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혼란스런 비즈니스다"
    2011년 04월 16일 03: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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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자유와 평등을 지지하며 민주주의를 옹호한다고 똑같이 말하는 정치인들인데, 왜 허구한 날 서로 대립하고 싸우는 일은 줄어들지 않는 걸까?

당장 우리만 해도 한나라당에서 진보 정당에 이르기까지 모두 ‘복지’를 말하며 ‘서민을 위한 정당’임을 주장하는데, 그럼에도 이들 정당 간의 첨예한 대립은 그칠 줄을 모른다. 도무지 그들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정치는 혼란스런 비즈니스다. 누가 무엇을 믿고 있는지 식별하기 어렵다. 때로는 누가 무엇을 믿고 있기나 한지조차 알기 어렵다.” 저자 애덤 스위프트는 현대 정치의 혼란스러움과 복잡함을 그렇게 지적하며 이 책을 시작하고 있다.

중도좌파는 ‘제3의 길’을 표방하고 보수우파는 ‘온정적 보수주의’를 말하는 오늘날엔, 좌파와 우파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던 과거와 달리 이것저것이 모두 뒤엉켜 있고 진영은 허물어져 있다. 그야말로 “정치인들은 중도로 수렴”하고 있으며, 유권자들은 그들을 구분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란 본디 혼란스러운 것이어서 유권자들은 이 혼란에 그저 휩쓸려 다닐 수밖에 없는 건 아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도 정당과 정치인들이 표방하는 가치의 진정한 의미를 보는 눈이 있다면, 정치인들의 화려한 수사 뒤에 숨은 차이를 구분하고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새책 『정치의 생각』(김비환 옮기, 개마고원, 17000원)은 모름지기 정치를 정치이게 하는 그 본원적 가치들에 대한 탐구를 통해 혼란스러운 정치 현실을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위력한 ‘무기’를 제공해주고자 한다.

이 책이 탐구하는 ‘정치의 생각’은 사회정의, 자유, 평등, 공동체, 민주주의 이렇게 다섯 가지로 모두 현대 정치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정의’라는 렌즈를 통해 정치가 얼마나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복잡한 개념인지를 독자들에게 잘 보여주었다면, 애덤 스위프트의 『정치의 생각』은 그 확장 심화 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샌델의 책은 정의라는 단일 주제를 주로 개인 윤리의 차원에서 다루고 있는 데 비해, 스위프트의 이 책은 사회정의, 자유, 평등, 공동체, 민주주의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주로 공적, 정치적인 차원에서 다룬다. 때문에도 논의의 수준이 만만치는 않지만, 단순한 안내자 이상의 빛나는 통찰을 보여주는 저자의 안목이 곳곳에서 독자들의 눈을 밝혀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 논쟁을 벌이곤 하는 실질적 자유냐 형식적 자유냐의 문제, 절대적 평등이냐 상대적 평등이냐 하는 문제, 국가와 공동체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물음,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의 차이 등 다양한 논쟁점이 제시되고 명쾌한 설명이 뒤따른다. 독자들은 저자의 체계적인 설명을 따라가면서 우리가 무심코 생각해온 이들 가치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보고 자신의 생각을 좀 더 명료하게 다듬을 수 있을 것이다.

                                                  * * *

저자 : 애덤 스위프트(Adam Swift)

영국 태생의 정치철학자 겸 사회학자.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옥스퍼드 사회정의 연구 센터의 소장으로 있다.

현대 영미 정치철학계의 가장 중요한 논쟁이라 할 수 있는 자유주의-공동체주의 논쟁을 가장 체계적으로 분석, 정리했으며, 전후 영미 분석철학의 대가들인 롤스, 노직, 드워킨, 라즈, 코헨 등을 잇는 탁월한 정치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저서로 현대 정치철학 분야의 필독서인『자유주의자들과 공동체주의자들』이 있다.

역자 : 김비환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서구 정치사상사와 현대 정치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주요 관심 분야는 정치와 법치의 관계,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논쟁, 현대영미정치사상 관련 문제들이다.

저서로는 『축복과 저주의 정치사상: 20세기와 한나 아렌트』『맘몬의 지배: 사회적 가치분배의 철학』『자유지상주의자들, 자유주의자들 그리고 민주주의자들』『포스트모던시대의 정치와 문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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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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