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진보'愛 빠져…"집권때 국민께 죄송"
        2011년 03월 22일 03: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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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22일 야권을 잇달아 방문했다. 19일 대표 선출 직후 수락연설에서 “참여정부의 자산을 승계하기보다 부채를 승계할 것”이라며 진보정당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던 유시민 대표는 이날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연대’를 힘주어 강조했다.

    유시민 대표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출신

    유시민 대표는 야권 방문에 앞서 21일 민주노총과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 파업현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먼저 방문하는 등 진보 진영을 향한 친화력을 보여주는 데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한 당 비서실장에 청계노조와 민주노총 사무총장 출신의 김영대 전 최고위원을 선임하는 등 진보진영과의 소통을 내세우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를 예방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사진=정상근 기자) 

    유 대표는 이날 오전 이정희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노무현 정부의 성과는 많은 분들이 이어가 우리의 짐이 좀 가벼워졌지만 국민들께는 당시 집권세력으로서 미안한 부분이 있다”며 “이 미안한 마음을 씻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안한 마음을 갚을 수 있는 길을 밟아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선에 강경하게 대처해왔던 유시민 대표의 행적과 비교해 보면 태도의 변화가 분명하게 감지된다. 아직 국민참여당이 한미FTA나 비정규직법 관련해 참여정부의 원칙적 입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진보진영을 포괄하고자 하는 유시민 대표의 입장 변화가 주목된다. 

    유 대표는 이정희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유신 이후 한길을 걸어왔던 많은 사람들이, 87년 2월과 7.8월에 갈렸다”며 “걷다보니 어느 지점에선가 길이 다시 합쳐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때로 갈림길을 걷지만 다시 만나기도 한다”며 통합과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시민 기본권, 노동자 권리 등 가치를 위해 힘을 모아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야권 연대 잘하면 180석도 가능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유시민 대표는 “야권이 연대연합을 잘하면 총선에서 진보개혁진영이 180석도 가능하다”며 “그 안에서 진보신당은 진보신당대로, 국민참여당은 국민참여당대로 나름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시민 대표의 이같은 발언들에 대해 진보정당도 일단은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조승수 대표는 “참여정부의 부채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여러 고민이 담겨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고, 이정희 대표는 “진보의 꽃이 피고 개혁의 싹을 틔우는 자리에서 만나자고 말했는데, 그에 대한 화답처럼 대표 수락 연설 해주신 것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많은 것을 털고 가셨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우리가 현실로 바꿔나갈 힘을 빨리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고, 그렇게 해서 2012년에는 한 번 바꿔 보자”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앞으로 야권연대 세세한 부분까지 함께 논의해나가면서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시민 대표는 이정희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통합’에 더욱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한 가지 재료로만은 예쁜 걸 못 만들며 여러 가지가 섞여야 예쁘고 보기 좋고 단단한 것이 만들어진다”며 “우리 당에서도 통합과 연대로 더 가까이 간 만큼 큰 믿음을 가지고 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권태홍 국민참여당 최고위원도 “민주노동당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장점과 신뢰성, 그리고 국민참여당이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가 부담 없이 참여하는 것과 이야기 하고 싶어 하는 문화가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좀 더 많은 이야기와 허심탄회한 소통 속에서 그림을 그려가면, 뭔가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반면 유시민 대표는 오전 손학규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작은 당들이 비판을 날카롭게 하더라도 결국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이 잘 될 때 일이 잘 되는 것 같다”며 “우리 말이 조금 선명하고 날카롭더라도 결국 민주당의 선택이 전체의 판을 주도한다고 보며, 손학규 대표가 넓은 가슴으로 포용해 준다면 우리의 역할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에 “하나가 돠어야 한다”며 “제1야당으로써 포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서러워서 한풀이하기 위해서 정권을 교체하려는 게 아니라, 정권 교체를 넘어서 최고의 목표는 국민을 잘 살고 편안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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