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털려고 했던 원고
        2011년 04월 23일 12: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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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지난 2010년 4월 중순,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편이 방송되어 검찰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지 얼마 후인 5월 12일, 김준규 검찰총장은 사법연수원 강연에서 “검찰만큼 깨끗한 데를 또 어디서 찾겠느냐”며 작정하고 어깃장을 놓았다.

    이후 행해진 진상규명위원회와 특검 활동도 결국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쇼’로 끝나고 말았다. 그렇게 1년이 흐른 2011년 4월, 검찰은 국민 앞에서는 더욱 오만방자해졌고 권력 앞에서는 더욱 비굴해졌다. ‘스폰서 검사’를 취재해온 정희상·구영식 두 기자.

    이 둘은 검찰의 이 같은 후안무치한 작태를 지켜보면서 “이대로 진실이 묻히게 둘 수 없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책으로 고발하겠다며 (지난해 취재 자료를 바탕으로) 심층취재에 들어갔다. 그리하여 〈PD수첩〉이 못 다한 많은 이야기와 새로운 사실을 담은 책을 냈다.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정용재 등 공저, 책보세, 15000원) 저자들은 서문에서 그 소회를 피력했다.

    그동안 계속 정씨를 취재해온 우리도 ‘막을 내리는 검사 스폰서 사건’ 앞에 아쉬움이 컸다. 고민한 끝에 정씨의 증언을 한권의 책으로 정리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리고 구속집행정지 상태였던 정씨를 다시 부산에서 만나 수차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정씨를 취재해왔던 내용과 그때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정씨가 접대했던 검사들의 이름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한두 번 접대 받은 검사들 이름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위의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검사 스폰서 사건이 터졌을 때 공개된 일부 고위직 검사들뿐 아니라 일반 검사들조차도 ‘스폰서 문화’에 포획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이 검사들의 ‘실명 공개’다.

    그런데 이 책을 한참 편집하고 있던 3월 무렵 검찰에서는 이 책이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또 4월 5일 저자와 편집자가 안동교도소로 정용재 씨 면회를 갔는데, 정씨는 “부산구치소에 있을 때 부산지검 검사가 (어떻게 알았는지) 이 책 초고를 입수하려고 내 방으로 들이닥쳤지만 간발의 차이로 우편으로 내보낸 뒤여서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고 털어놓았다.

    ‘검사들의 스폰서’ 정용재 씨도 ‘스폰서 검사’ 폭로 후 검찰이 가해온 치졸하고도 집요한, 그리고 몸서리쳐지는 ‘보복’과 불법적 작태를 이 책에서 상세하게 털어놓고 있다. 장관과 총장의 말대로 검찰이 정녕 “고칠 게 없는, 가장 깨끗한” 집단인가? 이 책이 ‘명확한’ 답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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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정희상

    196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서반어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시사월간지「말」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이후 시사주간지「시사저널」에서 기자, 팀장, 취재부장을 역임했다. 현재「시사IN」탐사보도 전문 기자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이대로 눈을 감을 수 없소> 등이 있다.

    저자 : 구영식

    1970년생.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월간 <사회평론 길>과 월간 <말> 기자를 지냈다. 이후 <오마이뉴스> 정치부·사회부 기자와 3대 노조위원장을 거쳐 현재 사회부 차장을 맡고 있다. ‘<마시멜로 이야기> 대리번역 의혹’을 보도해 한국인터넷기자협회의 ‘한국인터넷기자상’(취재보도부문)을 받았다. 저서로는 <그들에게 말걸기>(공저)가 있다.

    저자 : 정용재

    1958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부산 동래고와 부산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20대의 젊은 나이에 남한건설 대표이사를 맡았다. 1991년 제4대 민자당 소속 경남도의원으로 선출돼 문교사회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또 법무부와 검찰에서 위촉하는 소년선도위원과 갱생보호위원, 삼천포 상공회의소 상공위원을 지냈으며, 현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수감 중이다.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을 통해 숨겨진 ‘검사 스폰서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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