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석회의 별도로 정당 간 협상하자"
        2011년 05월 09일 01: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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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 진보신당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동당, 사회당과 양자 및 3자 테이블의 정당협상을 갖자”고 제안했다. 노회찬 위원장은 이미 지난 달 <레디앙> 인터뷰에서 “진보신당-민주노동당, 진보신당-사회당 이렇게 양자 간 협상이든, 3자가 모이든 정당 간 협상이 별도로 시작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제안은 연석회의의 참여 주체가 늘어나면서 쟁점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노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논의 과정을 살펴볼 때 ‘5월 말’이라는 시한을 지키고 ‘미합의 쟁점’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연석회의 참가 정당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노 위원장은 “연석회의에서 3차 합의문을 발표하기까지 이른바 ‘미합의 쟁점’을 둘러싼 진통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북한의 핵개발과 3대 세습,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연대 방침, 그리고 패권주의 극복을 위한 당의 민주적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해왔으나 참여 단위 간에 입장의 차이가 쉽게 극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이 이날 정당 간의 협상 테이블 구성을 제안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노 위원장은 “주요 사안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을 이번 주 내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면서도 “진보신당은 정당간의 1:1 협상을 포함해 3당이 함께 모여 진행하는 협상 등 다양한 방식을 열어 놓겠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의 새진추 위원들은 이에 대해 “3당 협상과 진보신당-민주노동당, 진보신당-사회당 간의 양자 협상 등 어느 형태도 특정하지 않고 열어놓고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정당 간 협상의 형태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 된다면 양자 협상과 3자 협상을 사이에 두고 각 정당 사이는 물론 진보신당 새진추 내에서도 이견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노동당 측은 노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정당 간 협상의 틀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도 “양당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정성희 공동 통추위원장은 “우리는 사회당과 협상보다는 진보 양당 간 협상이 중심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연석회의는 별도로 진행하되 연석회의 책임자 간 따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책임자인 민주노동당 장원섭 총장과 진보신당 정종권 새진추 위원이 협상에 나서고 이와 함께 양당 통추 위원장이 협상을 진행하다가 막히는 부분은 양당 대표 간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구체적 방안을 내놓았다.

    반면 사회당은 3자 협상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민 사회당 진보혁신정당 추진위원장은 “연석회의뿐 아니라 정당 간 협상 등 다각도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진보신당이 3자 협상이 아니라 민주노동당과 양자협상에 나서는 것에는 우려한다”고 말했다.

    금 위원장은 “진보신당이 양자 협상에 나선다면 우리도 민주노동당과의 일대일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민주노동당이 거부한다면 사실상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협상이 되는 셈인데, 진보신당이 양당 선통합이 당론이 아니라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과 선협상에 나선다면 우리의 거취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당 간 협상에 대한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의 의견 차가 있는 상황에서 진보신당 내부에서도 정당 간 협상 방식을 놓고 진통은 불가피해 보인다. 새진추 회의에서는 협상의 유연성을 위해 양자(진보-민노, 진보-사회) 협상과 3자 협상을 모두 열어놓은 상태이지만, 3자 협상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반대하고 양자 협상은 자칫 민노-진보 양당 협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

    전원배 새진추 추진위원은 “양자 협상과 3자 협상 모두 열어놓았지만, 양자 협상이 곧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협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만약 민주노동당이 사회당의 참여를 거부해 사실상 양당 협상의 모양새가 갖춰진다면 이 협상을 거부하자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종권 추진위원은 “민주노동당이 사회당을 대놓고 배제하자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노동당과도 사회당과도 일대일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열어놨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3자 협상을 부적절하다고 얘기한다면 이후 검토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민주노동당과의 일대일 협상도 할 수 있는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새진추 내에서 협상 방식에 대해 열어놓는 형태로 결정했기 때문에 다소 애매한 점이 있다”며 “정당 간 협상의 병행이 필요하다면 이에 대해 보다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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