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 아니라, 새 진보정당 건설이다
    양극화 해소, 보편적 복지, 평화통일
        2011년 03월 21일 0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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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단병호, 이수호, 임성규, 조준호 등 민주노총 전임 위원장 5명이 21일 ‘진보정치 통합 논의에 대한 우리의 견해’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진보대통합 추진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시의적절하고도 의미가 큰 일”이라며 이를 위해 “양적, 질적으로 과거를 뛰어넘는 진보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적, 질적으로 과거 뛰어넘는 정당

    이들은 현재 우리 사회는“민주․개혁․진보세력이 어렵게 이루어 놓은 소중한 성과들을 지키며 개혁과 진보의 길로 다시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반민중적 보수 세력의 기반이 고착화되어 갈 것인가 하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를 통해 ‘용어 선택’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는데, “양적 확대의 의미만 부각되는 ‘진보대통합’이라는 용어보다는 양적, 질적 진일보를 뜻하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목표가 분명한 용어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이것이 ‘진보세력의 대통합’ 취지에도 부합하고 노동자 대중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진보대통합은 주로 민주노동당 쪽에서 사용해온 개념이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은 진보신당 쪽에서 주장해오던 것으로 민주노동당의 반응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들은 또 “정치에서 선거일정은 매우 중요”하지만 “선거일정과 양적 통합 확대에만 치우치고 내용을 도외시하거나 등한시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성급한 통합’론에 제동을 걸었다. “내용을 갖추는 것은 선거일정 이상으로 중요하게 다뤄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어 “특히 현 시기는 그 어느 시기보다 내용을 잘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이며, 의지만 있다면 일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내용을 갖추기에 시간도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양극화 해소, 보편 복지, 평화통일

    이들은 자신들이 강조하는 내용은 “진보의 ‘가치’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는“지난날 분당으로 인해 국민과 노동자 대중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던 뼈아픈 오류가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당을 “뼈아픈 오류”라고 규정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새로운 진보정당’이 내세울 내용과 관련해서 “현 시기 당면한 핵심 의제인 ‘양극화 해소’와 ‘보편적 복지’, 그리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진보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와 관련 “양극화의 중심에 있는 비정규노동의 문제는 노동관계법의 개정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점이 있는 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착취 뿐만 아니라 중소영세 자본의 착취까지를 통해서 군림하고 있는 대기업과 재벌들의 소유와 분배문제에 대한 강화된 규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누진세를 대폭 강화하여 부자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조세제도로 전면 개혁해야 한다.”며 “소유와 분배 그리고 조세개혁 등을 전제로 하지 않은 양극화 해소와 보편적 복지 실현을 주장하는 것은 어쩌면 미사여구에 불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새롭게 건설될 진보정당은 훨씬 더 급진적인 개혁정책을 펼쳐 나갈 수 있어야”하고 “남북문제는 호혜적 교류협력과 평화협정체결을 통해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정책을 일관되고 끈기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신자유주의 정책 수행 세력 반성 있어야

    ‘새로운 진보정당’의 주체와 관련해 이들은 “민주․개혁․진보세력이 폭넓게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 가되 신자유주의에는 명확하게 반대하는 세력으로 건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과거 신자유주의 정책을 수행하거나 이를 추종하였던 개인이나 세력이 공개적인 반성도 없이 ‘새로운 진보정당 결성’에 참여하겠다고 하여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이들은 공개적 반성과 평가가 없는 정파들과는 “정책연대, 선거연합 등을 통해 얼마든지 연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때 진보정당은 정체성의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이는 곧 진보정당의 발전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새로운 진보정당 합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입장 발표에는 이석행, 이갑용 두 전직 위원장이 함께 하지 않았다. 진보정당 핵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석행 전 위원장의 경우 지난 2월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전직 위원장 7인 모임에서 전직 위원장의 이름을 걸지 않고 평조합원으로 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전 위원장은 현재 송영길 인천시장의 노동문제 특보를 맡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이갑용 전 위원장의 경우 “5인의 위원장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갑용 위원장은 이번 5인의 입장 발표와 관련해서는 사전에 연락을 받지 않았으며, 내용도 알지 못했다고 <레디앙>에 밝혀왔으며,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2월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전직 위원장 7인이 만났을 때 이갑용 위원장이 진보대통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이와 관련 논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이번에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현재 무소속으로 울산 동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나선 상태다.

    민주노총, 진보 양당 교감 속 이뤄져

    5인의 전직 위원장의 이번 선언은 민주노총과도 교감이 이뤄지면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견해’를 이끌어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임성규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지만, 통합을 촉구하는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한 후속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향후 민주노총 소속 연맹과 지역본부 주요 간부들의 통합 요구 선언과 기자회견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5인 전직 위원장의 ‘견해’ 발표는 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양당의 핵심 당직자들과의 교감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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