 손 대표는 ‘장고 끝의 승부수’를 둔 끝에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그는 야권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취약한 당 내 기반에서 친정체제를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시민 참여당 대표는 승부를 걸어왔던 김해을 선거에서 패배함으로써 정치적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과정에서 친노진영이 급격이 분열되었고 야권연대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의 중재안을 거부하는 등 ‘무리수’까지 펼쳐왔다는 점에서 향후 입지가 옹색해질 가능성이 높다. 유 대표는 당락이 결정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제가 큰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야권연대의 바람은 계속 힘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전국적인 야권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지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루어질 야권연대 논의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이러한 가운데 이들이 대거 당선됨으로써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국민적 야권연대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야권연합의 승리"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재보궐선거 결과나 나온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재보궐선거를 “야권대연합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한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연대연합하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앞에 제시한 것”이라며 “야권연대를 통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당선자도 “이번 선거는 내 혼자 힘으로 승리한 것이 아니라 연대 정신의 승리”라며 “우리가 힘을 합쳤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대의 정신, 단일화의 정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문을 열고,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다함께 이끌어 가는 강원도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 처럼 한 입으로 야권 연대를 강조하는 것은, 실제로 선거 전술로서의 야권 연대가 힘을 발휘했다는 점과 함께, 이번  선거 결과 부쩍 높아진 자신감의 발로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진보정당까지 포괄하는 선거 연대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힘 있는’ 민주당이 다른 정당의 입장에 귀를 덜 기울일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의 패배로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경남을에서 김태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지만, 김 후보는 사실상 당을 ‘숨긴’ 채 ‘나홀로 선거’를 펼쳐왔다. 특히 텃밭인 분당에 강재섭 전 대표라는 거물급을 공천했지만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손학규 후보에게 패배한 것도 치명적이다.

    특히 수도권의 ‘절대 안전지역’으로 평가받던 분당에서 야권에 패배했다는 점은 한나라당 소속 수도권 의원들의 위기감을 폭증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선전하는 것을 보고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 노선에 대해 이전과는 달리 목소리를 높여왔다.

    한나라당, 치명적 패배

    또한 분당을 공천과정에서 친이계가 갈등을 겪었다는 점은 향후 대권과정에서 친이계의 분열을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명박 정부 들어 선거에 침묵을 지켜왔던 박근혜 전 대표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뼈를 깎는 각오로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한나라당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뛰라는 사랑의 매라고 생각하고,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을 얻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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