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 대안 '누진소비세' 도입하자
        2011년 03월 19일 11:0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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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의 초호화 요트인 크리스티나 호에는 스위치를 올리면 수영장 위로 모자이크 타일로 된 무도장이 펼쳐진다. 그 배의 수도꼭지는 순금으로 만들어졌다. 오나시스의 라이벌인 니아르코스는 이 사치스러운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오나시스의 배보다 최소한 15미터는 더 긴 요트를 만들었다. 

    오늘날 사치 소비는 언론을 통해 종종 엿보게 되는 슈퍼리치들의 사생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의 소비 패턴은 점점 과시적 소비로 변해가고 있으며, 사치재 소비의 생산과 소비 규모는 전체 경제활동에서 거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열기를 이해하려면 ‘과시적 소비는 부도덕하다’는 사회비평가들의 단순한 비판을 넘어서야 한다.

       
      ▲책 표지. 

    새로 나온 책 『사치 열병』은 『이코노믹 씽킹』의 저자 로버트 프랭크의 저서로, 경제학·생물학·진화심리학을 넘나들며 과시적 소비의 본질을 파헤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

    사치재 소비가 방탕하고 퇴폐적인 것이라는 비판과 경제적 자유는 소중한 것이며 개인의 선택이라는 입장 양 쪽을 모두 살펴보고 과연 소비란 무엇이며 왜 우리 사회는 ‘과시적 소비’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원인을 분석한다.

    과시적 소비 속에 담긴 인간의 고정관념과 ‘높은 서열을 추구하는’ 심리를 통해 만족과 경제, 지위 등 인간의 본성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소비가 대변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방안으로 과시적 소비에 붙는 ‘누진 소비세’를 제안한다.

    누진 소비세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정부의 엄청난 재정 적자를 줄이고 사회에 꼭 필요한 복지를 위해 쓸 수 있다. 정부의 많은 공공 프로그램은 가장 완고한 보수주의자들도 기꺼이 동의하듯이 그 비용을 훨씬 넘어서는 혜택들을 창출했다.

    그러나 최근 “그럴 돈이 없다”는 말 한마디에 수많은 공공 프로그램들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고 있다. 노후한 수도관으로 인해 수백만 가정이 독극물 수준의 납, 망간에 노출되고, 가난한 집 어린이들이 기본적인 영양 섭취와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여 고질적인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치명적인 대장균 O-157 박테리아의 위협에도 충분한 수의 소고기 검사관을 고용하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사치재 소비를 위해 쓰는 돈과 자원을 조금만 줄이고 다른 쪽으로 돌린다면, 이런 일들을 모두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과시적 소비 패턴을 바꾸게 된다면 우리의 삶은 전반적인 복지의 하락이 아니라 상승을 경험할 것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측정되는 일인당 소득 증가(혹은 GDP)로 표현되지는 않지만, 주관적 복지는 증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누진 소비세는 복지와 경제 성장 둘 다를 가능케 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스마트한 대안이라는 게 저자의 견해다.

                                                      * * *

    저자 – 로버트 H. 프랭크

    미국 코넬대학교 존슨경영대학원 경제학 교수로, 맨큐, 테일러, 크루그먼, 버냉키 등과 함께 가장 유명한 경제학 교과서의 저자이자 이 시대 최고의 경제학 멘토 중의 한명이다. 조지아공과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학자에게 주는 저명한 경제학상인 레온티에프 경제학상을 받았고, 미국 동부경제학회장을 역임했다. 『뉴욕 타임스』에 연재하는 칼럼 「경제의 현장Economic Scene」을 통해 날카로운 분석력과 유머러스한 필치로 복잡한 경제 현상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내어 전 세계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같이 쓴 『버냉키 프랭크 경제학』(2010년)을 비롯하여, 『이코노믹 씽킹』(2007년), 『승자 독식 사회』(2008년), 『부자 아빠의 몰락』(2009년) 등이 있다.

    역자 – 이한

    시민교육센터의 공동 대표를 맡아 대안 민주주의와 정치 철학 담론 형성을 위해 애쓰는 한편, 변호사로서 노동자들을 위한 소송 대리 및 변론을 하고 있다. 정의롭고 행복한 사회란 어떤 사회인지, 어떻게 하면 그런 사회를 이룰 수 있는지를 화두로 시민교육센터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앞으로 『사치 열병』에서 제시하는 ‘누진 소비세’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

    저서로는 『너의 의무를 묻는다』(2010년), 『학교를 넘어서』(2010년), 『콜버그의 호프집』(2005년), 『탈학교의 상상력』(2000년)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이반 일리히의 유언』(2010년), 『포스트민주주의』(2008년), 『계급론』(2005년), 『성장을 멈춰라』(2004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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