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화를 구하라" PD들 팔 걷었다
        2011년 04월 12일 04: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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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의 ‘라디오 시사프로 진행자 교체’ 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지난 5일 MBC 측이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인 김미화씨에게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 알려지면서, 노조와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평PD협의회’를 긴급 결성한 라디오본부 PD들은 11일부터 아침 피켓시위에 돌입해 ‘밀실개편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평PD협의회는 “<세계는>은 경쟁력과 이미지 면에서 MBC 라디오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면서 “정치적 외압이 아니라면 교체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 MBC의 독립성을 치명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이고 경쟁력을 갉아먹는 해사 행위”라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라디오 본부장(이우용)은 경쟁력과 노령화를 근거로 드는 듯한데, <세계는>은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놓친 적이 없고, MBC 내에 10년~20년 된 진행자도 많은 현실에서 7년은 그리 오래된 게 아니”라며 “<세계는>의 정체성과 질을 지키기 위해선 김미화씨가 꼭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MBC 측은 경쟁력과 노령화가 주된 이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미화씨에게 “이번에는 어렵다”고 말한 당사자인 김도인 라디오 편성기획부장은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구체적인 이유를 말하면 김미화씨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 언급을 자제중”이라며 노조 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알려진 것과 달리 5일 언급은 통보가 아니라 김미화씨에게 다른 프로로 옮길 생각이 없냐고 의사를 물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부장은 이같은 의사 확인에 이우용 본부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사석에서 이 본부장의 입장을 들은 뒤, 공적인 회의 자리에 오르기 전에 김미화씨에게 개인적으로 뜻을 전한 것”이라며 “다른 프로로 옮기는 게 MBC에게도, 김미화씨에게도 좋다고 봤다. 공식 회의까지 올라가면 서로에게 좋을 것이 없지 않냐”고 밝혔다. 이우용 본부장은 현재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김씨 교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노조와 라디오 PD들은 ‘정권의 외압’ 가능성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세계는>은 이미 방송 초기부터 한나라당의 견제를 받아왔고,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숱하게 압력을 받은 프로그램”이라며 “2년 전에도 진행자 교체 시도가 있었다가 불발되었고, 지난해에도 임원회의에서 거론된 바 있다. 특히 김미화씨는 KBS 블랙리스트 파문에서 보듯 정권에 탄압받는 대표적인 연예인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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