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양당, 먼저 큰 물줄기 만들어야
    2011년 04월 15일 12: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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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민주노동당 전 대표가 당 진보대통합 추진위원장이 되었을 때 주변에서는 “진보대통합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강한 의지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는 강기갑 통추위원장의 진보대통합에 대한 그동안의 노력과 진정성에 대한 인정이었다. 

진보양당 큰 물꼬 터야

강기갑 위원장은 진보대통합 작업을 ‘물길’에 비유했다. “큰 물꼬가 터지면 여기저기 흐르고 있는 작은 물줄기들이 하나로 합쳐져 하나의 큰 흐름이 될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 물꼬는 연석회의이며, 연석회의의 물길이 깊어지게 하기 위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강 위원장은 특히 최근 국민참여당이 연석회의에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에 대해 “큰 테두리 속에서 내용과 원칙을 가지고 참여하고픈 단체가 있으면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반신자유주의의 원칙과 상호 신뢰를 강조하면서, 신뢰는 “통합논의 과정에서 해소될 수 있는 문제”이며, 원칙과 관련해서는 “너무 엄격한 잣대나 기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그밖에 노회찬 진보신당 새진추 위원장의 가설정당에 대해 “대통합이 안될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으며, 심상정 전 대표의 연립정부에 대해 “진보적 내용과 가치를 바탕으로 통 크게 진보대통합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이 지난 당 대회에서 확정한 통합 원칙에 대해서는 “통합 논의에 물꼬를 튼 것으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연립정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결정하면 될 것”이라며 “우리의 뜻을 확고하게 알리는 것은 좋지만 ‘결코 그게 아니면 안된다’고 단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강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이광호 <레디앙> 편집국장이 진행했으며 11일 오전 국회 민주노동당 의정지원단 사무실에서 약 1시간 동안 이어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 *

분당 이유 몰라, 당혹했다

– 중요한 시기에 민주노동당 공동 통추위원장을 맡았다. 당 대표 시절부터 줄곧 통합을 강조해온 걸로 알고 있다. 진보정당 운동사에서 중요한 시기로 기록될 이때에 통추위원장이 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 솔직히 나는 (분당 전에)같이 있다가 왜 갈라져야 되는지에 대해 엄청난 당혹감을 느꼈었다. 갈라질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심상정 의원의 두 손을 잡고 간곡하게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잠깐만 기다려 달라, 내가 어떻게든 역할을 해보겠다"고 했었다. 그때가 (한미FTA 반대)단식 중이었을 때였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진보대통합 추진위원장(사진=정상근 기자) 

내가 당 대표를 맡으면서는 곧바로 진보정당을 하나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때가 이명박 정권 초기였는데 많은 국민들과 민중들의 절규가 터져 나오고, 정권에 제대로 맞서지 못한 야권에 대한 절박감도 많았다.

그러면서 진보진영이 힘을 모아라, 지금 같은 상태로 표 찍어줘도 되겠냐? 힘이 없으면 무엇을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요구들이 확산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곳을 바라보면서 통합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정작 당 대표 2년 맡으면서는 이명박 정권이 매일 쏟아내는 사고에 대응하기 급급해 대통합을 위한 실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리고 통합에는 상대가 있는 것인데, 당시 진보신당의 응답도 구체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제자리 상태로 대표의 임기를 마치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새롭게 책임을 맡게 된 것이다. 지금 여러 가지 시대적 상황과 국민적 요구를 보고 감을 잡아보니 하나의 뜻으로 모이라는 것 같다. 사실은 그래서 상당히 기대된다. 할 수 있다고 보고, 잘 될 것이다.

진보양당 큰 물줄기 만들면 물길 커질 것

– 강 위원장이 통합을 어제 오늘 강조한 것도 아니고, 누구나 그 진정성을 이해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강 위원장이 통합에 관한 강력한 입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저돌적’인 행보를 통해 통합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 예상하는 곳이 많다. 공동 통추위원장으로서 우선적으로 하려는 일은 무엇인가?

= 제일 중요한 것은 갈라졌던 두 당에서 진보진영을 하나로 모으려는 의지와 노력이 적극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지난 주말 노회찬 위원장이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원장에 인준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참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노회찬 위원장과 우리 통추위가 먼저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양 당의 통합 논쟁의 물꼬는 이미 터졌다. 그런데 이 방향을 어떻게 모아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몇 차례 얘기했지만 갈 길을 잃고 떨어져나간 진보정치에 대한 갈망과 요구의 물줄기들을 하나로 모아나가야 한다. 아직은 방황의 물줄기가 많다. 이를 어떻게 하나로 흘러가게 할 것인가?

두 당이 합쳐 큰 물줄기를 만들면 주변 물이 흘러들어오기 마련이기 때문에 결국 모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노 위원장과 만나 이후 양당이 공동추진을 어떻게 어느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 논의들을 가속화시켜야 한다.

– 노회찬 위원장과는 같은 시기 두 당의 대표를 맡아서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이번에 함께 통합추진위원장, 새진보정당 건설 추진위원장이 되었는데 호흡이 잘 맞을 거 같나?

= 잘 맞춰야 한다. 나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진보진영 대통합의 방식이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선 통합, 후 대통합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연석회의를 계속하고 있고 (여러 세력이)함께 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각 당과 진보진영 여러 단체들도 각자의 입장들이 있다.

농사에서 쟁기질 할 때 바로 앞만 보고 가면 나중에 골이 꼬불꼬불 나온다. 보다 멀리 있는 곳을 기준점으로 하면 쟁기질이 곧게 된다. 진보정당의 통합도 크게 방향과 내용을 맞춰나간다면, 이견들은 있겠지만 합의가 가능한 큰 가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큰 틀의 국민적 요구가 있다. 야권이 힘을 모으고 제대로 된 새로운 진보적 야권을 갈망하는 국민적 염원에 보다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통 큰,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내용으로 행보를 해야 한다. 내용적 문제보다는 큰 차원에서 충분한 공통의 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미약하고 부족한 점도 있겠으나 대략적인 큰 합의를 끌어내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민노당원 70~80%, 통합에 희망적

– 진보신당 내부의 통합 관련 논의 또는 논쟁의 내용은 민주노동당보다 비교적 외부로 잘 알려진 것 같다. 민주노동당은 대의기구를 통해 통합을 공식화 했지만 통합 관련된 내부 논의 과정에서도 다양한 견해가 있을 것 같다. 이해를 돕는다는 차원에서 간단하게 소개해줄 수 있나?

= 특별한 것(이견)은 없다. 이번에 중앙위에서 의결을 하면서 진보대통합에 대한 (당내)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대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 것이 남북관계에 관한 부분이다. 패권주의 부분도 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체적으로 대통합이 무난할 것이라는 응답이 70~80%를 기록해 희망적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논쟁 지점은 있지만 큰 집을 짓고, 큰 진보의 정치로 국민들의 갈증을 풀어드려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중앙위 회의할 때도 남북관계 문구와 관련, 강력한 반대 의견들이 제기되었지만 모두 회의 속에서 합의되었다.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 ‘큰 틀의 정신들을 잊지 말자’고 설득해 흔쾌히 동의되고 모아진 것이다.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과 강력한 주장들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대통합을 외면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는 큰 흐름이 물줄기의 밑바닥에 있기 때문에 패권주의와 남북관계 문제가 이를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일으 없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자신하고 있다.

– 지금 민주노동당에 강령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 분당 이전 당내 다양한 세력이 진지한 논쟁 끝에 이끌어낸 합의 수준이 지금 강령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데, 통합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개정하려는 것은 통합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을 던지게 한다. 

=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긍정적으로 보면 대통합을 앞두고 오히려 강령 개정을 통해 통합의 문을 좀 더 쉽게 열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진보신당의 이번 당대회 결정을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대통합에 부정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적극적으로 보면 대통합 논의의 물꼬를 합법적으로 튼 것이라고 해석 할 수도 있는 것처럼.

– 2차 연석회의 대표자 회의 합의 내용 가운데 일정에 관한 부분은 1차로 4월 말까지, 2차로 5월 말까지 합의문을 발표하고, 6월까지 해당 조직 내부의 결의를 통해 9월에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것으로 돼 있다. 

어떤 그림을 예상하며 일정과 관련된 합의가 이뤄진 건지, 구체적인 설명이 가능한가? 또 합의안에 어떤 내용이 주로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나?

= 일정에 대한 합의 내용은, 내가 볼 때, 대통합을 완료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없다는 점을 감안해서 나온 결과인 것 같다.  6월 이전에 양당과 다른 조직들이 대통합을 선언하거나 그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물리적으로 각 당이 이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리기 힘들 것이라 본다. 그 일정 내에 합의점을 끌어내고 9월에는 통합 진보정당이 출범해야 한다.

연석회의 밖에도 진보적 요구 많다

– 연석회의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은 “신자유주의와 분단체제 극복, 생태, 인권, 소수자 권리 등 다양한 진보적 가치” 실현하는 것을 공동의 내용으로 합의한 바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보나? 향후 이 부분에 대해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나?

   
  ▲이광호 <레디앙> 편집국장 

= 구체적으로 그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본 것은 아니지만, 사실 그동안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이 진보적이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봤다. 너무 자기 것을 고집하고 주장하고, 자기 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태도야말고 진보적이지 않은 자세나 모습이다. 공동 상생의 세상이 우주 만물의 원리라고 생각한다.

생태 문제라든가 양극화 해소, 평등의 문제, 자주의 문제가 다 궁극적으로는 상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본다. 상생하기 위한 구체적 방책들은 시대나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고, 따라서 구체적인 다양한 요구가 나올 수 있다. 논의를 진행하면서 수정도 되고 추가로 포함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합의 사항으로)적시된 신자유주의는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차별을 확대시키는 원천이라는 점에서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이 같은 큰 틀 안의 원칙만 분명히 한다면 나는 큰 문제는 없고 생각 한다.

–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성공된다면, 그 구성 부분은 기존 진보정당들과 연석회의 참여단체들의 합류 형식으로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 정당이 아닌 대중조직이나 부문별 조직이 새로운 진보정당에 합류하는 방식은 어떤 건가? 이와 함께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전개한다고 합의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나?

= 지금 진보정당이 있고 진보진영이 있고, 시민단체 등 많은 조직들이 있다. 그리고 그동안 진보를 표방하거나 선호하지 않았았던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명박 정권이 거꾸로 가고 야권이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는 캄캄한 시대를 벗어나기 위한 (진보에 대한)요구들이 많이 터져 나온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문을 활짝 열 필요가 있다.

지금 연석회의 속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참여하지 않는 사람과 단체들 중에서도 진보정치를 갈망하고 요구하고 함께 하려는 움직임이 많다. 그 사람들을 어떻게 참여하도록 할 것인가 진지하고 충분하게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연석회의는 물론이지만, 진보신당, 민주노동당이 중요한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우선 두 정당이 아래로 부터의 통합에 대한 현장과 당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 진보단체나 인물들까지 진보진영 대통합의 논의에 함께 물길을 만들어나가는 운동들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연석회의는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연석회의 참여 대중조직, 배타적 지지 끌어내야

– 연석회의에 참여한 민주노총, 전농 등 비정당 조직들의 경우, 예컨대 민주노총의 민노당 배타적 지지 방침처럼, 새 진보정당이 탄생되었을 경우 배타적 지지를 합의해내는 것이 가능한가?

= 그렇게 해나가야 하지 않겠나? 중요한 것은 노동이다. 진보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노동 부문에서 가장 강력하게 나오고 있다. 노동이 탄압을 받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보정치 세력, 노동자 정치세력이 하나로 모여있지 못해 현장이 얼마나 어려워하고 있는가?

그렇기 때문에 노동도, 학계도, 시민단체도 진보진영이 하나로 힘을 모으면 함께 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지들을 얻어야 한다. 이제는 진보신당, 민주노동당뿐 아니라 모든 진보 진영이 함께 힘을 모으며 현장을 찾아가야 한다. 현장 노동자들이 아무리 현장 투쟁을 열심히 해도 정치농사 잘 못 지으면 어렵다.

그리고 민주노총 조합원 가운데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에 가입된 당원들이 4~5%밖에 안된다고 한다. 농민들도 마찬가지다. 단체들은 많지만 제대로 정치세력화, 정치농사에 팔 걷고 나선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들을 함께 결의의 장을 만들어 가는 운동을 펼쳐 나가야 하고 그렇게 해야 엄청난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실질적인 중심으로 물길을 이루면서 나아간다면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이 조직 내부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도 다 정리가 되고 큰 물줄기를 만들어 통합을 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 연석회의 참여 범위에 대해서 가능하면 많은 단체들을 참석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책임질 수 있는 주요 단위들의 참석으로 논의의 집중도와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거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 어차피 진보대통합을 하려 하고, 이것은 두 당만의 통합은 아니다. 연석회의에 참여하는 단위들도 있지만, 더 많은 단체들이 우리를 주시하고 우리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그런 부분들은 가능한 한 함께 참여시켜야 한다고 본다. 이들을 연석회의 논의 과정에서 합의를 통해 함께 하고, 그런 과정을 거쳐 연석회의를 키워나가야 한다. 

물론 진보가 숫자나 크기로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큰 테두리 속에서 내용과 원칙을 가지고 함께 참여시켜야 한다고 본다. 또 그들이 우리 수준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힘이 있고 통만 크면 그 사람들을 변화시켜 나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대상들에 대한 너무 엄격한 잣대나 기준은 바람직하지 않다. 웬만하면 함께 참여시켜 변화시키고, 진보화시켜 나가는 것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반신자유주의 전제, 참여당에게도 열어놔야

–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공개적으로 진보대통합에 참여를 제안했다. 강 위원장은 이전에 국민참여당 참여와 관련해서 열어놓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얘기해 달라.

= 국민참여당이라 하면 참여정부 시절에 여러 가지 일들이 기억이 안 날 수가 없다. 한미FTA, 이라크 파병, 양극화 문제, 비정규직 문제, 양극화의 경우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야 같다고 보지만, 원칙이나 방법에서 차이가 너무 많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 상처들도 많이 입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단순히 가치 판단이나 정치적 입장만 가지고도 해소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소중한데 이는 앞으로 이런 논의가 진행되고, 정치적 실천을 통해 믿음과 신뢰가 쌓아지면, 진보대통합을 함께 하는 많은 정당과 단체들이 ‘그래 이 정도면 믿고 해볼 수 있겠다’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참여 가능 여부를 딱 정해놓고 각을 세우는 것은 진보적이지 못하다. 우선 열어놓되 그 내용과 대상은 해당 정당들이나 단체들이 표명해야 한다. 여러 가지 가치관의 문제도 중요하고, 나아가 이를 실현하는데 있어 서로의 신뢰를 느끼고 키워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 9월까지 그러한 신뢰가 쌓일 수 있겠나?

= 그러기를 바래야 할 것이다. 상대방만 달라지기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필요하면 상대방들에게 우리가 말하는 진보 쪽으로 보다 더 가까이 다가오도록 하고, 서로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 있으면 도와줘야 한다. 다른 일반 시민단체나 큰 집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우리는 그런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

진보양당 합의 존중돼야 연석회의도 순항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진보대통합을 강조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 나는 유시민 대표 개인의 생각과 요구 때문이라기보다 국민참여당에서 함께 하고 있는 당원들의 요구가 큰 것 아닌가 생각한다. 내 트위터를 보면 (참여당 당원들의)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역주행과 정치적 왜곡,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성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굉장히 절박하게 함께 하자는 요구들이 나온다.

그런데 참여당 당원들의 요구를 보면 그들은 진보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좀 다른 부분들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유시민 대표나 참여당은 어떤 면에서는 외로운 위치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진보 쪽으로도 오기가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민주당과 함께 하기도 어려운 정치적 국면들이 있다.

– 진보양당 선통합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많이 줄었지만, 진보양당의 입장과 방침이 중요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연석회의 논의에 보다 강조점을 두는 의견도 있다. 연석회의와 진보양당의 이중 경로도 현실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이를 어떻게 조정해 나갈 것인가?

=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기본적인 합의는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연석회의가 잘 되어 나갈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물줄기를 만들면 연석회의에서 그 물길을 같이 탄다. 농사를 짓다 보면 줄만 그어주면, 물은 저절로 그리고 모이기 마련이다. 그렇게 물이 여기저기 모이듯이 진보진영 대통합도 연석회의에 참여하는 단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우려하는 것은 줄을 엉뚱한 데로 잘못 긋는 경우다. 그런 것들은 연석회의를 하면서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방향을 잡아 나가고, 그에 따라 합의해 나가고 폭도 넓혀 나가야 한다. 진보대통합에 대한 거센 요구가 있기 때문에 결코 크게 엇나갈 수 없을 것이다.

두 당 중 어느 당이든 큰 흐름과 요구를 계속 거부하거나 자꾸 지연시킨다면 그때는 주변 물줄기들이 큰 역할을 하리라 본다. 도와주고, 박수 보내고, 어떤 때는 압박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은 하나의 예술이라고 본다.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허심탄회하고 진정성 있게 해 나간다면 난제들을 해소하게 될 것이다.

패권-남북 문제 잘 정리될 것

–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서 중요한 것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사이에 놓여 있는 ‘다양한 이견’들에 대한 조정과 합의라고 본다. 강 위원장께서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진보정당 하면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을 이야기한다. 최우선으로 하나로 모아야겠다는 의지를 모아야 한다”고 얘기한 바 있다.

그러나 두 당의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 이견들이 있는데, 이중 패권문제는 민주노동당에서 구체적 방안이 나왔는데, 북한문제에 대해는는 안 그런 것 같다. 

= 양당 사이에 패권주의나 남북관계와 관련된 입장들은 그 내용적 측면보다는 이로 인한 상처들이 너무 크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 뚜껑 보고 놀란다고, 그걸 기억하고 되새기다보니 그런 이견들이 더욱 커진 것이다. 대통합의 물꼬가 크게 터지면 패권문제나 남북문제는 오히려 잘 정리될 것이다. 양당은 큰 흐름에 자연스럽게 편승해가야 한다.

– 진보신당은 9월까지 대통합 합의가 안 될 경우 ‘합의하는 세력끼리’의 소통합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배수의 진을 치고 9월까지 통합을 이루려는 적극적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지만, 사회당 등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한 것 같다. 이 경우 이른바 대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걸로 볼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나는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대통합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될 경우의 단서도 붙일 수 있지만, 되도록 해버리면 되는 것 아닌가?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통합은 시대의 요구이자 국민의 명령이라고 본다. 여기에 부응하지 못하면 진보라고 말하기 부끄럽다. 더 큰 것을 위한 원칙은 있겠으나 웬만한 것은 서로 해소하고 나갈 수밖에 없다.

– 최근 들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사이에 북한 문제 등은 오히려 쉽게 합의할 수 있으나, 2012년 대선 선거 전략에서 오히려 의견을 함께 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통합 이후의 문제이지만, 통합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의견을 얘기해 달라.

   
  ▲강기갑 위원장 

= 애 나오기 전에 똥 기저귀를 준비할 수는 있다. 애가 생기기도 전에 천연 기저귀일지 화학 기저귀일지 논쟁하는 것도 중요할 수는 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해서는 안 된다. 대통합의 원칙에서 그런 문제는 열어놓고 결정하면 될 것이다. 우리의 뜻을 확고하게 알리는 것은 좋지만 ‘그게 아니면 절대 안된다’라고 못박는 것은 곤란하다. 열어놓고 얘기해야 한다.

가설정당에 회의적

– 노회찬 진보신당 고문의 ‘가설정당론’과 심상정 전 대표의 ‘연립정부론’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간단하게 얘기해 달라.

= 두 가지 다 나름의 의견이라고 본다. 하지만 가설정당은 대통합 안 될 경우 가정한 차선책이라서 별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대통합을 해야지 안 된다고 안할 수 없다. 가설정당을 말하는 것은 대통합 의지가 약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다.

연립정부는 진보진영 대통합이 어느 수준으로 되느냐에 따라 가능할 수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 연립정부가 된다고 해도, 우리 식으로 땡겨와서 구성될 수도 있고, 하나마나 할 정도로 될 수도 있다. 진보진영이 우선 대통합을 통 크게 진보적 내용과 가치를 가지고 해야 한다. 그 다음 함께 연합하고 연대할 대상들을 어떻게 진보적 가치를 중심으로 끌어 당기느냐가 중요하다.

진보대통합이 잘만 되면 연립정부 안돼도 우리가 단독정부로 정권을 쟁취해 버리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 것까지 다 포함해서 진보대통합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보고 나가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그렇게 가다보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까지 만들어 갈 수 있다.

– 통합추진위원장으로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그리고 사회당 당원들과 전농, 민주노총, 반빈곤 빈민연대 등 대중 조직 회원,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 달라.

= 뭐든지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 희망을 향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진인사 대천명이다. 정말 우리가 간절함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세계를 개혁하려면 나부터 개혁해야 한다. 그게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뜻이라고 본다. 나부터 변하고 쇄신하고 출발해야 한다.

미래는 현재를 통해 갈 것이고 과거도 현재를 통한다. 이 순간 나의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면 실제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당장 만들 수 있다. 많은 당원, 노동자, 농민, 민중진영이 함께 큰 물꼬를 만들어서 상생의 세상을 하루 빨리 만들어 가야 한다. 그 앞에 이명박 정부는 부서지고 심판 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일 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상생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들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다짐하면 함께 할 수 있는 물길로 끌어가야 할 것이다. 희망을 가지고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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