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를 원해? 그럼 군사비를 주목해"
        2011년 04월 12일 09:0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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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4월 12일)은 ‘세계군축 행동의 날(Global Day of Action on Military Action)’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이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해 30여개국에서 100여 가지의 다양한 평화군축행동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군사비‘를 주제로 공동 행동에 나서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인류 사회가 소중하게 사용해야 할 자원을 군사비로 낭비하고 있는 사이에 지구촌 곳곳은 전쟁과 분쟁, 환경파괴, 빈곤, 질병 등 ’인간안보‘의 위기로 신음하고 있다. 

    한국의 상황에서도 군사비 문제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분명해지고 있다. 2010년 전쟁 위기와 무상복지 논란을 거치면서 평화와 복지는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이자 과제가 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안보 무능 정권’으로 규정하고 대북강경책과 한미동맹 강화를 통해 강력한 안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MB 정부 들어 대한민국 안보는 뒷걸음치기 시작했고, 급기야 오늘날에는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작년 6.2 지방선거 때 ‘무상급식’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주요 정당들과 대선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복지를 내세우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뒤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진보·좌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복지국가 논의가 중도는 물론이고 보수 진영의 일부로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평화와 복지가 시대정신으로 부상하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이들 사안이 핵심적인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평화와 복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 공론의 장에서 좀처럼 거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아쉽기만 하다. 

    평화를 원하거든 군축을 준비하자 

    이미 한반도의 현실에서 ‘군사력에 의한 평화’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한의 군사비는 이미 북한의 국민총생산(GDP)을 추월한 지 오래이다. 한미군사동맹도 역대 최강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안보가 불안하다고 말한다. 왜 그런 것일까? 

    상식적인 말이지만, 안보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이는 ‘나의 안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한 조치가 상대방의 반작용을 야기해 오히려 나의 안보도 불안하게 만든다’는 ‘안보딜레마’의 문제로 연결된다. 기실 2010년 발생한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사태도 1999년, 2002년, 2009년 세 차례의 서해교전을 거치면서 남북한 사이의 군사 태세와 군비경쟁이 격화되고 이에 따른 안보 딜레마가 심화되면서 발생한 측면이 강하다. 

    오늘날 대한민국 안보와 한반도 평화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는 북핵 문제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북한은 한미동맹에 대한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를 핵무장을 통해 상쇄하려고 한다. 이는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정보기관은 “북한의 재래식 군사 능력은 지난 10∼15년간 지속적인 식량 부족, 열악한 경제 사정, 노후 무기 교체 능력 부재, 훈련의 감소, 군부대의 사회 시설 건설 지원 증가 등으로 크게 약화되었다”며 “이에 따라 북한은 외부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핵 프로그램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핵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여러 동기가 있지만, “재래식 군사력의 약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중대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비춰볼 때, 남한은 군비통제와 군축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 관리,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서해 평화협력 증진, 민족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신뢰 및 물적 토대 마련 등 한반도 문제 해결 및 평화적 통일 기반 구축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흔히 군축의 필요성을 말하면, ‘남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철없는 발상’이라는 반론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남한은 지난 20년간 북한보다 5~10배나 많은 군사비를 써왔고, 그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보가 불안하다고 한다. 이는 오늘날의 안보 불안이 군사비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폭적인 군비증강과 군사 태세 강화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사비 ‘동결’로 복지 재원 상당 부분 충당 가능 

    군사비를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은 최대 화두로 떠오른 복지 증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비 삭감, 혹은 증액 억제를 통한 재원 마련 논의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군사비 ‘동결’을 통해서도 복지 재원 마련은 상당 부분 가능해진다. 

    무상복지를 제안하고 나선 민주당은 ‘3+1(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연간 소요 예산으로 16조4천억원이 필요하고, 재원 조달 방안으로 예산절감, 조세개혁, 복지제도 개선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재원 마련의 실효성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령 지난 10년간 연평균 7%씩 증액되어온 군사비를 2010년 수준인 30조원으로 ‘동결’할 경우, 이듬해부터 2조1천억원, 4조3천억원, 6조7천억원, 9조3천억원, 12조원, 15조원, 18조2천억원 등의 예산 절감이 가능해진다. 이를 복지 예산으로 전환할 경우, 매년 적지 않은 재원 마련이 가능해지고, 6∼7년 후에는 군사비 동결만으로도 무상복지 예산의 상당 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는 단순계산이고, 현실은 보다 복잡하게 전개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려 있고 이러한 ‘인간안보’의 위기를 국가가 나서 해소하지 못하면, ‘국가안보’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통합은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민통합의 첫걸음 국가 구성원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복지체계의 확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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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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