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정당, 야권연대 파기하라"
        2011년 04월 14일 08:0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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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단일화는 매번 선거때마다 ‘만병통치약’처럼 등장한다.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이 겹치는 해를 맞이하면서 ‘만병통치약’은 계속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번 4·27 보궐선거는 이 ‘만병통치약’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야권단일화의 첫 번째 명분은 반이명박·반한나라당을 선거를 통해 심판하자, 즉 낙선을 시키자는 것이다.이미 민주당을 중심으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이 모여들었다.

    4월 13일에는 너무도 명백한 장면이 일어났다. 민주당 손학규, 민주노동당 이정희, 진보신당 조승수,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민주진보진영과 국민이 승리하는 선거를 위해 야당이 마침내 힘을 모았다”며 “국민들이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연합뉴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전국적인 차원에서 야권연대협상이 성공하기는 우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던 오래된 상식은 이제 깨져나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시각적인 측면에서 야권단일화는 매우 거대한 힘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 들어가보면 전혀 다르다.

    야권단일화 실상은 고작 8%

    이번 재보궐선거 지역 38곳 중 중앙차원의 야권연대가 성사된 곳은 강원도지사와 국회의원 선거 3곳이다. 선거구 대비 약 8%에 지나지 않는다. 8%에 못 미치는 야권단일화 지역을 자세히 뜯어봐도 실속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야권연대의 핵심인 민주당은 순천과 경남 김해를 ‘내줬다’. 순천은 민주당의 무공천으로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가 나서고 있고, 김해는 국민참여당 후보가 공천됐다. 울산 동구와 울산 중구, 거제 광역의원도 후보단일화가 됐다.

    그러나 순천에서는 야권단일화 후보인 김선동 후보를 야권에서 ‘은따’(은근히 따돌림)시키고 있다. 전·현직 지방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이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이다. 울산과 거제는 이미 민주당을 위협할 만큼 성장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지지세력들이 존재한다.

    솔직히 야권단일화의 현실은 민주당이 별로 당선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지역 몇 곳을 소수 야당들에게 ‘던져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야권단일화 이미지는 실상과 훨씬 큰 정치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

    첫째, 이명박 정권에 대한 대중적 불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안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 알려지다시피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저지른 정말 수없이 많은 사건들의 대부분은 민주당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했다.

    대표적으로 2008년 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부자들에게 세금을 감면해주는 ‘부자감세’ 예산 284조5천억원 통과에 동의를 했다. 이미 부자들에 대한 감세 규모가 무려 13.5조원이나 됐다. 장기화되고 있는 전북버스 파업의 주범도 ‘버스노동자 5적’ 중 핵심이 민주당이었다.

    비정규직을 양상하는 직업안정법 개악안을 상정하는데 한나라당과 공조하기도 했다. 즉 민주당은 의회, 그리고 이를 둘러싼 자본가들의 로비, 부당한 정치자금 및 정치적 거래 등에 익숙한 지배정당이다. 온갖 정치자금 비리, 부정부패 등 민주당이 저지른 과오를 다 적는다면, 한나라당 못지 않다.

    그러나 야권단일화는 이런 반노동자적인 추악한 민주당을 개혁의 중심으로 만들고 있다. 이것은 민주당이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함부로 훼손하고 자신들 멋대로 활용하도록 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두 번째, 민주노동당 및 진보신당 등은 민주당에 대한 의존성이 커질 것이다. 야권단일화는 국회 내 다수 정당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 다음으로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게 된다. 그런 조짐이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

    민주당, 노동법 재개정 8개 중 오직 2개만 받아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등이 마련한 개악된 노동법 재개정안 8개 중 민주당이 복수노조와 전임자임금 두 가지 재개정안만을 당론으로 결정하자 단협해지법, 직장폐쇄법 등 중요한 다른 6개 재개정법들은 방향을 잃어버렸다.

    민주당이 안 하겠다면 8개 중 6개 재개정안들은 그냥 묻힌다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민주당이 재개정안대로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저지하고, 전임자임금을 노사자율로 할 수 있다는 생각말이다.

    이들 개악법들은 모두 노무현 정권 때 ‘노사관계선진화’ 방안에 포함돼 있던 내용들이었다. ‘노사관계선진화’ 방안은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기 위한 신자유주의 정책들이었다.

    민주당이 두 개의 노동법 재개정안을 받은 것은 돌아서는 반이명박 민심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하고, 구체적으로는 친노동자 이미지를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 어쩌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및 진보신당이 몰아주는 표들을 계산하고 이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이 일정한 성과를 얻었을 때, 민주당은 친노동자로 변할 것인가? 민주당 위선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오히려 자신들이 받았던 재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진보양당, 술수 능란한 부르주아 정당 닮아가나

    세 번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이중플레이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 하다. 이것은 진정한 진보정치를 염원하는 급진적 노동자들에게 정치적 환멸을 낳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내부적으로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공식적으로 야권 연대를 주장한 바가 없다고 보고돼 왔다.

    심지어 그런 의심을 할 때마다 늘 부인해 왔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는 야권연대를 부인하면서 언론을 통해서는 야권연대를 추구하는 것은 정치적 위선이다. 진보정당이 계급정치의 원칙을 지키지 못 하고 술수에 능란한 부르주아 정당들을 닮아가는 것은 노동자운동의 명백한 후퇴다.

    이는 또한 노동자민중을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투표를 위한 선거도구로 전락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야권연대를 파기하고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 진보당들은 민주당이 성과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에서 들러리 역할을 할 필요는 없다.

    반이명박 투쟁 성과는 민주당과 연대 혹은 공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위선적 민주당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킬 때 가능하다. 지금 당장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민주당의 하수인 역할을 중단해야 한다.

    진정한 개혁은 의회가 아니라 거리와 공장에서 투쟁과 파업을 통해 이뤄진다. 이명박에 대한 심판은 4·27 재보궐 선거, 총선, 대선을 통해서가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주체적 투쟁, 파업을 통해서다. 이럴 때 무상복지시리즈 같은 개혁도 실제로 쟁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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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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