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7 야권연대 무산, '민주노' 연대 성공?
        2011년 03월 23일 01: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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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7 재보궐 야권연대를 둘러싼 야권연대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고, 논의에 참여했던 정당들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야권연대를 추진키로 했으나 합의에 실패하고 시민사회단체가 제시한 중재안도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가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22일 민주노동당이 가장 먼저 수락한데 이어 이날 저녁 민주당도 “고심 끝에 야권이 연대, 연합하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을 받드는 자세로 대의를 위해서 시민단체의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하였다”며 수용의사를 밝혔다. 반면 진보신당은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참여당도 부정적이다.

       
      ▲지난 2월22일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가 4.27 재보궐선거 선거연합 추진 합의내용을 밝히고 있다.(사진=레디앙)

    여기에는 각 당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전남 순천 국회의원과 울산 동구청장을 노리고 있는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동구에서 민주당 후보의 양보를 받아낸 데 이어 순천 무공천 소식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경남 김해에서 국민참여경선 방식의 후보단일화를 제안했던 것이 수용된 것과 분당과 강원도지사를 민주당 후보로 못 박은 것에 만족할 수 있다.

    2012년 선거연대 어려움 미리 보여줘

    반면 진보신당은 기대감을 갖고 있는 울산 중구청장과 전남 화순군수가 야권연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보신당은 이 지역까지 배려한 야권연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해을에 ‘올인’하고 있는 국민참여당은 조직력이 동원되는 국민참여경선이 이루어진다는 것 자체에 비판적이다.

    아직 국민참여당이 시민단체 중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부정적 기류가 강하고 이미 진보신당이 이탈함으로써,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6.2지방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조정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이번 선거가 2012년 총선과 대선 후보조정을 위한 전초전의 성격을 띄는 만큼, 이번 협상의 결렬은 2012년 ‘선거연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인으로 보인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신당과 국민참여당은 중재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하며 “양 당이 중재안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으면 중재안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야4당-시민단위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이고 진전된 해결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여기에도 중재안이 전제에 깔려있는 만큼 받아들여지기 어려워보인다.

    다만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오늘 중으로 진보신당과 국민참여당의 지도부를 만날 것”이라며 면담을 요청함에 따라 상황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요청에 대해 진보신당은 시간을 조절해 내일 중으로 만남을 갖는다는 방침이고 국민참여당은 내부 논의 중이다.

    어쨌든 선거연대 협상이 사실상 결렬됨에 따라 야권의 선거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해 지역을 둘러싼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경쟁이 관심사다. 당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23일 김해로 내려가 최고위원회 회의를 개최했으며, 24일에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김해로 향할 예정이다.

    참여 "납득할 수 없는 중재안"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김해는 노무현 정신을 대표한다. 사람사는 세상 차별없는 사회, 이러한 세상을 구현하고자 했던 노무현 정신 우리가 반드시 실현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재보선 승리를 통해 정권교체 기반을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재보선 승리를 위한 야권연대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참여해 양보와 희생의 정신으로 단일화에 임했고, 이에 따라 시민사회가 제안한 중재안을 고심 끝에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며 “원칙과 불이익을 크게 감수해야하는 문제도 있었으나 민주개혁세력의 단일화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반면 유시민 대표는 22일 손학규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제1야당 대표의 큰 리더십으로 잘 이끌어달라”며 “그렇게 해서 모든 어려운 문제를 잘 타개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민주당의 양보를 우회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참여당의 한 관계자는 “국민참여경선이 사실상 조직동원 경선임을 알면서도 소수정당에 이를 받아들이라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이 양보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순천에서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지, 이광재 전임 도지사 때 삐걱거렸던 강원도 지방공동정부를 이번 야권연대를 통해 복원할지, 울산 중구를 둘러싼 민주당과 진보신당의 지역 차원의 단일화가 이루어질지, 4.27재보궐 선거판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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