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임금인상 억제 배후조종 무력화
    2011년 03월 29일 11: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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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승계 투쟁 승리에 이어 이화여대, 고려대,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위한 첫 집단교섭에서 소중한 승리의 돌파구가 열렸다.

전국 청소․경비노동자 조직화, 집단교섭 발판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조 서경지부는 3월 25일 이화여대 2개 용역업체와 교섭을 시급 4천600원(월급 96만1천400원) 인상에 합의했다. 한 달 식대도 6만원(청소직 5만원)으로 1만원이 인상했고, 휴게실 등 노동환경도 개선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 운영하던 오전반 근무 제도 개선을 위해 노사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고려대병원도 지난 19일 시급 4,600원과 단체 협약을 타결했다.

시급 4,600원은 요구안이었던 5,180원보다 낮지만 올해 법정최저임금 4,320원보다 280원(6.5%) 높은 금액이이다. 이들의 2010년 시급이 4,200원이었으니, 400원(월 83,600원)이 인상된 것으로 인상률은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9.5%다.

집단교섭을 벌였던 고려대와 연세대는 아직까지 4,450원을 고집하고 있다. 공공서비스노조 서경지부는 3월 29일 연대에서 집중집회를 열고 본관 점거농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화여대의 타결로 고대와 연대 역시 타결이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급 400원 9.5% 임금인상

이대, 고대, 고대병원, 연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집단교섭이 결렬되자 3월 8일 하루 공동파업을 벌였고, 부분파업과 태업을 이어왔다. 경총을 중심으로 한 자본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올해 법정최저임금과 임금인상 투쟁의 전초전으로 여겨 강력하게 개입했고, 대학당국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맞서 이대 노동자들이 3월 23일 전면파업과 본관 점거파업에 돌입하자, 사흘 만에 양보안을 제시했다. 이번 합의는 청소․경비노동자들이 집단교섭을 매개로 공동파업을 전개하고, 강력한 점거파업을 벌임으로써 총자본의 임금인상 억제 압력을 물리치고 전체 노동자의 임금인상의 기준을 높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경총은 2월 28일 ‘2011년 경영계 임금조정권고’에서 3.5%를 임금인상률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고, “2000년대 이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대량해고 등 막대한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며 대학당국을 ‘배후조종’했으나, 이대 노동자들은 9.5%에 이르는 높은 임금인상을 쟁취해 경총을 무력화시켰다.

이는 올해 4월부터 시작되는 법정최저임금 투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물가폭등에 맞선 임금인상 투쟁의 소중한 밑거름이다.

총자본의 임금인상 억제 무력화

이번 투쟁에서 대학 학생들이 보여준 적극적인 연대는 투쟁 승리의 비결이었다. 전체 학생의 80~90%에 이르는 지지 서명과 총학생회의 연대투쟁, 점거파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등록금 동결 투쟁과의 공동투쟁 등이 청소․경비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고, 대학당국에 압박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사용자인 대학의 원청사용자성 인정과 정규직화에 대한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싸우지 않은 점과 단호한 점거파업을 만들어내지 못한 점은 평가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화여대에 이어 고대와 연대가 타결되면 이후 대학의 청소․경비노동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막대하다. 노조에 가입해 함께 싸우면 법정최저임금보다 6만원 가량 높은 임금과 각종 수당 및 처우개선이 이뤄진다.

따라서 민주노총과 지역본부는 청소노동자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조직화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특히 대학생들은 전국에서 대자보와 선전물을 통해 이번 합의를 자신이 속한 대학의 청소․경비노동자들에게 알려내고, 노조 가입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학당국에 면죄부 준 경희대 등록금 1% 지원

한편, 경희대는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이미 납부한 3% 중 1%를 시간강사와 청소노동자, 장학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와 재단, 대학당국이 책임져야 할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임금을 같은 피해자인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대신하는 것은 연대가 아닌 시혜이며, 대학당국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이는 생산현장에서 자본이 ‘정규직 양보론’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처럼, 대학이 학생과 노동자를 분열시키는 ‘학생 양보론’이 될 수밖에 없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 학생과 노동자들의 연대는 시혜가 아니라 연대투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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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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