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중국'의 놀라운 진면목
    2011년 04월 02일 01: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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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예견하는 ‘중국 시대의 도래’에 앞서, 현대 중국 정치사회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책이 출간되었다. 과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소련식도 미국식도 아닌 ‘새로운 중국의 길’을 가겠다고 주창하는 바로 그 중국의 내부 실상이, 운명과 맞서온 한 여성의 시점을 통해 펼쳐지는 것이다.

드라마틱한 삶의 주인공

열여섯 살 어린 나이에 집안의 강권에 따라 학업을 포기하고 미사일 공장 노동자가 되었다가 20년 후 국제적인 저널리스트로 변신하는 ‘드라마틱’한 삶의 주인공 장리자가 쓴 『중국 만세!(Socialism is Great!)』(송기정 옮김, 현암사, 18000원)이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 종식을 고한 1980년대에도 중국의 관영공장에는 ‘생리 경찰’이 존재했다. 매달 여성 노동자들의 생리를 담당자가 검사하는 것이다.

공장 내 연애는 강력히 금지되었으며 말할 것도 없이 미혼자의 임신은 큰 처벌을 받았다. 그리고 영어를 공부하는 것도 금지되었다. 서방 제국주의 언어의 학습이 사회주의 사상을 변질시킨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1980년대 중국에서 강력히 금지된 이 세 가지, 공장 내 연애, 혼전 임신, 영어 공부 금지를 모두 위반했던 여성이 이 책의 저자다. 

이 책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로 일을 하다 1989년에 노동자들을 조직해 톈안먼 시위 현장에 나섰던 장리자의 개인사를 통해, 1980년대 이후 문화대혁명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던 중국의 사회상과 중국식 사회주의를 고수하면서 개혁 개방 정책을 추진한 신중국의 진면목이 펼쳐진다.

열여섯의 어린 나이에 공장 일을 시작하여 20년 후에는 서구 언론들이 인정하는 중국통 저널리스트가 된 장리자라는 특출한 개인의 기억들을 통해, ‘톈안먼 세대’로 불리는 오늘날 중국 핵심 세대를 성장시킨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 지식을 향한 욕구, 개방 사회에 대한 욕망 들도 생생하게 드러난다.

1980년 열여섯 살 장리자는 한 기계공장의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일하는 공장의 실체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부품 제작 공장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다닌 공장에서 비밀리에 제작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그해에 태평양의 솔로몬 제도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중국은 드디어 미국을 바로 공격할 수 있는 국력을 보강하게 되었다고 자축한다.

생생한 중국 인민들의 생활상

『중국 만세!』는 안팎의 격심한 변화에 몸부림친 중국 내부의 근 30년 동안의 사회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것은 가진 것 없는 노동자 신분 여성으로서 ‘감히’ 넓은 세상을 동경하며 필사의 열망을 좇았던 장리자의 개인사와 촘촘히 연결되고 있다. 덕분에 정치경제사의 굵직한 사건들은 물론 당대 중국 인민들이 피부로 겪었던 생활상의 변화들도 생생하게 드러난다.

오늘날 중국은 매우 혼란스러운 곳이다.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민주주의는 없다. 인터넷 사용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이지만 국가의 인터넷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돈을 벌 자유는 있지만 언론의 자유는 없다. 이러한 중국 사회를 관찰하면서 과연 ‘중국식 사회주의’란 무엇인지, ‘사회주의 중국’이라는 말이 성립이 되기나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는 오늘날 중국 사회 내부에서도 쉽사리 다듬어지지 않는 혼돈이다.

저자는 중국을 ‘거대한 새장’이라고 묘사한다. 맘껏 날아오르다가도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히게 되는 통제 사회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새장의 공간이 아주 크기 때문에 인민들이 심각하게 답답함을 느끼지는 않는다는 것이 지금 중국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언급이다.

『중국 만세!』는 중국의 정치 체제를 분석한 학술서나 중국 근현대사 연구서와 차별되는 색다른 시점에서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짐작해볼 수 있게 하는 참신한 단서들을 우리 앞에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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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장리자(張麗佳) 

1964년 중국 난징(南京)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자신을 중국과 다른 세계 간의 ‘커뮤니케이터’라고 소개한다.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16세에 학업을 그만두고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작하는 공장의 노동자가 되었다. 10년 가까이 공장 일을 하면서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였고, 1990년에 마침내 꿈꾸던 영국 유학을 떠나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베이징에서 두 딸과 함께 살면서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가디언》, 《옵저버》, 《뉴욕 타임스》, 《인디펜던트(런던)》, 《워싱턴 타임스》, 《뉴스위크》 등에 글을 쓰고 있으며, 영국 BBC 라디오 방송과 미국 NPR 라디오 방송에 중국 전문가로 고정 출연하고 있다.

역자 – 송기정 

덕성여자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였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자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스스로 깨치는 아이들』, 『쉿! 인형들이 가출했어』, 『경제 잡학사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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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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