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자본주의가 청춘을 이용하는 법
        2011년 04월 23일 12: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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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한윤형 등 공저, 웅진지식하우스, 13500원) 그리고 어떻게 소진되고 착취되는가?

    언젠가부터 우리는 ‘열정’이라는 말에 익숙해졌다. 면접관은 구직자에게, 광고는 소비자에게 ‘과연 당신은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지’ 물으며 나태함을 이기고 스스로를 채찍질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사람들은 어느새 ‘열정’의 논리를 내면화했다.

    <슈퍼스타 K> 등의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며 ‘열정을 갖고 부딪치면’ 모든 난관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면접을 보는 구직자들은 어느새 경영자보다 더 ‘경영자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 모든 것은 정말 자연스러운 일일까? 혹시 누군가에 의해 강요되고 있는 논리는 아닐까?

    왜 우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열광하는가

    힘든 연습생 시절을 견디는 연예인 지망생부터 병원의 응급실에서 교육받는 보험 회사 세일즈맨까지, 신분 상승의 지름길이 된 ‘고등 고시’부터 자부심 하나로 버텨야 하는 NGO 활동까지, 이 책의 저자인 사회 비평가 한윤형, 칼럼니스트 최태섭, e스포츠 전문 기자 김정근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이들은 사회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스무 명의 젊은이를 인터뷰하고 그들의 육성을 토대로 ‘열정 노동’이라는 현대 자본주의의 새로운 전략을 밝혀낸다. 그들은 ‘너희가 원하는 일을 하니 참아!’라는 명령과 ‘너희 말고도 그 일을 할 사람은 많아’라는 협박이 젊은이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은, IMF 사태와 ‘신지식인’ 담론으로 대표되는, 한국 역사의 특수성과 (난데없이‘보보스’라는 정체불명의 말을 유행시킨) 세계자본주의의 보편적인 흐름이 함께 만들어 낸 합작품임을 밝힌다.

    시나리오 작가 故 최고은 씨와 인디 음악가 ‘달빛 요정 역전 만루 홈런’의 죽음 등은 한국 사회가 ‘가진 것 하나 없이’ 사회에 뛰어든 청년들의 열정을 어떻게 착취하고 있는지 보여 주는 적나라한 예다. 세 저자들의 작업은, 세대론에 감추어져 있던 한국 사회의 모순을 투명하게 보여 준다. 발로 뛰며 접한 스무 젊은이의 생생한 목소리와 한국 사회에 대한 저자들의 치밀한 분석은 우리에게 또 다른 커다란 화두를 던질 것이다.

                                                      * * *

    저자 : 한윤형

    사회 비평가로 활동하며 ≪키보드 워리어 전투 일지≫, ≪뉴 라이트 사용 후기≫, ≪안티 조선 운동사≫를 출간하고, ≪그대는 왜 촛불을 끄셨나요≫, ≪진보의 재탄생≫ 등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저자 : 최태섭 

    <딴지일보> 기자로 페미니즘, 게임, 만화에 관한 칼럼을 연재했다. 현재 <경향신문>에 20대에 관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문화·예술과 IT 산업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친구들의 처지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열정 노동’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저자 : 김정근

     

    <엑스포츠 뉴스>에서 기자 활동을 했고, e스포츠 칼럼니스트로 각종 언론과 커뮤니티에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e스포츠의 초창기인 1999년부터 IT 기술을 바탕으로 새롭게 나타난 현상들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현재는 한국에서 문화 창작자들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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