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까지 원전 전부 폐쇄하자"
    2011년 03월 24일 06:13 오후

Print Friendly

진보신당은 오는 2030년까지 노후 원전의 순차적 폐쇄 등을 통해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의 3/4를 중단시키고, 2040년까지 핵발전소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은 이를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적정 운전 기간이 경과한 원전의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붕괴와 이로 인한 가공할 방사성 물질의 발생과 후폭풍에 대한 충격과 우려가 전 지국적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진보신당은 24일  ‘한국의 원전건설 이대로 좋은가-핵 위협 없는 한국 사회를 생각한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원자력 발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3월 22일 일본 대지진, 핵사고 피해 지원과 핵발전 정책전환 공동행동 기자회견. 

"원자력 르네상스" 포기 선언해야

이날 토론회에서 진보신당의 강은주 정책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원자력 르네상스 포기 선언, 신규 발전소 건설 중단과 수명 연장 포기, 한국의 핵 안전성 철저 점검, 원자력 문화재단의 해체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은 현재 21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운전 중이며, 현 정부는 현재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현재 31.4%에서 2030년까지 59%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후쿠시마 충격 이후에도 정부는 이 같은 계획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원자력 발전에 대한 신화를 버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들은 또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나아가 청정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유정민 고려대 지속발전연구소 연구교수는 “원자력 발전은 인류에게 무한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프로메테우스의 불’로 여겨졌지만 그 대가는 방사능 누출과 핵무기 확산이라는 엄청난 환경적, 사회적 위험”이라며 “원자력 발전은 인간의 일상적 인식과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복잡하고 강력한 기계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규모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대 기술은 시스템의 일부분에 이상이 생길 경우 전체 시스템이 한꺼번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구조로, 후쿠시마 사고에서도 1GW 짜리 원전시설의 1000분의 1도 안될 듯한 용량의 냉각펌프 고장이 전체 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왔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통제를 벗어난 핵분열이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확률은 안전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국장도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은 34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도 “값싼 전기가 모두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것으로 그 위험은 잘 관리할 수 있으니 믿어라, 마음껏 전기를 쓸 수 있게 할테니 핵발전소의 위험은 감수하라는 것이 핵 마피아의 논리”라고 말했다.

윤기돈 사무처장은 “이웃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는 우리가 외면해온 위험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다”며 “일본의 현실을 함께 지켜보는 핵발전 국가의 모든 국민들은 다시금 우리의 선택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깊이 있게 성찰해야 하며, 우리는 핵 위험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주 진보신당 정책연구위원도 “핵발전소는 현대사회가 낳은 기술위험의 결정체로 ‘벼락 맞을 확률’ 운운하는 안전의 신화가 얼마나 무기력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며 “핵없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는 거대한 잠재적 핵폭탄을 21개나 안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강 위원은 “가장 우선적인 것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국에 대한 영향”이라며 “바람과 해류가 한국으로 오지 않는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라 ‘한국형 원자로’ 운운하면서 우리는 안전하다는 자만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품의 수입금지 조치 등은 상당히 시급하고 현재 가동중인 21개의 발전소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자력 발전의 또 하나의 폐해로 제기된 것은 지역별 불균형이다. 유정민 교수는 “주목할 점은 이런 거대 기술의 오작동에 대한 피해가 공평하게 분담되지 않는 것”이라며 “원자력 사고로 인한 원전 근처의 주민들의 피해가 원자력 발전의 수혜자인 동경 시민의 피해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은 사회적 불평등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 보조금 재생에너지에 지급을

양이원영 국장도 “핵발전소 건설 반대운동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태도는 ‘님비(NIMBY) 운동’이라는 태도를 계속 견지해왔다”며 “좁은 국토에서 어디엔가 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며,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인구가 덜 밀집한 곳에 발전소 건설을 함으로써 국익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근거”라고 지적했다.

원자력 발전의 대안은 에너지 정책의 구조적 변화뿐이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정민 교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급 중심적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원전의 확대보다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 그리고 재생가능에너지의 개발에 보다 큰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 발전의 높은 비용을 정부가 직·간접적인 보조금을 통해 지원한 것처럼, 재생가능에너지를 지원한다면 보다 쉽게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성장과 공급중심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해 지역과 시민이 에너지의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이원영 국장도 “정부와 핵산업계가 국익과 산업적 이익을 중심으로 핵발전을 선전-홍보하는 방법을 바꾸어 온 것처럼, 우리 역시 새로운 틀로 핵발전의 문제점을 알려야 할 때”라며 “지역 간 형평성, 핵발전의 현실가능성, 지역발전과 핵발전소와의 상관 관계, 그리고 종국에는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강은주 진보신당 정책연구위원은 “진보신당은 탈핵-탈석유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중장기적 과제로 산업영역의 개편과 그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을 주장한다”며 “이는 지구 온난화와 환경을 고려한 방향이어야 하며, 지역단위의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와 해상풍력이 그 중심이 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리는 대안적인 에너지원 믹스를 강구하는 것과 동시에, 산업 영역의 재편으로 인해 발생하는 노동/고용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영역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진보신당 이재영 정책위의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토론자로는 유정민 고려대 지속발전연구소 연구교수,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국장,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 강은주 진보신당 정책연구위원이 참석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