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옥갈 각오로 원전 스위치 끄자"
        2011년 03월 26일 08: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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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내가 다니는 전남대학교 안에서는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을 홍보하는 비디오 테이프가 상영되고 있다. 잘하는 일이다.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홍보를 조직할 때가 아니다. 이미 아줌마들은 미역 사재기에 들어갔다. 아줌마들은 후쿠시마에서 흘러온 방사능에 대한 구체적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아줌마들의 미역 사재기를 향해 가족이기주의라고 손찌검하지 말라. 그것은 조직되지 않은 대중이 개인의 생존을 위해 선택하는 합리적 행동이다. 나쁜 것은 정치권의 무대응이다.

    역사가 진보신당에게 요구하는 것

    그중 재빠르게 진보신당이 원전 폐지의 당론을 결정한 것, 반가운 일이다.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토론을 조직할 때가 아니다. 대중은 행동의 기회를 요구하고 있다. 역사는 진보신당에게 원전폐지 투쟁의 선봉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통합도 중요하고 총선도 중요하다. 지도자들의 상층 연대, 소중하다. 하지만 역사가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는 것은 원전을 둘러싼 범국민적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 광우병으로 100만 명이 촛불을 들었다면 방사능으로 100만 명의 국민이 촛불을 들도록 하자. 이명박 따위들이야 계속 원전의 안전성을 떠들어도 좋다. 우리는 원전의 스위치를 끄러 들어가야 한다. 

       
      ▲영광 핵발전소 모습. 

    나는 지난 20여 년 원자력발전소의 문제점을 강의해왔다.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는 박정희, 전두환 두 독재자의 유물이다. 그때 그들은 미국의 웨스팅 하우스와 벡텔이 던져준 떡고물에 눈이 어두워 민족의 미래를 팔아먹었다. 독재는 노동자에게는 저임금이었고, 농민들에게는 저농산물 가격이었을 뿐 아니라, 삼천리 금수강산을 핵의 괴물에게 저당잡힌 ‘사건’이었다.

    2000년 전 주몽 할아버지가 이 땅에 ‘핵똥’을 남기고 갔다고 하자. 우라늄 방사능(플루토늄)의 반감기가 2500년이다. 주몽 할아부지가 싸고 간 핵똥이 1키로그램이라면, 아직도 500그람이 핵분열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라늄의 핵똥이 1/1000로 줄어드는 데 자그만치 2만5천 년 걸린다. 우리가 남기고 간 ‘핵똥’이 지하 어디엔가 저장되어 있다가 지진과 함께 어디에서 터질 지 모르는 세월이 2만 년이다. 하여 지금 우리가 원자력 발전소를 돌리고 있다는 것은 딱 한 세대의 풍요로운 전기를 위해 1천 세대에게 치명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세대 풍요를 위해 1천 세대에 치명적 범죄

    그때마다 나의 청소년들은 “황샘, 뻥이 쎄."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체르노빌은 영광노빌이 아니고 고리노빌이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오늘의 청소년들은 다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고 행동이다. 문제는 원자력 발전소의 이해당사자들은 죽어도 원전을 끄지 않는다는 데 있다.

    왜 원전은 터질 수밖에 없는가? 고리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은 30년이다. 그런데 끄지 않는다. 죽어도 끄지 않는다. 왜 끄지 않을까? 원자력 발전소 한 기가 2조 원이다. 2조 원은 동네 ‘똥개 이름’이 아니다. 1천억짜리 대기업 스무 개에 달하는 자본이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이 21기이므로 원전의 자본이 물경 40조 원이라는 거다.

    이들이 알아서 양심적으로, 자발적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스위치를 내려줄 것을 바라지 말자. 권력자들이 자발적으로 원전을 폐지해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이건희가 알아서 상속세를 내달라 기대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무망한 일이다. 연목구어(緣木求魚)이다. 자본에는 심장이 없다.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모든 구멍에서 오직 이윤의 피 냄새만을 풍기는 자본이라는 괴물에게 후쿠시마의 재앙은 보이지 않는다.

    원자력 발전소의 스위치는 절대 꺼지지 않는다. 하여 20년 안에 반드시 원자력 발전소는 터진다. 원자력 발전소의 스위치를 내리자. 주거침입의 죄를 물어 감옥에 보내면 당당하게 감옥에 들어가자. 후쿠시마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하여, 영광이 터지고, 월성이 터지면 우리의 아이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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